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활용해 맞춤형 처방 가능
-프로그래밍 언어, 운영체계를 알아야
-아직 상용화 단계, 준비와 노력 필요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최근에는 빠른 변화와 고령화 현상에 맞춰 직업 또한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신직업 중 '유전체분석가'의 실제 종사자를 만나 직업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유전체분석가는 어떤 직업인가요?  
생명체는 저마다 유전체(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생김새가 다른 이유입니다. DNA는 약 30억 개의 염기서열로 이뤄져 있는데 몸 안의 세포마다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용량을 컴퓨터에 비유하면 3억 기가 바이트(GB) 정도 되는 엄청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4차 산업혁명에 관련해 빅데이터를 많이 이야기하죠. 그중 바이오산업과 의료산업 분야에서는 DNA 데이터가 거기에 해당됩니다. 이렇게 광범위한 정보가 담긴 DNA를 분석하는 직업이 바로 유전체분석가입니다.

분석된 DNA는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습니까?  
보통 의사가 환자의 병을 진단한 후 치료할 때 여러 가지 검사를 합니다. 그런데 그 부분에는 분명 한계가 존재합니다. 의사의 경험, 연구 결과, 검사 데이터를 바탕으로환자의 상태에 대한 진단을 내리지만 단언할 수는 없어요. 100% 환자의 병을 낫게 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이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환자의 병에 대해 의사의 견해, 경험, 검사 결과로 진단을 내리는 현재의 의료시스템을 의료 1.0이라고 한다고 합시다. 그럼 의료 2.0은 뭘까요? 의료 2.0은 유전체를 포함해 환자 개인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걸 말합니다. 이럴 때 분석된 DNA가 활용됩니다. 

좀 더 쉬운 예를 들면, 암에 걸린 환자에게 동일한 약제를 사용했을 때 효과가 좋은 환자가 있고, 아닌 환자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경우, 유전체분석을 활용하면 개인에게 맞는 약을 쓸 수 있는 것입니다. 혹은 개인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부작용이 예상되는 약을 처방하지 않는 식으로 말 그대로 맞춤형 처방, 진료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유전체 분석이 특히 유용한 분야는 어디인가요?  
앞서 말씀드린 맞춤형 의료서비스 외에 의약품 개발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암의 경우 현재는 항암제를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대략 40% 정도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독한 항암제를 쓸 수밖에 없는데요.

만약 유전체분석을 바탕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해 의약품을 개발한다면 환자 개인별로 치료 가능성이 높은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병원에서도 이러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면 정확한 진단으로 시간 단축은 물론, 치료 효과도 높입니다. 또 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국내 유전체분석 수준을 해외와 비교하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세계적으로 유전체분석이라는 분야가 발전 중인 단계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만, 우선 국내에서는 몇몇 제약 회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10대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힐 만큼 국내 유전체분석 분야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는데, 자체적으로 개인 유전체분석 서비스를 개발해 운영 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유전체분석가는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도 겸비해야 할 것 같은데요?  
기본적으로 유전체분석가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빅데이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고, 동시에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나 운영체계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있는데 ‘R’, ‘Python(파이선)’ 같은 것이 해당됩니다. 대부분 생명 관련 전공자가 이 분야에 많이 종사하는데 해당 프로그래밍 언어도 동시에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도 입사하면 우선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웁니다. 유전체분석을 해야 하니 이러한 공학적인 내용이 필수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전공자가 유전체분석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전공자는 생명과 관련한 이론 공부를 병행합니다.

유전체분석 분야의 가장 큰 애로점은 무엇입니까?  
현재 유전체분석 분야의 가장 큰 문제는 다면적인 규제가 걸려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이 성장하려면 먼저 기업이 성장해야 하는데, 규제로 성장이 더뎌져 그 부분이 좀 아쉽습니다. 바이오나 의료 분야는 생명을 다루고 있으므로 규제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지만 연구와 산업 발전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개인정보 문제가 가장 큽니다. 현재 법령이나 규제에서는 유전자 정보를 개인정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공유될 경우, 구직에 어려움을 겪거나 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식의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보험회사의 입장에서는 암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 동일한 보험료를 청구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런 부작용에 따른 민감한 부분이 아직 있습니다. 

이 직업 선택에 감안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유전체분석이라는 분야가 상용화 혹은 깊고 다양하게 개발되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넘어야 할 벽도 많습니다. 지나치게 장밋빛 미래만을 꿈꾸지 않았으면 합니다. 규제가 워낙 강하다 보니 기업의 성장이 더디고, 처우나 경제적 보상도 아직은 미미합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면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개인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저 남들이 유망하다고 해서, ‘관심’이 많아서 이 분야에 뛰어들려고 하는 건 무모하다고 봅니다. 적어도 자신이 진출하고자 하는 분야를 사전에 자세하게 알아보고 준비하는 노력을 한 후에 신중하게 도전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636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잠재력 깨우는 청소년 매거진 월간 '톡톡' 구독 신청 [배너 클릭!]
잠재력 깨우는 청소년 매거진 월간 '톡톡' 구독 신청 [배너 클릭!]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