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대학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학과가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진로, 혹은 꿈과 연관돼 있지 않다고 여기면 이 모든 학과에 관심을 갖기 어렵다. 그러나 4차 산업형명시대는 융복합의 시대로, 여러 학문 분야가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여러분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다른 어떤 분야와 융합되거나 협업하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때 여러 학과에 대한 정보를 알아 두면, 여러분이 앞으로 가질 진로, 직업, 하게 될 일 등에 대한 시각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직접 전공을 하며 배우고 있는 새내기 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전공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아시아언어문명학부 (2014 정△△)

Q. 안녕하세요! 인문대학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 대해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전에, 본인은 왜 이 학부를 선택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저는 외교관을 꿈꾸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당연히 정치외교학부를 지망했죠. 그런데 2학년 때 아시아언어문명학부라는 곳이 생긴 거예요. 마침 외교학보다는 특정 지역에 대한 공부가 외교관이 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가장 낯선 동남아시아에 특화된 외교관이 되겠다고 목표를 세우고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 관심을 가졌죠.


Q. 갑자기 지망 학과를 바꾸신 거네요. 그렇게 되면 자기소개서를 쓸 때 뭔가 어색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나요?

어떤 특정한 활동은 해본 적이 없었지만, 관심만 보여 주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외교관이 되기 위해 해왔던 모의 UN 등의 활동과 연계지어서 자기소개서를 썼거든요. 외교관이라는 꿈이 이만큼 확실하고, 이만큼 열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서도 열심히 공부할 거라는 내용이었죠.

어차피 신생 학부이기 때문에 아시아언어문명학부만을 위해 공부한 친구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부랴부랴 제 전공에 관한 이런저런 활동들을 억지로 하는 것도 의미 없을 것이고 누가 봐도 꾸며진 느낌일 것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있는 그대로 고등학교 시절의 저를 보여 주고, 아시아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회적 기여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어요.


Q. 그래도 면접을 준비하려면 ‘아시아’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지 않나요?

물론 그렇죠. 전공 지역인 동남아시아에 관한 문제, 문명권의 충돌 문제 등에 대해 책을 몇 권 읽었어요. 하지만 이런 전공 지식보다는 학부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물으셨어요.

면접 순서가 가장 처음이어서 교수님들께서 많이 떨리겠다며 챙겨 주셨는데, 덕분에 크게 긴장하지 않고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찬찬히 말할 수 있었어요.

면접 전에 이미 붙었다고 생각하고 실제 서울대생으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고 홈페이지에 있는 커리큘럼을 보며 수강 계획을 짜 본 것도 도움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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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공 지역이라는 게 뭔가요? 입학 전에 전공을 결정하는 건가요?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는 동남아시아, 서아시아, 일본, 인도, 이렇게 네 개의 전공 지역이 있어요. 2학년이 될 때 선택하고, 이후 한 번 더 바꿀 수 있어요. 전공에 따라 듣는 수업이 달라지죠.

제가 동남아시아를 고른 이유는 고대사가 유실되어 상대적으로 현대사를 많이 다루기 때문이에요. 정치적 이슈에 관심이 많다면 흥미를 가질 만하죠. 게다가 앞으로 우리나라와의 관계가 크게 발전할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에 현실적 필요도 많아질 테고요. 마찬가지로 서아시아도 석유 때문에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죠. 이슬람 문명의 뿌리부터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은 현대사 중심의 동남아시아와 반대에요.

가장 인기가 많은 건 일본이에요. 다른 전공 지역은 전임교수가 없는 곳도 있는데, 일본은 이미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있죠. 그만큼 공부할 게 많기도 하구요. 가까워서 답사도 많이 가요.

반대로 인도는 가장 많이 알아가야 할 곳이죠. 그렇기 때문에 차세대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기도 하고요.


Q. 일본을 제외한 다른 전공 지역은 낯설게 느껴지네요.

큰 의미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분야의 문화권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연구하는 학부죠. 물론 그 동안 꽤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한국학, 중국학 분야와 비교해 본다면 일본, 인도 등의 아시아문화 분야 연구가 미진한 것은 사실인 것 같고요.


Q. 그렇다면 강의 내용도 독특한가요? 어떤 걸 배우는지 궁금해요.

1학년 때 전공 지역이 정해지기 전에는 ‘아시아문명론입문’ 이라는 수업을 듣게 되는데, 저는 이 수업이 어떤 교양 강의보다도 재밌었어요. 아시아 지역학이 아니라 비교문학을 전공하신 인문학 교수님께서 수업을 맡으셨다는 게 독특한 점이죠.

한 수업에서 거대한 대륙을 다 다룰 수는 없다며 지역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아시아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만드셨어요. 아시아란 무엇인지, 전공자로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죠.

