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다이제스트] 유럽인들은 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할까?
[인문 다이제스트] 유럽인들은 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할까?
  • 문영훈 기자
  • 승인 2020.07.3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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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바라보는 동서양의 인식체계 차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서양인들 
-마스크 쓴 동양인에 인종차별까지 
-코로나19 심각해지자 슬그머니 사라진 ‘마스크 무용론’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 
-동서양의 의료시스템 차이? 
-서양인의 인식체계, 동양인과 완전히 달라 
-상호작용 없는 ‘분리적 사고’ 마스크 혐오하는 서양인 길러내다 
*코로나19로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자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 출처=nytimes.com]
*코로나19로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자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 출처=nytimes.com]

“코로나 예방을 위해서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번져 나갈 때, 유럽의 각국과 미국 등 서구인들은 마스크 무용론을 주장했다. 마스크가 그다지 믿을만한 도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서양인들은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환자 취급했고, 차별하고, 심지어 폭행할 정도로 마스크를 혐오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일각에서는 마스크의 효과 여부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양인들은 왜 이토록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일까? 

-이 기사는 <나침반> 7월호 '인문 다이제스트'에 6p분량으로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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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지 않는 서양인들 

*미국 텍사스 주의 한 마트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쇼핑하고 있다[사진 출처=dalsaram.com]
*미국 텍사스 주의 한 마트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쇼핑하고 있다
[사진 출처=dalsaram.com]

전 세계 일일 사망자 수가 수만 명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서는 집단면역이 최고라며 마스크를 거부한다.

미국의 경우, 특히 백인은 마스크 착용을 극도로 꺼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미국의 대형 쇼핑몰 코스트코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자사에서 쇼핑하지 못하게 하자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코스트코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남미의 백인에게도 목격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마스크 물량이 없던 경우는 이해한다고 치더라도, 마스크 공급량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올라왔음에도 마스크를 거부하는 모습은 상상이 가지 않는 대응방식이다.

의료진 외 일반 개인에게는 마스크가 그닥 필요하지 않다는 미국이나 유럽 정부의 방침, 그리고 그러한 정부의 결정을 따르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

자연에서 태어났으니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운명론자의 사고방식을 가져서일까. 아니면 동양인에 비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세계를 주도하던 서양인들의 세상의 종말이 왔다는 뜻일까. 

마스크 쓴 동양인에 인종차별까지 

*사진 출처=ksat.com
*사진 출처=ksat.com

코로나19가 본격 유행을 하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유럽을 여행하던 중국인, 일본인 할 것 없이 서양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동양인을 향해 인종차별을 가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독일에서도 마스크를 쓰면서 여행을 하던 한 한국인 신혼부부가 독일인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부부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후 대사관에 연락을 취하겠다고 하자 그제야 사과를 받을 수 있었다. 

위와 같은 사례는 좋게 넘어간 편이다. 네덜란드의 10대 한국계 소년, 영국의 한인 유학생, 미국 LA에 거주하는 할머니 등, 죄 없는 한국인들이 일면식도 없는 외국인에게 “왜 전염병 환자가 돌아다니느냐”라며 폭행을 당했다. 마스크를 쓰지도 않고 활보하는 서양인들에게 말이다. 

코로나19 심각해지자 슬그머니 사라진 ‘마스크 무용론’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자에게 ‘공식행사장에서는 마스크를 벗으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 출처=apnews.com]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자에게 ‘공식행사장에서는 마스크를 벗으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 출처=apnews.com]

코로나19 유행 초기만 해도 유럽 국가들은 앞다투어 마스크는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미국 공중위생국 국장은 2월 29일 “마스크는 일반인에게 코로나 예방효과가 없다. 마스크 구입을 중단해라”라고 트윗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공중위생국에선 감염 및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각 나라의 방역시스템을 뚫고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며 국경을 폐쇄했다.

심지어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스크에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가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어 믿을만한 보호 도구가 아니라고 여겼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유럽과 미국은 처음엔 “마스크는 의료진만 써야 한다”라고 주장하더니 팬데믹이 선언되자 뒤늦게 위기감을 느끼고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기 시작했다.

‘아픈 사람은 마스크를 쓸 게 아니라 집에 있어야 한다’라고 하던 독일에서도 마스크를 권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원한다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그 자체가 코로나19를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마스크만 쓰면 안전하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강조하던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각국 정부에 일반 대중이 마스크를 착용을 권장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우리에겐 당연한 상식이었던 것을 서양은 몇 달이나 늦게 받아들였다. 코로나19를 대비하면서 가장 적은 비용을 들이는 방법이 마스크 착용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마스크의 코로나19 감염방지 효과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 
서양인들이 마스크를 거부하는 이유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는 ‘동서양의 문화차이’다. 동서양의 서로 다른 문화가 마스크에 대한 인식 차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심리학적으로 보았을 때, 동양인은 상대방의 눈으로, 서양인은 상대방의 입으로 감정을 읽어내는 경향이 있다. 이모티콘만 보아도 우리는 웃을 때 ‘^^’라고 눈이 웃는 모습을 표현하지만, 서양에서는 ‘:)’이렇게 입이 웃는 표현한다.

