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강대 논술전형 인문 11월 20일, 자연 21일 실시

*서강대학교
*서강대학교

서강대 논술은 학과에 따라 인문 1·2차, 자연 1·2차로 나뉘어 실시된다. 그 중 인문계열은 1차에서 경제·경영학부 논술을, 2차에서 인문계·영미문화계·사회과학부·지식융합미디어학부 학생들을 선발한다. 회차별로 속한 학과가 다른 만큼, 같은 제시문을 받더라도 풀어나가는 관점을 달리 해야 한다.  

에듀진은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서강대를 비롯한 논술 실시 대학의 2021학년도 기출문제를 총정리한다. 오늘 소개할 문제는 2021 서강대 인문계열 2차(인문·영미문화·사회과학부·지식융합미디어학부) 1번이다.     

제시문  

[가] 대학생들 사이에서 서열화는 이미 상당한 ‘진도’를 나간 상태이다. 대개 ‘입결’(입시결과)에 따라 서열이 좋다고 인정받는 학과의 학생들이 우월감이 높다. (…) 전과에 성공하더라도 꼬리표는 떨어지지 않는다. A씨의 친구는 1학년을 마치자마자 같은 캠퍼스 내 타 학과로 전과했다. “그 친구가 입학할 때 그 학과는 정원 미달이었어요. 입학 점수가 정말 낮았는데, 전과를 하고 나서 이전 학과 친구들을 좀 무시하더라고요. 걔 친구들 사이에서 ‘전과한 주제에’라며 말이 많았어요.” (…) B씨는 게시판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입결로 서열화하는 글들이 게시판에 꽤 많이 올라와요. 반박 댓글이 달리긴 하지만 심각한 문제죠.”   
- 『한겨레』 2014. 7. 16. 재구성

[나] 집을 나서기 전에 날씨를 살피고 우산을 챙기거나 따듯한 옷을 껴입는 행위처럼 인간의 의지와 행동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을 사회·문화 현상이라고 한다. (…)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면 물이 되는 현상처럼, 자연 현상은 같은 조건에 따른 결과가 언제, 어디에서나 똑같이 나타난다. 이러한 점에서 자연 현상은 보편성을 지닌다. (…) 한편 일반적으로 지능이 높으면 학업 성취도가 높지만 그렇지 않은 예외가 있듯이, 사회·문화 현상은 자연 현상과 달리 같은 조건에서 다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어떤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높을 뿐이고, 그 인과 관계가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이처럼 사회·문화 현상은 개연성과 확률의 원리가 작용하는데, 이는 사회·문화 현상이 인간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나타나기 때문이다.
-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   

[다] 최고 중의 최고로 구성된 어떤 엘리트 하키 선수팀을 선택하더라도 그들의 40%는 1∼3월, 30%는 4∼6월, 20%는 7∼9월, 10%는 10∼12월에 태어났다. (…) 이러한 현상에 대한 설명은 간단하다. 점성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1년의 첫 세 달이 어떤 마법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캐나다에서 1월 1일을 기준으로 나이를 헤아리고 그에 맞춰 하키 클래스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월 2일에 열 살이 되는 소년은 그해 말까지 만으로 열 살이 되지 못한 소년과 함께 하키를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사춘기 이전에는 열두 달이라는 기간이 엄청난 신체 발달의 차이를 낳는다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하키에 미친 나라, 캐나다에서는 코치들이 아홉 살이나 열 살 무렵의 소년들을 대상으로 후보군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이때 몇 달간 더 숙달될 수 있는 기회를 누린 소년들이 더 크고 보다 재능이 있어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물론 출발점을 놓고 보면 후보군의 강점은 선천적이라기보다 그저 몇 개월 더 일찍 태어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한창 성장기에 있는 소년들은 훌륭한 코치와 강도 높은 연습 덕분에 정말로 뛰어난 선수로 거듭나게 된다.   
-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라] 내가 산 복권의 가격은 $1이고 기댓값은 $0.56이므로 $1를 주고 사는 것은 손해다. 하지만 운이 좋아서 나는 $2에 당첨되었다. (…) 큰수의 법칙에 따르면 독립적 시행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결과의 평균은 기댓값에 점점 가까워진다. 나는 오늘 운이 좋아서 기댓값이 $0.56인 $1짜리 복권으로 $2에 당첨이 되었다. 나는 내일도 같은 복권을 사서 $2에 당첨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그 $1짜리 복권 1,000장을 샀을 때, 내가 손해를 본다는 것은 수학적으로 거의 확실하다. 또 내가 그 $1짜리 복권 백만 장을 $1,000,000를 주고 산다면, 나에게 돌아올 돈은 $560,000에 매우 가까울 것이다. 즉, 확률적인 사건의 경우에는 충분히 많은 시행이 있어야 기대하는 결과를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 Charles Wheelan, 『Naked Statistics』 번역 재구성    

