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성의 우등생보다 스마텔리트(SmartElite)

   
 

여러분도 과거 학창시절 학년이 올라가고 새로운 반 편성이 이루어질 때마다 누가 담임선생님이 될지, 또 어떤 친구들이 같은 반에서 공부하게 될지 지대한 관심을 가진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요즘에도 학교에서 새로운 반 편성이 있을 시기에는 이 두 가지가 아이(학생) 들에게 초유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저도 중년이 훌쩍 넘은 나이에 있습니다만, 호랑이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으로 오시면 “아! 이제 죽었구나!” 실망하기도 하고, 혹은 정말 친한 친구가 같은 반이 되었을 때에는 손뼉을 마주치며 “정말 잘 됐다!” 하며 같이 기뻐했던 일들이 생생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겐 학교에서 가장 긴밀하게 지도해주실 선생님과 그리고 함께 공부할 친구들이 누구냐가 매우 중요한 관건인 듯합니다.

교육공학적으로는 학교환경에서 아이들의 행동양식을 결정하는 요인과 학습활동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을 ‘교사-학생-부모 간의 관계(Relation)’로 보고 있는데요. 이는 선생님의 전공실력 이나 부모님의 학구열보다는 아이와의 좋은 관계가 아이들의 바람직한 학교생활과 학업능력을 더 향상시킬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아이들도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자신과 어떤 관계에 놓일 지 본능적으로 체크를 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아이들은 이 반 편성을 앞으로 1년간의 학습환경을 결정하는 것으로 매우 비중있게 다룰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에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의 입장에서는 반 편성이란 것에 대해서도 아이들과 조금 다를 수 있겠습니다.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학급의 성적을 올리고 싶은 바램, 아이들이 빈틈없이 잘 따라주었으면 하는 바램 등이 있을 수 있고,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성적이 우수한 친구들과 같은 반이 되는 바램, 혹은 실력이 출중한 선생님이 내 아이의 성적을 올려주었으면 하는 바램 등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반 편성에만 국한하더라도 이렇듯 각각의 초점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텐데요. 그렇다면 교사-학우등생보다 스마텔리트(Smart+Elite)생-부모 간의 관계에 대해서 우리 아이들의 욕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또한 우리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제대로 감안하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아이들의 욕구에 대해 얼마나 비중을 할애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내기 위해서 부모-교사-학생이 서로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상대방의 욕구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원하는 바를 비교적 잘 알고 있는 편이지만,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의외로 아이들의 욕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부모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목표, 학업, 희망사항 등을 거리낌없이 얘기하고 답을 구하지만, 아이들은 표현도 서툴 뿐더러 얘기해도 사려깊게 들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모님, 선생님은 지시(지도)하는 입장에서 의사소통을 주도하므로, 아이들은 이런 형식의 관계에서 속마음을 내비추기가 곤란한 입장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의 욕구는 공부를 안 하려는 것, 노력 안 하는 것, 더 놀고 싶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유형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무조건 공부 안 하기 위한 핑계로 치부해 버릴 때, 서로의 좋은 관계는 악화되고, 악화된 관계는 학습부진을 초래하게 됩니다.

의외로 아이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원하는 이상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은 강력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성인들도 진심으로 원하지만 표현하지 못할 속마음을 가지고 있듯이, 아이들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복잡하고 한편으로는 미더운 욕구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공감해야 합니다.

여기 우리 아이들의 속마음을 소개합니다.

♥ 더 많이 격려해주시고 용기를 주세요. 비난은 최소한으로 해주세요. 잘못된 행위를 나무라 주세요.
♥ 저는 아직 세상을 어른들만큼 보지 못했습니다. 세상에 대해 알고 싶어할 때 너무 지나치게 규제하지 마세요.
♥ 저희를 두고 일주일쯤 떠나시는 것을 주저하지 마세요. 부모님이 자녀로부터 해방되고 싶듯이, 저희도 부모님들로부터 해방되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 제가 바란다고 다 사주지 마세요.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사랑인 줄 압니다. 제가 지킬 수칙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 저를 너무 어린 아이 취급하지 마세요. 옳고 그름을 부모님은 잘 아시겠지만 저 스스로 그것을 알아가고 싶습니다.
♥ 저의 프라이버시도 지켜주세요. 때로는 저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 내가 너희 나이였을 때는...라는 말씀은 삼가 주세요. 그런 말씀에 정말 귀를 닫고 싶어요. 지금의 세상은 부모님의 어린 시절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부담도 많으니까요.
♥ 저의 실망스런 행동이나 생각, 감정 등을 외면하시지 말고 말씀해 주세요. 그러나 제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 좋은 말씀이라도 너무 길게 많이 해주지 마세요. 이미 여러 해 동안 좋은 말씀 많이 들었으니까요.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지혜를 잊지 않고 있는 저를 믿고 지켜봐 주세요.
♥ 부모님이 잘 못하신 언행에 대해서는 제게 미안하다고 말씀해 주세요. 누구든 불완전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
♥ 부모님이 솔선수범해서 좋은 귀감이 되어 주세요. 부모님이 말씀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실 때 저희는 더 잘 배우니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