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야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급변하는 이 시대에 우리사회는 어떠한 인재를 원할까? 이제 공부만 잘하는 인재는 설 땅이 없다. 인성이 바른 창의융합형 인재를 원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인재란 공장에서 기계를 돌려 뚝딱하면 나오는 상품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속성으로 만들어내려 혈안이 되어 있다.

20여 년 동안 진로, 진학을 업으로 교육을 해 온 필자에게 언제부터인가 직관력(?) 비슷한 것이 생겼다. 우리 주변 학교 어디서든 아이들 얼굴을 보면, 그 아이의 가족 모습과 환경이 대충 그려지는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 청소년 한 명을 돌보아준 적이 있다. 그 아이의 기본 성향이 아주 좋았고 머리도 좋았다. 다만 자아가 나약해 보였다. 그동안 집에서는 아이를 위해 이런저런 프로그램으로 지도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의 나약한 자아가 그다지 개선되지 않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서 수소문 끝에 필자를 찾았던 것이다.

필자의 분석 결과, 그 아이의 성향은 나쁘지 않은데도 부모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한 심각한 상태였다. 문제는 부모의 업(業)이 아이의 숨통을 조일만한 그런 직업(?)이었다. 아이가 부모를 이해하게 되는 시기는 아마도 성인이 돼서야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녀석은 내가 자기 말에 공감을 해주고, 관심사를 터치해 주니 차츰 필자에게 관심을 보였다.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 아빠가 진짜로 짜증나게 하지...’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받아쳤다. “네 진짜로 미치겠어요.” 이쯤 되면 부모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부모의 성향과 아이의 성향이 서로 정반대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 가정의 부부라 할지라도 한쪽은 집안 정리에 무신경이고, 한쪽은 너무도 유난스럽게 깔끔을 떠는 경우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의 부부는 허구한 날 다툼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하물며 세대가 다른 부모 자식 간 성향이 상이할 때는 어떻겠는가?

가장 좋은 약은 세월이다. 세월이 지나면 서로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고 받아들이게 된다. 주고받은 상처도 잊고 아물면서 조금씩 하나가 되어간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 사춘기의 우리 아이들도
부모와 대립하고 싸우는 시기가 조만간 지나가게 마련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시기에 부모는 아이를 그냥 놔두지를 않는다. 볶아대는 것이다. 아이의 눈높이가 아닌 어른의 잣대로 서슴없이 재단하고 때론 설득으로 때론 강요와 회유로 아이를 흔들어댄다. 아마도 기대심리 때문일 것이다.

이 중요한 시기, 녀석들은 한 가지 병을 앓는다. 요즘 사회에서 말하는 중2 병이다. 모 중학교의 교장
선생님의 말을 빌리자면, “중학교 2학년 시기가 무슨 병이 있는 시기냐고... 말도 안 된다”며 버럭 역
정을 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과연 그럴까?

사실 중학교 2학년쯤 되면, 당연히 또래문화 비슷하게 부모곁을 떠나 독립하고픈 심리적 작용이 일어나는 시기다. 이때의 심리적 작용력은 이 시기 청소년들에게 분비되는 호르몬(?)이란 놈 때문이다. 이 호르몬은 웬만해서는 몸 밖으로 배출도 안 된다.

그렇다고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혹자의 말을 빌리자면 답은 땀을 흠뻑 흘리는 것이다. 그렇다. 아이들이 야밤에 동네 공원 농구장에서 친구들과 농구하거든 박수를 쳐줘야 한다. 말썽꾸러기 녀석(호르몬)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 호르몬의 정체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감마X호르몬’이다.

지금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은 이러한 시기의 아이들을 좁은 공간에 가둬두고 공부만 시키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타협할 수 없는 절벽이었고 틈만나면 공부를 강요하는 잔소리꾼에 불과했다.

필자는 20여년 다양한 환경의 아이들을 접하고 지도하면서, 왜 아이들이 틀어졌는지를 주목하게 되었다. 그것은 아이들 자신의 문제이기에 앞서 그들을 둘러싼 환경의 문제였다. 그리고 그 환경을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주체적 역량의 문제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았던가? 아이를 알고, 부모를 알고, 환경을 파악하니 처방전이 나올 수 있다. 그동안 필자가 경험한 성공사례를 모아 만들어낸 것이 ‘핵심역량강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접근하면 상당부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아이들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속 얘기를 꺼낼 수 있도록 눈높이를 아이들에게 맞추어야 한다. 자신을 알아주고 인정해 줄 때, 아이들의 자존감이 되살아난다. 그래야 귀가 트이고 눈이 열리는 것이다. 부모의 입장을 이해하는 시각과 관점, 사회 구성원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이 하고픈 꿈을 펼칠 수 있는 기적의 첫걸음은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핵심 역량을 알고 그것에 눈을 뜨는 것이다.

부모로서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그 핵심을 바로 알고 역량을 키워줄 수 있다면, 그 아이는 어느 분야에서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정해진 잣대로 재단하고 비교하여 줄을 세우는 것이야 말로 아이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떨구는 것이다. 저마다 아이들의 핵심역량을 개발하고 강화하는 것이야 말로 아이들의 꿈을 이루는 첩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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