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대학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학과가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진로, 혹은 꿈과 연관돼 있지 않다고 여기면 이 모든 학과에 관심을 갖기 어렵다. 그러나 4차 산업형명시대는 융복합의 시대로, 여러 학문 분야가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여러분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다른 어떤 분야와 융합되거나 협업하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때 여러 학과에 대한 정보를 알아 두면, 여러분이 앞으로 가질 진로, 직업, 하게 될 일 등에 대한 시각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직접 전공을 하며 배우고 있는 새내기 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전공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인문대학 (2016 장♤♤) 
서울대학교에 입학할 때 몇 개의 단과대학에서는 ‘광역 모집’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광역 모집’이란 아직 전공 분야에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1년의 전공 탐색 시간을 주고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광역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탐색 시간을 잘 활용해 2학년 혹은 3학년에 자신이 속한 단과대학의 전공으로 진입하게 된다. 오늘은 바로 이렇게 광역으로 선발돼 전공 탐색을 위해 분주한 삶을 보내고 있는 인문대학 장♤♤ 학생을 만나 보았다. 

 
Q. 인문대학 광역이란 무엇인지 소개해 주세요.  
     어떤 곳이고 왜 지원하게 됐나요? 

인문대학은 학과제랑 학부제를 병행해 신입생을 선발합니다. 일부는 전공예약생으로 지망하는 학과를 정한 상태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나머지는 인문학부로 뽑아서 두 학기 정도 전공탐색과정을 거친 후 전공진입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여러분들이 서울대학교 입학전형 안내 책자를 보셨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인문대학에서 광역이라 말하는 것은 전공탐색과정을 거친 후 전공진입을 하는 과정입니다. 전 국문학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구체적인 진로 목표가 분명치 않아 다양한 학문을 경험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 인문대학 광역 선발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Q. 전공탐색 기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적어도 1학년 때는 전공에 대한 고민 없이 원하는 수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전공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다양한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처음에 국문과를 지망했기 때문에 국문과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국문과 이외에 수업도 수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미학과 수업을 들었어요. 국문과는 전공진입을 위해 필수로 들어야 하는 <한국문학과 한국사회>와 <한국문학연구 입문>을 들었고 교양으로 <21세기 한국소설의 이해>를 듣고 <미학과 예술론>이라는 수업을 들었습니다. 미학과 예술을 공부하면서 제가 선택할 전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습니다.  
 
지금은 국문학과로 전공을 결정한 상태입니다. 미학과 수업을 들은 것을 시간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진 않아요. 아무래도 인문학 분야가 명확하게 학문의 경계가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문학 공부를 위해서는 철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바탕이 필요하기 때문에 1학년 때 여러 학과의 수업을 들었던 것이 전공을 결정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전공 자체를 학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거든요. 
 
 
Q. 전공에 대한 확신이 없었는데 고등학교 때는 어떻게 공부했나요? 
전공에 대한 확신은 없었지만 목표를 만들고 공부를 진짜 열심히 했습니다. 저는 목표 없이 살다가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때 서울대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그때부터 최선을 다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원래부터 국문학과에 관심이 있었고 서울대학교 국문학과가 세계 최고라는 말이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웃음) 실제로 서울대학교는 깊은 역사를 바탕으로 국문학도들이 학습하기에 좋은 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어서 막연한 동경이 있었는데 이게 고2 때 결심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열심히 생활하다 보니 3학년 때 성적이 많이 향상됐습니다. 그게 입학에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지 않았나 싶은 마음이 있어요. 목표가 생기니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웃음) 
 
저는 공부할 때는 모르는 게 있으면 다음 진도로 못 넘어가는 스타일이어서 학습하는 속도가 다소 늦은 편이었어요. 그때마다 좀 내가 뒤처지는 게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지나고 다시 보니 그땐 늦은 줄 알았는데 그러한 공부 방법이 오히려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또 무엇보다 공부를 우선 하다 보니 인간관계 등 다른 부분에 신경을 못 쓰게 되고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늦게 목표를 잡고 급하게 달리면서 다른 것보다 공부가 만사에 앞서다 보니 기숙학교여서 밤에 치킨 먹는 것도 거절하게 될 정도였죠.  
 
어느 순간 이런 것까지 포기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었어요. 그렇지만 생각보다 친구들이 그런 저의 노력을 인정해 주려 했던 것 같아요. 서로의 목표와 노력을 이해하고 알아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좋았어요. 친구대신 공부가 아니라 친구랑 공부 모두 소중히 여기지만 상황이 그럴 뿐이라는 걸 알아주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많이 고마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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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다면 고등학교 생활 동안 공부 외에는 어떤 관심사를 갖고 있었나요? 
영화를 아주아주 좋아했습니다. 일단 가족들이 영화를 좋아해서 거의 매주 극장에 가다시피 했죠. 다양한 영화를 접했기 때문에 영화에 익숙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영화 시나리오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글 쓰는 걸 평소에 좋아했고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까 수동적으로 보는 걸 넘어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엔 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영화 전반을 제작하는 것보단 영화의 내용을 만들어보고 싶어 시나리오 작가라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Q. 그렇다면 본인의 ‘인생영화’는 무엇인가요? 
저의 ‘인생영화’는 1994년 개봉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Pulp Fiction)>입니다. 스토리가 일직선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4개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는데 4개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으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서 독특한 구조를 이룹니다.  
 
