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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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논란으로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폐지된 지 한 달여 만에, 이번에는 한국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의 드라마가 방영을 앞두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JTBC 방영 예정 드라마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대생 기숙사에 뛰어든 남학생 ‘수호’와 그를 감추고 치료해 준 ‘영초’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문제는 민주화운동을 하는 학생인 줄 알았던 주인공 수호가 사실은 위장한 북한 간첩이었고, 남자 조연은 안기부 팀장으로 일에 있어 대쪽같이 올곧은 성격이라고 설정돼 있다는 것이다. 

위장 간첩과 안기부 팀장이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 등장한다고 했을 때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사건이 있다. 바로 안기부의 간첩 조작 사건이다.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은 폭정에 대항하는 수많은 시민들에게 북한 간첩이라는 누명을 씌워 생명과 자유를 앗아갔는데, 그 첨병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안기부였다.

1980년 민주화의 봄을 열망하던 시민들은 박정희의 죽음 뒤 실권을 장악한 전두환의 신군부 세력에 대항해 전국에서 독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두환은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해 학생 지도자들을 체포하고 휴교령을 내려 민주화의 열기를 꺼뜨리려 했다. 

하지만 광주 시민들은 굴복하지 않고 시위를 더욱 확대해 갔다. 위기를 느낀 신군부는 총칼로 무장한 계엄군을 급파해 시위대며 시민이며 할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는데, 당시 신군부가 내세운 학살 이유가 바로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것이었다. 

이후에도 전두환 정권의 안기부는 민주화운동에 나서는 학생 시민들을 ‘북한 간첩’으로 조작하고 탄압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촉발한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 역시 안기부의 소행이었다. 

JTBC는 이런 역사적 배경을 외면한 채 드라마 방영을 강행하고 있다. 이는 당시 신군부의 학살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민주화운동가들의 희생을 욕보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더구나 이 드라마는 여주인공 이름 ‘영초’가 실제 민주화운동사에 깊게 이름을 새긴 ‘천영초’ 선생을 의식해 지은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받았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제작사는 이름을 변경한 채 제작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JTBC는 “드라마는 1987년의 민주화운동은 다루지 않고, 대통령 선거만 다룰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1987년 대통령 선거는 민주화운동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설강화 촬영 중단’ 글이 올라와 현재 21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설강화의 역사 왜곡 논란은 방영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첨병 | 행군의 맨 앞에서 경계·수색하는 임무를 맡은 병사. 또는 그런 부대 
쿠데타 |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일
비상계엄 | 전쟁 등 국가의 비상사태에 사회 질서를 유지하거나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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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5월호 [시사N이슈]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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