때문에 동양인은 상대의 입이 가려져도 부담스러워 하지 않지만 서양인은 표정(입)을 숨기는 것을 언짢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서양은 개인주의적인 문화가 팽배하다. 자신의 자유를 침해받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따라서 ‘자신의 표정을 표현하는 자유’를 억누르는 마스크 착용 권고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동서양의 의료시스템 차이? 
또 다른 이유로는, 동서양의 의료시스템 차이가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다. 사실 유럽과 미국은 동양보다 훨씬 오래전 의료보험이 도입됐다. 하지만 그 구조는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한국은 국민의료보험제도를 채택해 모든 의료 시스템이 그것에 종속되어 있으며, 가벼운 증상만 있어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은 웬만큼 아프지 않으면 웬만하면 병원을 찾지 않는다.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려면 으레 2~3시간을 대기해야 하며, 진료 및 수술비가 워낙 비싸 병원 가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해 병원을 멀리한다. 

미국은 독감에 걸린 아이가 학교에 가서 기침을 하거나 또는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즉시 보호자에게 연락해 집으로 데려갈 것을 요구한다. 보호자와 연락이 잘 안 될 경우엔, 해당 아이를 양호실로 분리하거나 병원 응급실로 보낸다. 그리고 병이 나을 때까지 학교에 나오는 것을 금지한다.

다른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공부를 하는 것보다 병이 낫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 ‘마스크 착용’에 대조해보면 당연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행위는 이 규칙을 어기는 일이 된다. 마스크를 쓴다는 것은 아프다는 표시를 하는 것으로 보이고, 아픈 사람은 마스크를 쓸 일이 아니라 집안에 머물면서 또는 병원에 가서 아픈 곳을 치료하는 게 맞다고 보는 것이다. 

서양인의 인식체계, 동양인과 완전히 달라 
서양인의 마스크 착용 거부 이유를 몇 가지 추정해 살펴봤지만, 아직 이해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런데 여기 해답이 될지도 모르는 단서 하나를 찾았다. 한 다큐에서 보여준 흥미로운 실험 덕분이었다.

실험의 내용은 동서양의 인식체계는 그 근본부터 다르다고 말한다. 아래 그림을 보자. 그림 가운데에 있는 아이는 행복해 보인다. 그렇다면 오른쪽 그림에 있는 아이 또한 행복해 보이는가? 

*사진 출처=유튜브@EBS다큐멘터리
*사진 출처=유튜브@EBS다큐멘터리

서양인들은 대부분 아이가 행복해 보인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동양인들은 달랐다. 그들은 오른쪽 그림 속 아이는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유는 주변 아이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을 때도 동양인은 보통 친구와 배경을 함께 나오게 촬영하는 반면, 서양인들은 배경은 작게, 친구의 얼굴을 크게 중심적으로 찍는다. 
 

*사진 출처=유튜브@EBS다큐멘터리
*사진 출처=유튜브@EBS다큐멘터리

다음 실험을 통해서도 동양인과 서양인의 인식체계 차이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오른쪽 그림을 보면 3개의 우주선이 보인다. 어떤 것이 앞쪽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그림을 본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들은 대부분 그림 맨 아래에 있는 가장 큰 우주선이 앞쪽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서양인들은 반대로 그림 맨 위의 작은 우주선이 앞쪽에 있다고 답했다. 서양에서 ‘본다’라는 행위는 관찰자가 물체를 바라보는 행위이다. 따라서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시선에서 가장 멀리 있는 물체가 가장 앞에 있는 물체가 되는 것이다. 
 

*사진 출처=유튜브@EBS다큐멘터리
*사진 출처=
유튜브@EBS다큐멘터리

이런 인식의 차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으며, 우주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다르게 적용됐다.

동양인들은 우주공간이 기(氣)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공간에 가득 찬 기가 모여서 사물을 이룬다. 기로 구성된 사물은 주변의 기와 항상 연결된 상태로 존재한다.

반면 서양인들은 물체가 허공 속에 존재하며, 두 물체 사이의 공간이 비어있다면 절대 연결될 수 없다고 믿었다.

그래서 예로부터 동양은 조수간만의 차가 생기는 이유가 지구와 달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서양은 18세기 후반까지도 그것을 몰랐다.  

상호작용 없는 ‘분리적 사고’ 마스크 혐오하는 서양인 길러내다 
사물이 허공 속에 존재한다고 믿는 서양과 우주의 기가 사물을 생기게 한다고 믿는 동양. 이 차이에서부터 동서양의 차이가 시작된다.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동양인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마스크’라는 것을 쉽게 연상하고 마스크 착용을 당연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각 개체를 분리된 독립체로 여기는 서양인은 바이러스 그 자체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마스크 착용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서양인들의 분리, 분석적인 사고 덕분에 그들은 지난 200~300년간 과학을 크게 발달시키는 데 기여하며 세계의 선도적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서양인들은 이렇게 오랜 기간 자신들(특히 백인)을 제외한 나머지 인종을 ‘가르치는’ 입장이었기에 그들의 마음 속엔 자연히 우월의식도 자라날 수밖에 없었다.

동양인이 마스크를 쓰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서양인들. 결국 상호작용 없는 분리적 사고방식이 마스크를 거부하고, 혐오하는 서양인을 길러낸 셈이다. 

■ <나침반> 7월호 해당 페이지 안내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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