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 화가 에드가 드가 작품 감상하기

*에드가 드가 <발레 수업>, 1876년 [사진 출처=scmp.com]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데생 화가 중 한 명인 에드가 드가. 드가 하면 떠오르는 건 바로 수많은 ‘발레리나’ 그림들인데요. 많고 많은 주제 중에 왜 하필 그는 발레리나로 그림을 그린 걸까요? 

-이 기사는 <톡톡> 3월호 '똑똑라이브러리'에 6p분량으로 실린 내용입니다. 

무용수를 그리는 인상주의 화가, 드가 

*<자화상(참빗살 나무 문 앞의 드가)>, 1855년 [사진 출처=wikipedia]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는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은행가 아들로 태어났어요. 그는 원래 가업을 잇기 위해 법률을 공부했지만 화가가 되고 싶어서 그림을 배우게 됩니다. 

당시 대부분의 화가들은 성경이나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를 주제로 역사화를 그렸어요. 하지만 드가는 달랐죠. 실제로 본 적도 없는 대상을 그리는 게 무의미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그는 경마장, 발레, 카페 등 근대적인 삶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고, 그중에서도 일상에서 소외된 세탁부, 재봉사 등 노동자들의 모습을 주로 그렸어요. 
 

*<무용 수업>, 1870년 [사진 출처=wikipedia] 

특히 드가는 발레와 무용수들에게 관심이 많았어요. 지금과 달리 당시 무용수들은 어린 나이에 ‘돈을 벌기 위해서’ 춤을 추었던 최하층민들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는 아름다워 보이기만 한 발레의 이면에 감춰진 고단함을 드러내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공연하는 모습 말고도 발레 수업을 하는 모습, 발레리나들이 토슈즈를 벗고 쉬는 모습, 리허설 하는 모습 등 무대 뒤의 모습도 그렸습니다. 팔과 손 끝을 뻗고, 발끝으로 서고, 공연하기 위해 무대로 뛰쳐나가며, 무대가 끝나고 허리 숙여 인사하는 등의 동작을 즐겨 그렸죠. 

‘인상주의’란 무엇일까요? 

*<다림질하는 여인들>, 1884년 [사진 출처=museoteca.com]

인상주의(印象主義, impressionism)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근대 미술의 한 운동이에요. 특징은 화가가 ‘햇빛’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상의 순간적인 색채를 포착해 밝은 그림을 그리는 것인데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윤곽선이 흐리고 붓 터치가 거칠게 보이죠. 

인상주의를 추구한 화가들을 ‘인상파’라고도 불러요.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로는 클로드 모네, 에두아르 마네, 카미유 피사로,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폴 세잔, 폴 고갱, 반 고흐 등이 있답니다. 

자유로운 그림에서 보이는 드가의 ‘치밀한 계산’ 
드가는 8번 열린 인상주의 전시회 가운데, 7번이나 참가했던 인상파 화가였는데요.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스스로의 그림 양식과 인상주의 미술 사이에 거리를 두고 싶어했다는 거예요. 

드가는 인상파들이 선호하는 풍경화를 그리지 않았어요. 인상주의자들은 대상의 순간적인 모습을 포착해 그림을 그린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드가는 야외에서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그들과는 달리 매우 치밀하고 계산적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에요. 

드가는 스쳐 지나가는 인상적인 순간을 머릿속에 담아 두었다가 그림을 그리거나, 평소에 그리고 싶은 대상을 끝없이 관찰하면서 메모로 남겨 기억하고, 사진을 찍어 포즈와 구도를 연구했어요. 때때로 구도와 색깔 같은 것이 마음에 들 때까지 그림을 그리지 않고 기다리기도 했죠. 

이처럼 찰나의 순간을 워낙 섬세하게 담아내다 보니 드가는 인물들의 심리까지 정밀하게 표현해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어요. 겉으로는 규칙도 없고 몽환적으로만 보이지만, 인물의 구도와 각도가 모두 의도적이었던 계산된 작품이었다는 사실!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 1876년 [사진 출처=wikipedia]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 1876 
이 작품에 등장하는 두 인물은 독한 술 ‘압생트’를 마시다 말고 생각에 잠겨있어요. 왼쪽의 여성은 지쳤는지 어깨가 축 처졌고 표정도 시무룩해요. 오른쪽 남성도 다른 곳을 바라보며 말없이 담배만 피우고 있죠. 

그런데 이 그림은 사실 실제 카페처럼 꾸며 놓은 스튜디오에서 ‘연출된’ 그림이에요. 여성은 여배우이자 드가의 모델이었던 엘렌 앙드레(Ellen Andrée)고, 오른쪽은 자유분방한 화가 마르셀랭 데부탱(Marcellin Desboutin)인데요. 

드가는 이 둘에게 “알코올중독자인 것처럼 연기를 해 달라”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그림은 근대적인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걸작이 됩니다. 

1880년대 이후, 드가는 말년에 지병인 눈병이 악화돼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였어요. 그렇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스케치, 파스텔, 조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로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 나갔답니다. 

*에듀진 기사 링크: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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