감독이 마초스타일이라 갱스터, 폭력이 많이 등장하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류의 영화들이 저급하게 취급받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일반적인 편견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소재로 다루면서도 독창적인 구조로 녹여내서 <칸 영화제>에서 최고작에 해당하는 <황금 종려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자기의 개성을 타인의 시선에 맞추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받은 모습을 보면서 자기만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으로 인정받은 것이라 더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Q. 꿈이 시나리오 작가라고 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사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국문학과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에 가서 문학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영화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문학과를 졸업한다고 무조건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물론 국문학과가 창작물에 집중하는 문예창작과와 다르다는 것을 대강 알고는 있지만 일단 전 아직 1학년이니까 졸업을 향해 열심히 달려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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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런 목표를 위해 현재 특별히 하고 있는 활동이 있나요? 
영화학회에 하나 가입했습니다. 무엇을 하는 곳인지 소개하자면, 영화 관련 세미나를 하는 학회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테마를 정하고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얼마 전에는 한국영화감독을 주제로 테마에 맞게 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학회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연륜도 있으시고 전문적인 내용을 다뤄주셔서 재밌는 것 같습니다. 4대 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붙었습니다. (웃음) 
  
또 2000년대 이후에 쓰인 현대소설에 관심이 생겨서 열심히 찾아 읽는 중입니다. 1970~80 등은 이미 연구가 많이 돼 있고 명확한 해설이 있는데 최근 작품은 분석을 잘 안 하기 때문에 현대소설이 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Q. 왜 현대작품은 분석을 잘 안하나요? 
최근 작품에 대해서 논평할 수 있어도 이것이 정답이라는 분석은 내리기가 어려워요. 비유하자면 역사도 30년이 지난 뒤를 봐야 그 사건의 의미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것처럼 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학의 경우 완전한 해석을 위해 40년이 필요하다고 해요.  
 
답이 없는 상태인 현대소설이 그래서 더 궁금하고 제 고유한 시각으로 작가의 의도에 대해 탐구하는 게 재밌어요. 얼마 전에는 김중혁이라는 분의 소설을 찾아 읽어가면서 현대소설에 재미를 붙이고 있습니다. 없는 답을 고민하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Q. 좋은 접근법인데요! 저희가 고등학교 때는 그런 걸 고민하기보단 주어진 틀로 문학작품을 바라봤던 것 같아요. 그런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저도 같은 교육과정을 통해서 문학작품의 정해진 의미나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 등 기초적인 능력들을 배워두었는데 이것들이 대학에 와서 불필요하단 생각이 들진 않았거든요.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문학을 바라보는 법들이 어떻게 보면 구속이 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그마저 없으면 무언가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요. 틀이 있어서 그나마 무언가를 볼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어요. 틀이 없으면 당황스러운 소설이 많아요.  
 
소설가들도 고유한 자신만의 무언가로 작품 전체를 창조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관습을 빌리고 거기에 자신의 것을 가미하는 경향이 있어서 기존의 틀을 무시할 순 없는 것 같아요. 문학을 공부할 때 틀의 존재를 알고 그걸 벗어날 줄 아는 것이 중요한 것 습니다. 틀이 있는 것을 알기에 구별하는 능력도 생기니까요. 
 
 
Q.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는 수능을 앞두고 경찰대 시험을 봐서 합격했습니다. 막상 붙으니 경찰대를 진학할 경우 안정적인 직업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고 정부의 지원과 혜택이 많은 곳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소 흔들리기도 했지만 결국 국문과를 선택했습니다.  
 
지금은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이 즐겁습니다. 여러분도 대학을 선택할 때 자신의 목표나 가치관을 먼저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진로는 언제나 바뀔 수 있는 거지만 언제나 원하는 것에 도전하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전 너무 긴장한 탓에 서울대학교 면접 당일 길을 잃어서 공황상태에 빠진 경험이 있어요. 또 면접 때 질문 중 하나가 최근에 본 영화의 느낌을 말하는 것이었는데 가장 쉽고 간단한 건데 예상치 못한 질문이라 당황했었던 것 같아요. 자신감을 갖고 마음 편하게 입시에 임해주시면 좋겠어요. 

*출처=서울대 아로리 ‘2018 파릇파릇 서울대’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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