2학년 이후로는 주로 전공 지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배워요. 그 전에 언어 공부도 필요하구요.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현지어를 알아야 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아니에요. 어차피 입학 후에 다 공부하게 되어 있거든요.

동남아시아의 경우 베트남어, 태국어, 말레이어를 초급 수준까지는 공부해야 강독 수업을 이해하고, 현지어로 된 연구 자료를 들여다볼 수 있어요. 입학 전에 그런 언어를 접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물론 일본 전공의 경우 외고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학생들이 꽤 있어요. 하지만 절대 입학의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Q. 듣기만 해도 흥미로운 수업이네요. 수강생 수가 적어서 더 좋을 것 같아요.

전공 강의는 많아 봐야 10명 정도의 학생이 함께 들어요. 그러니까 무조건 절대평가를 하게 되고, 열심히 한 만큼 높은 학점을 받을 수 있어요. 전공 강의를 들으면 전체 평점이 높아진다고 말하니까 다른 학과 친구들이 부럽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수강생 수가 부족해 강의가 개설되지 않을 때가 있어 곤란하긴 하지만, 교수님들께서 이름을 외워 주시는 건 물론이고 학생끼리도 친해질 수 있는 건 분명 장점이에요.
 

가천대학교 입학처
가천대학교 입학처

 

Q. 정말 부러워요. 학부 분위기는 그렇게 오순도순한 편인가요?

수업을 들을 때와 마찬가지로 소규모니까 단합이 잘 되는 것 같아요. 인문대학은 여러 개의 반으로 이뤄져 있는데, 아시아언어문명학부를 선택한 학생들은 ‘여명반’에 편성돼요. 여기에 인문 광역계열로 입학한 학생들도 몇 명 들어오죠.

‘여명반’에 들어온 광역계열 학생들은 학과 선택 때 대부분 아시아언어문명학부를 선택해요. 1년 동안 아시아언어문명학부의 훈훈한 분위기를 몸소 느꼈으니까요! (웃음) 그래서 아시아언어문명학부가 곧 ‘여명반’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반 내에서는 동기는 물론 선후배 관계도 좋아서 종강총회를 하면 학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모여요. 아시아언어문명학부를 주전공으로 하는 건 13학번부터지만, 중간에 진입한 선배들과도 교류가 활발한 편이죠. 전공 강의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 보니 선배와 친해지는 게 정보를 얻는 유일한 방법이거든요.

교수님들도 학부에 애착이 강하세요. 교수님과 함께하는 영화 감상 같은 행사를 자주 열어 주세요.


Q.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자랑은 끝이 없네요. (웃음) 그 자부심을 바탕으로 학생들끼리 어떤 활동을 하나요?

정확히 보셨어요. 아시아언어문명학부는 자부심과 동지의식으로 똘똘 뭉쳐 있어요. 대표적인 게 ‘여명반’ 내부의 ‘교양학회’예요. 매주 2~3시간씩 진행되는 세미나가 열리고, 10명 이상의 학생들이 꼬박꼬박 참여해요. 세미나 주제는 다양한데 다들 전공지역에 대한 애정이 깊다 보니 아시아에 대한 주제가 나오면 더 활발해지는 것 같아요.

토론 문화의 정착을 중요시하는 반이라 열띤 세미나 중에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주고,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교양 학회가 이렇게 활발한 반면, 전공 학회는 인원이 적어 아직 없어요.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교수님들께서 적극적이시기 때문에 교수님 주도의 전공 스터디가 만들어지기도 해요.


Q. 설마 공부만 하지는 않겠죠?

물론이에요. 학문적 관심이 같다 보니 평소에 놀 때도 마음이 잘 맞아요. 제가 지금 학번 대표(뻔대)를 맡고 있는데, 번개모임이나 MT를 준비할 때마다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서 어려움 없이 일하고 있어요. 참여하는 사람도 많고, 친구들마다 특색이 뚜렷하니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고요.

덕분에 고등학교 때는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던 제가 학생회 활동을 하고, 앞장서서 새내기 새로배움터를 준비할 정도로 많이 나서게 됐어요. 반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바쁘기 때문에 다른 동아리 활동은 할 시간이 없을 정도에요.


Q.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말씀하신 ‘여명반’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할 아시아언어문명학부 16학번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여러분이 입학하면 처음으로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모든 학년이 모이게 돼요. 드디어 완전체가 되는 거죠! 우리끼리는 농담 삼아 스스로를 개척자라고 부르는데, 함께 아시아 지역을 개척하고 여명을 맞이하고 싶은 분들이 어서 오셨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출처=서울대 아로리 ‘2018 파릇파릇 서울대’


*에듀진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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