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림이 아닌 다름의 인정 
-구성주의, 학습자가 스스로 지식 구성할 수 있는 환경 제공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틀림이 아닌 다름의 인정
청백리이자 명재상으로 잘 알려진 조선 초기의 문신 황희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집의 여종이 시끄럽게 싸우며 황희에게 중재를 요청합니다. “아무개가 저와 다투다가 이러이러한 못된 짓을 했습니다. 아무개는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 그러자 황희는 그 여종에게 말했습니다. “네 말이 옳다.”  

이에 질세라 다른 여종이 황희에게 다가와서는 다시 말합니다. “아닙니다, 저 사람의 말은 틀렸습니다. 저사람은 이러이러한 못된 짓을 하고 저에게 뒤집어 씌우려하니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 황희는 여종에게 대답합니다. “네 말이 옳다.”  

이를 지켜보던 황희의 조카가 답답해하며 말했습니다. “숙부님은 한쪽이 옳으면 다른 쪽은 그른데 어찌 다 옳다고 하십니까?” 조카의 말에 다시 황희가 답합니다. “네 말 또한 역시 옳다.”  
 
우리는 모든 문제를 흑이 아니면 백, 정답이 아니면 오답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인지적인 모호함을 피하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이지만, 이 세상에는 흑백논리로 판단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영화를 봐도 여러 사람의 해석이 다른 경우가 있지요. 지식이나 관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전, 사람들은 지식이 고정불변하며 절대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이라고 여겨지던 지식이나 개념이 폐기되거나 수정되는 일은 역사 속에서 종종 있었습니다. 명왕성의 행성 지위 박탈이나 천동설, 생물 자연발생설의 폐기 등이 그러합니다. 

구성주의, 학습자가 스스로 지식 구성할 수 있는 환경 제공
구성주의(Constructivism)에 의하면, 지식이나 규범은 시대나 사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심지어 개개인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황희 정승은 구성주의 지식관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아니면 단순히 집안일에 관심이 없었을까요? 

구성주의에서 지식은 ‘발견’되거나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된다고 여겨집니다. 학습자는 수동적으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기존에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해 새로운 지식을 적극적으로 해석합니다. 

전통적인 수업 방식이 교사가 일방적으로 객관화된 지식이나 진리를 전달하는 것이었다면, 구성주의는 학습자가 스스로 지식을 구성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교사 중심의 강의식 수업이 문제해결이나 프로젝트식 수업 등의 학습자 중심 수업으로 방식이 바뀌는 것입니다. 

구성주의 학습이론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인재의 양성에 더 적합합니다. 활동 중심 수업을 통해 유연성,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 비판적 사고력등 다양한 역량을 기를 수 있습니다. 

함께 공부할 때 더 잘할 수 있다
구성주의 학습이론에 따르면, 아동은 친구나 선생님 등 자신보다 유능한 사람과 상호작용할 때 더 잘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경우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는 유능한 사람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학교 안팎에서 튜터링이나 교육봉사를 하거나, 혹은 친구들에게 어려운 개념을 설명해주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튜티(tutee, 수업을 받는 학생)는 튜터(tutor, 가르치는 학생)의 도움으로 학습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튜터링이 튜티에게만 유익한 것은 아닙니다. 튜터 역시 가르치면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친구에게 어려운 문제를 설명해주면서 머릿속의 개념이 명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구성주의 학습이론에 따르면 언어는 사고의 도구이며, 언어가 학습과 인지발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친구에게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레 머릿속의 개념을 언어로 풀어내는데, 이 과정을 통해 개념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문제는 두 그룹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내가 풀 수 있는 문제’와 ‘내가 풀 수 없는 문제’가 그것입니다. 하지만 구성주의 학습이론은 또 다른 그룹을 제안했습니다. ‘혼자는 풀 수 없지만 도움을 받았을 때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학습자가 혼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친구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을 ‘근접발달영역’이라고 합니다. 근접발달영역은 ‘학습자의 현재 발달 수준’과 ‘잠재적 발달 영역’ 사이에 있습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시험 중에는 선생님이나 교과서의 도움을 받을 수 없지요? 이런 시험은 ‘학습자의 현재 발달 수준’을 측정합니다. 하지만 학습자의 지적 잠재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근접발달영역을 고려한 평가를 실시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도움과 피드백을 받는 수행평가가 바로 이런 역동적 평가에 해당합니다.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수업은 주로 근접발달영역 안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프로젝트나 과제 역시 혼자서 해결할 수 없지만 도움을 받으면 해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제시돼야 합니다. 이때, 선생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선생님은 처음에 학습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다가, 점차 도움을 줄입니다. 마지막엔 학습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필자 | 조우태 한솔고 교사     
[교육학 끝판왕] 대표 저자. 교육부 학교폭력 예방교육 컨설턴트 / 세종시교육청 학교폭력 예방교육 현장지원단 / 세종시교육청 캠퍼스공동교육과정 교육학 대표강사 

제공 | 꿈구두 교육플랫폼     
'꿈구두' 교육플랫폼은 교육정보에 소외된 지역에 골고루 정보를 공유하며 공교육의 상향평준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입니다. 전국의 선생님과 학생의 미래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꿈구두 교육플랫폼' 프로그램 및 콘텐츠 문의 010-2618-0187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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