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여느 나라보다 여성 지위 높아

이집트는 어떤 문명보다도 여성의 권한이 강력했다. 여성이 최고권력자 파라오에 오르는 것도 일반적으로 일어났다. 이 때문에 초기 그리스인들은 ‘나일강 연안에는 모권제가 존재했다’고 잘못 알았을 정도다.

물론 여성 파라오의 경우 반드시 결혼을 해 남편과 공동으로 통치하는 형식을 띠었다. 이에 따라 여성 파라오는 오빠, 남동생 심지어 아들과 결혼해 공동 통치하곤 했다. 상황에 따라 실질적인 결혼관계를 유지한 경우도 있고, 형식적인 형태에 그친 경우도 있다.

사실상 남녀평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이런 전통은 무엇보다 이집트 신화에 잘 반영돼 있다. 이집트의 여신 이시스는 수동적이기는커녕 대단히 주체적이다. 이시스는 남편 오시리스가 동생 세트의 음모로 죽은 뒤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남편을 소생시키는 놀라운 존재이다.

죽은 뒤 갈래갈래 찢긴 남편의 주검 조각을 모두 찾아내어 다시 짜맞춘 다음 ‘신성한 주술로’ 생명을 되돌려내는 것이 이시스다. 온갖 간난을 헤치고 죽은 자마저 살려내는 거대 영웅담의 주인공이 이집트에서는 바로 ‘여성’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역사상으로도 기원전 16세기 이민족인 힉소스의 지배를 종식시키는 해방전쟁을 사실상 주도해 성공시킨 아호텝도 여성이었다.

고대 이집트에서 남녀는 법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평등했다. 오늘날 가장 여권이 발달했다고 하는 서유럽의 어떤 나라보다도 여성의 지위는 높게 유지됐다. 이에 따라 아버지의 성이 아닌 어머니의 성을 따른 비문들도 많이 발견되고, 지체 높은 사람의 무덤에 영원불멸을 위해 어머니의 모습을 새겨놓는 사례는 무수히 많았다.
 

   
▲ 이집트 여신 이시스. 죽은 자를 살려내는 영웅담의 주인공이 이집트에선 여성이었다. <사진 제공=한겨레21>

특히 여성이 고위 성직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세상의 어떤 종교와도 확연히 구별된다. 결혼에서도 남과 여는 똑같이 여럿의 배우자를 둘 수 있었다. 일부다처와 마찬가지로 일처다부도 자연스럽게 운용됐다.

이에 반해 로마는 대단히 남성중심주의적인 시스템이었다. 물론 아주 오래 전에는 모계사회의 성격을 띤 시기도 있었지만, 역사시대 이후에는 전적으로 남성이 지배하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했다.

로마 가족의 전체 생활을 지배하는 이런 가부장적인 권위는 ‘파트리아 포테스타스’(Patria Potestas)라고 불렸다. 외형적으로는 일부일처제였지만, 내용적으로는 ‘자유연애’라든가 ‘매춘’ 등의 형태를 띠는 자유로운 성관계가 결혼제도와 공존했다.

한편 이민족과의 결혼은 인정하지 않았다. 정치와 권력에 관한 한 로마는 여성에게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남성이 독점했다. 당연히 이집트와 달리 여왕이라는 존재도 부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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