[마] 생전 처음 만나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우리는 결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겉모양이나 몇 개의 소문으로 그를 온당하게 평가할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좀더 가까운 자리에서 함께 일하며 그리하여 깊이 있는 인식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까닭은 이쪽의 개인적인 조급 때문이기도 하지만 크게는 인간관계가 기성의 물질적 관계를 닮아버린 세속의 한 단면인지도 모릅니다. (…) 바늘 구멍으로 황소를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대상이 물건이 아니라 마음을 가진 ‘사람’인 경우에는 이 바라본다는 행위는 그를 알려는 태도가 못됩니다. 사람은 그림처럼 벽에 걸어놓고 바라볼 수 있는 정적 평면이 아니라 ‘관계’를 통하여 비로소 발휘되는 가능성의 총체이기에 그렇습니다. 한편이 되어 백지 한 장이라도 맞들어보고 반대편이 되어 헐고 뜯고 싸워보지 않고서 그 사람을 알려고 하는 것은 흡사 냄새를 만지려 하고 바람을 동이려 드는 헛된 노력입니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바]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원래 착하기 때문이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은 원래 악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은 원래 그런 류의 사람이고, 부자는 원래 그런 류의 사람이다.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은 원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사람 프레임에 입각한 이런 생각들은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 수는 있다. (…)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의 힘을 직시하게 되면, 나쁜 행동을 한 사람에게 조금은 더 관대해진다.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조금 덜 영웅시하게 된다. 쉽고 익숙한 ‘사람 프레임’에서 불편하지만 진실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 프레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 최인철, 『프레임』 재구성  

문제    
제시문 [나], [다], [라] 각각의 내용에 근거하여 [가] 현상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와 [바]의 관점에서 설명하시오.    

출제의도     
√ 이 문항은 사회․문화 현상의 특성을 이해해, 제시문에서 나타난 사회 문제의 맥락을 비판적으로 파악하고, 다른 제시문들에서 도출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를 활용해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설득적인 글을 쓸 수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출제했다.  

√ 이 문항을 해결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제시문 [가]에서 서열화라는 사회․문화 현상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 현상이 왜 문제가 되는지를 제시문 [나], [다], [라]를 근거로 파악한 후, 제시문 [마], [바] 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답안사례    
제시문 [가]는 대학생들이 입시결과를 바탕으로 서로를 서열화하는 현상을 기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서열화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먼저 [나]에서 알 수 있듯이 사 회·문화 현상은 개연성과 확률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능이 높으면 학업 성취도가 높지만 그렇지 않은 예외가 있을 수 있듯이 입시결과가 좋지 않은 학과의 학생이 반드시 입시결과가 좋은 학과의 학생보다 점수가 낮은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학생이 반드시 실력이 뛰어나거나 노력을 많이 했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라]에 나타나 있듯이 확률적인 사건의 경우에는 충분히 많은 시행이 있어야만 기대하는 결과를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입시결과는 단 한 번의 시험에 의 해서 결정된다.     

그러므로 (문제의 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능력 외에 우연적인 요소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 시험 당일 아픈 운이 나쁜 학생이나, 찍은 문제가 많이 맞은 운이 좋은 학생이 있기 때문이다.   

설사 입시결과가 그 사람의 능력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의 내용을 보면 입시결과에 따른 서열화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캐나다에서는 1월에 태어난 아이들이 좋은 코치와 훈련 프로그램을 경험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실력이 좋은 하키 선수로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입시결과에서 드러난 개인의 능력도 그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입시결과에 따라 서열화하는 것이 정확한 판단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것을 피할 수 있을까?   

[마]에서 제안한 것처럼 사람을 입체적인 존재로 파악하고 관계를 통해 그 사람의 다양한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입시결과처럼 단편적인 정보에 의해 조급하게 서열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바]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의 힘을 직시한다면 입시결과가 좋은 사람을 과대평가하는 일도, 입시결과가 나쁜 사람을 과소평가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출처=2021학년도 서강대학교 대학입학전형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보고서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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