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의 시작, 아담과 이브의 사과
-만류인력의 법칙 탄생, 뉴턴의 사과 
-사물의 본질에 접근한, 세잔의 사과 
-세상을 바꾼 사과에는 '창조·도전·혁신'이 있다! 

(1895~1900년경) [사진 출처=wikipedia] 

인류 역사와 신화에 등장하는 세 개의 사과가 있다. 첫 번째는 아담과 이브의 사과이고, 둘째는 뉴턴의 사과이며, 셋째는 세잔의 사과이다. 

이 사과들은 인류 역사를 완전히 뒤바꾸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또 서구 문명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 키워드로도 손꼽히기도 한다. 과연 이 사과들은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으며 무엇을 상징할까? 

-이 기사는 <나침반> 8월호 '인문 다이제스트'에 6p분량으로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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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죄의 시작, 아담과 이브의 사과 

티치아노(1488~1576) (1550년경) [사진 출처=wikipedia] 

인류 역사를 뒤바꾼 첫 번째 사과는 아담과 이브의 사과이다. <성경> ‘창세기’에 따르면 하느님은 천지창조 이후 최초의 인간 아담과 이브를 ‘낙원’ 에덴동산에 살게 했다.

하느님은 아담과 이브에게 한 가지 조건을 걸었는데, 바로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는 따먹어도 되지만, 동산 한 가운데 있는 선악의 나무에서 나는 선악과*만은 절대로 만지지도 먹지도 말라’고 명한 것이다. 

하지만 아담과 이브는 뱀의 유혹에 넘어가 하느님의 금기를 어기고 선악과를 따먹어 버린 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아담과 이브는 영원한 생명을 잃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됐다. 

성경에 따르면 이후 인간은 누구나 아담과 이브가 저 지른 ‘원죄’를 가지고 태어나며,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고통 가득한 세상에서 살게 된다. 

유럽 사회를 지탱하는 힘, 헤브라이즘 
아담과 이브의 사과를 아는 것은 곧,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서양의 정신 ‘헤브라이 즘(Hebraism)’을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양 사상은 크게 그리스도교 사상인 헤브라이즘, 그리스·로마 사상인 헬레니즘(Hellenism) 이 대조적인 내용의 두 흐름이 바탕이 돼, 서로 화합하거나 대립하면서 현대 서구 사회를 지탱해 왔다. 

헤브라이즘은 신에 대한 복종과 윤리적 행동을 위해 다른 모든 이상들을 포기하는 태도를 의미하는데, 이는 구약 성서에 기초한 유태인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유럽의 정신적 전통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성경에서 선악과는 구체적으로 어떤 열매인지 나와 있지 않다. 선악과가 사과로 상징된 것은 후대의 일인데, 이는 아마도 라틴어로 ‘사과’와 ‘악(惡)’의 철자가 유사하기 때문이었다고 보는 설이 많다. 

2. 만류인력의 법칙 탄생, 뉴턴의 사과 

[사진 출처=history.com] 

인류 역사를 뒤바꾼 두 번째 사과는 뉴턴의 사과이다.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 수학자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3~1727)은 수많은 업적을 남겨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로 손꼽힌다. 

20대 초반의 뉴턴은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렸다. 물체가 늘 위에서 아래로(지구 방향으로) 떨어지는 이유를 지구가 사과를 ‘잡아당겼다(중력)’고 보았고, 결국 이러한 힘이 우주에 있는 모든 물체 사이에 존 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만유인력(萬有引力)은 우주에서 질량을 갖는 모든 물체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인 력)을 의미한다. 만유인력 가운데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은 특별히 중력이라고 부른다. 뉴턴의 이론에 따르면 질량이 클수록 힘이 세지며, 거리가 멀수록 서로 끌어당기는 힘은 약해진다. 

