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적합성’에서 ‘진로역량’으로
- 폭넓은 관점에서 학생의 역량 평가하겠다는 의미

[사진=연세대학교]
[사진=연세대학교]

2022년 2월 건국대·경희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 등 5개 대학은 대입 전형자료 축소 및 학점제 교육환경 등으로의 변화에 대한 해답으로 학종 평가요소를 새롭게 지시했다.
 
새로운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기준은 2017년부터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로 활용해 온 4가지 평가요소와 15가지 평가항목을 3가지 평가요소와 10가지 평가항목으로 간소화한 것이다. 기존의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 등 4가지 평가요소는 ‘학업역량’, ‘진로역량’, ‘공동체역량’이라는 3가지 역량 중심 평가요소로 개정했다.

이 글에서는 '진로역량'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2017년의 연구와 비교해 변화된 점은 다음 그림과 같다.

[사진=명문대 합격생 학생부 대공개 3 캡쳐]
[사진=명문대 합격생 학생부 대공개 3 캡쳐]

‘전공적합성’에서 ‘진로역량’으로 평가요소를 변경한 점이 가장 큰 변화이다. 실제 많은 대학들이 전공적합성을 학업, 인성 등과 독립된 평가요소로 활용하거나 계열적합성·전공계열적합성·전공준비도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대학들 중 일부는 학업역량이나 발전가능성 내의 평가항목에 포함시키고 있기도 하다.

최근 들어 상위권 대학들이 전공적합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선발해온 점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용어에서 주는 이미지로 인해 혼선을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공적합성에서 진로역량으로 바꾸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이 전공적합성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함으로써 생기는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학들은 전공적합성의 취지를 살리되 계열적합성으로 개념을 확장해 학생들의 입시 준비 부담과 교사의 진학 지도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써 ‘진로(계발 또는 탐색)역량’이 제시됐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문·이과 융합교육,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과목 선택권 확대와 고교학점제 등 미래 교육환경의 변화를 반영하도록 평가요소의 개념 확장성을 고려해 ‘진로역량’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의 전공적합성은 ‘지원 전공(계열)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 노력과 준비정도’로 정의했지만 이제부터는 진로역량을 ‘자신의 진로와 전공(계열)에 관한 탐색 노력과 준비 정도’로 정의해, 전공 대신에 진로로 개념을 확장했다는 것을 명문화한 것이다. 대학의 전공(계열) 맞춤형 활동을 강조한 전공적합성보다는 장래희망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의미하는 진로역량이 넓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 연구의 평가항목 중 ‘전공 관련 교과목 이수 및 성취도’를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 노력’과 ‘전공(계열) 관련 교과 성취도’로 분리했다. 자기주도적인 진로설계 학습과정으로 학생의 과목 선택이 중요해지는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의 변화를 반영해 보다 세밀한 잣대를 마련하게 됐다.

대학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희망 전공(계열)과 관련해 적절하게 과목을 선택해 이수했는지를 평가한다. 학교에 개설 과목이 없는 경우 공동교육과정 등 추가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살피게 된다.

또한 학교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진로활동과 경험이 이루어지도록 기존 연구의 평가항목인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와 ‘전공 관련 활동과 경험’을 통합해 ‘전공’ 대신에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으로 변경한다.

대학들은 ‘진로’로 명칭을 변경해, 고교 입학 후 조기에 진로를 정해야 하고 대학의 특정 전공에 맞춰서 전공 탐색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 부담을 줄이고, 희망 전공과 무관하게 학교 활동 전반에서 다양한 진로 탐색을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학업역량이 고교 교육과정의 전반적인 학업 수준과 능력을 말한다면, 진로역량은 대학 입학 후 해당 전공을 수학할 때 필요한 기초 소양과 자질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성장 잠재력에 초점을 둔다고 하겠다. 이러한 진로역량의 세부항목으로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 노력’, ‘전공(계열)관련 교과 성취도’,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을 제시한 것이다.

실제로 전공적합성 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오해가 상당히 깊었다. 서울대 물리학과 진학을 준비해 왔던 학생이 화학과에 합격하자, 그 학생과 비슷한 성적대로 3년간 꾸준히 화학과 진학을 준비해오다 탈락한 학생이 억울함을 토로해온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일편단심 화학과만을 바라보며 입시를 준비해온 자신은 떨어지고, 물리학과에서 화학과로 지원 학과를 옮긴 학생은 합격한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오해는 전공이라는 단어에 꽂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대학은 기본적으로 학생이 대학에 들어와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한다. 누가 더 전공에 관심이 있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더 대학에 들어와서 학업에 정진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선 현재는 융합적 사고력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에 지원 전공을 도중에 바꿨다고 해서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

결국 전공적합성이 진로역량으로 변경되기 이전에도 대학은 학생의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평가했다기보다는 진로탐색 활동과 경험에서 얻어진 진정한 의미에서의 학업역량을 봤다고 할 수 있다.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은 의미가 다르지만, 평가자 입장에서 보면 겹치는 부분이 많다. 전공적합성이 높다는 것은 전공 관련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높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공적합성이 진로역량으로 변경됐다는 것은 전공에 대한 범위가 확대됐다기보다는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학생은 자신의 희망 전공 또는 계열 탐구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이 업종과의 융합적 사고를 드러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대학마다 지원서를 내는 학생의 수준이 엇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실제 평가에서 누가 유리한지를 생각해 보면 결과적으로 전공적합성에 더욱 부합하는 학생이 유리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에듀진 기사 URL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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