서양의 합리적·과학적 사고방식의 근원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로 알아낸 만유인력의 법칙과 그 외 발견한 수많은 고전역학 덕에 인류는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뉴턴의 업적은 서양인들의 사고와 사유방식을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작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상생활에서 별생각 없이 지나칠 수 있는 현상들을 힘과 운동의 관계를 들어 설명하고 예측한 것 즉, 모든 현상을 실증적이고 자연과학적인 방법으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실증적(實證的) | 사고(思考)에 의해 논증하는 것이 아니고, 경험적 사실의 관찰과 실험에 따라 적극적으로 증명 하는 것 

3. 사물의 본질에 접근한, 세잔의 사과 

폴 세잔 (부분)  [사진 출처=wikipedia] 
폴 세잔 (부분)  [사진 출처=wikipedia] 

폴 세잔(Paul Cezanne, 1839~1906)은 프랑스 화가로, 고흐, 고갱과 더불어 후기 인상 주의의 대표작가로 일컬어진다. 그는 정물화를 즐겨 그렸다. 특히 사과를 주제로 한 정물을 즐겨 그렸는데, 그가 생전 그린 사과 그림은 무려 110여 점에 달해 그야말로 ‘사과의 화가’라고 불릴만 했다. 

그런데 그의 사과 정물은 전통 정물 표현 기법과는 다르게 그려졌다. 기존에는 붉은 색으로 사과를 칠하고, 하양이나 검정 등을 섞어 빛과 그림자 반사광 등을 나타내는 정해진 방법으로 사과를 그렸다. 

그러나 세잔은 순색을 이용한 붓질로 사과를 표현했다. 이처럼 둥글고 입체적인 형태의 사과를 붓질의 방향이나 터치만으로 자연스럽고 보다 명확하게 표현하자, 감상자들은 사과를 더욱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됐다. 

한편, 세잔의 정물 캔버스 안에는 어떤 것은 위에서, 어떤 것은 옆에서, 어떤 것은 정 면에서 바라본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그가 원근법이나 시점, 시선의 높낮이 등 을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오직 사물이 가진 본질을 포착하는 데 집중했다. 

전통 회화 관습 깨지고 현대미술의 새 지평 열리다 
세잔이 수백 개의 사과를 그리면서 끊임없이 고뇌한 결과, 전통적인 회화 관습이 깨지고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획기적인 일이 벌어졌다. 

더 이상 회화는 아름답거나 즐거움을 주고, 현실을 모방하는, 교훈이나 상징성이 있는 작품이 아닌 ‘그림 그 자체’로 의미가 부여되는 인식의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세잔이 대상의 형태를 보다 견고하게 그리고 고정된 시점이 아닌 다시점으로 표현하던 기법은 고갱을 거쳐, 마티스, 브라크, 피카소에게까 지 영향을 주게 된다. 

순색(純色) | 다른 색이 섞이지 아니한 순수한 색. 하양, 검정, 잿빛 따위가 섞이지 아니한 빛깔 

IT 혁명 일으킨 제4의 사과, 잡스의 '애플' 
지금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양 문화를 뒤바꾼 세 개의 사과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서는 사과 세 개가 아니라 하나를 더 추가해 ‘네 개의 사과’라고 부르는 이들이 많아졌다. 

태초의 원죄, 물리학의 패러다임 전환, 현대미술의 새 장을 연 사건과 견주는 제4의 사과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스티브 잡스의 사과 ‘애플 (Apple)’이다. 

스티브 잡스는 “기술(Technology)과 인문학(Liberal Arts)을 융합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 어를 결합해야만 가슴을 울리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애플사의 스마트폰 ‘아이폰’에 복잡한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단순하고 일관적인 디자인으로 집약해 넣었다. 

또한 애플에서 만든 전자기기들 간의 공유, 보안 등을 보장해 애플 마니아층을 양산했고, 확보된 마니아층은 전에 볼 수 없었던 혁신에 열광했다. 잡스의 탁월한 전략으로 21세기를 또 한 번 뒤바꾼 ‘IT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세상을 바꾼 사과에는 '창조·도전·혁신'이 있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를 통한 서양 기독교 문명의 힘, 뉴턴의 사과를 통한 서양 과학의 패러다임 전환, 세잔의 사과를 통한 현대미술의 창시… 세상을 바꾼 사과 3개의 공통점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바꾸고 인류 문명의 새 장을 열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또 어떤 사과가 우리의 세상을 바꿔 줄지는 모른다. 아마 그 사과는 세상을 혁신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의 손에 들려있지 않을까?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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