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국아, 우리 다 1등이야” 꼴찌 없는 감동 달리기 
- “우리 같이 팀 하자” 왕따 소녀를 울린 한 마디 
- “깍두기니까 못해도 괜찮아” 사라진 깍두기를 찾습니다 

▲[톡톡 매거진] '세모네모 생각상자'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빨리,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만이 최고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는 메시지인데요. 

혹시 여러분은 뒤처진 누군가와 함께 가기 위해 손을 내밀어본 적이 있나요? 오늘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배려에 관한 두 편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소외(疏外) | 어떤 무리에서 기피하여 따돌리거나 멀리함 

“기국아, 우리 다 1등이야” 꼴찌 없는 감동 달리기 

*2014년 마산 야구장에서 시구를 한 '꼴찌 없는 달리기'의 주인공 학생들 

그날은 초등학교 5년 내내 운동회에서 꼴찌를 도맡았던 6학년 기국이의 마지막 운동회 날이었습니다. 연골 무형성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기국이는 키가 잘 자라지 않아 친구들보다 훨씬 작고 통통한 편이었어요. 속도가 생명인 달리기 시합에서 이번에도 꼴찌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 보였죠. 

탕! 하는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되고 다섯 명의 친구들은 온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어요. 기국이는 마지막 운동회에서는 다른 결과를 내보려 애를 썼지만 역부족이었고, 친구들과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습니다. 이제 기국이는 완주만을 목표로 힘겨운 걸음을 내딛고 있었죠.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앞서 달리던 나머지 친구들이 약속이나 한 듯 갑자기 멈춰 선 거예요. 영문을 모른 채 달려온 기국이를 기다리던 친구들은 기국이의 손을 잡고 속도를 맞춰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어요. 

6년 내내 최선을 다했지만 늘 꼴찌였던 기국이를 위해 친구들이 준비한 깜짝 선물이었던 거예요. 공동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기국이는 감격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고, 친구들은 모두의 손등에 찍힌 1등 도장을 보여주면서 “기국아, 우리 다 1등이야”라며 울고 있는 기국이를 토닥였답니다. 

학교 가는 게 무서워 눈물 흘린 적도 많았던 기국이의 삶에는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며 당당하게 살겠다고 마음먹은 거예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기국이는 여섯 가지의 버킷리스트를 세웠어요. 

이미 첫 번째인 운전면허 따기에 성공했습니다. 영어회화 배우기, 유튜브 채널 운영하기 등 남은 다섯 가지도 이뤄갈 계획인데요. 자신의 손을 잡아준 친구들처럼 기국이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하려 자신만의 달리기를 시작한 셈입니다. 

연골 무형성증(軟骨 無形成症) | 뼈의 성장에 유전적으로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 
버킷 리스트(bucket list) |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 


“우리 같이 팀 하자” 왕따 소녀를 울린 한 마디 
요즘 시청자들 사이에서 ‘여자 축구의 진수를 만났다’라는 호평을 받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 바로 그것인데요.

여성 출연자들이 6개 팀 소속 선수가 돼 선의의 경쟁을 하는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축구와 승부에 대한 열정이 매 경기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그중 외국인 선수팀 ‘FC 월드 클라쓰’의 후지모토 사오리 씨는 축구를 배워본 적도 없고 단신이지만 빠른 스피드와 집중력을 보여주며 큰 주목을 받았어요. 

실력 향상을 위해 매일 2~6시간씩의 훈련을 하는 그에게 축구는 ‘팀플레이’라는 점에서 유독 특별하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가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사오리 씨는 학창 시절의 아픈 기억을 털어놓았는데요. 그는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해요. 따돌림을 시키는 친구들은 사오리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수업 시간에 봐야 할 교과서를 숨기고, 사오리의 신발을 내다 버리며 그를 괴롭혔습니다. 

어떤 날은 아예 책상을 치워버려 졸지에 자리 없는 신세가 되기도 했죠. 괴로움을 터놓을 친구 한 명 없이 힘들어하던 그는 전학을 고민하며 절망하고 있었어요. 

바로 그때, 기적처럼 학교 소프트볼 팀 친구들이 “팀에 들어와 함께하자”라며 사오리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소프트볼 경험도 전혀 없고, 팀원들보다 키도 한참 작았던 그에게 실력을 기대한 건 아니었어요. 

그저 외로움의 낭떠러지에 서있던 사오리와 함께하려 했던 거예요. 유니폼을 입고 팀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 속 사오리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팀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고, 노력한 만큼 발전을 이루는 현재의 사오리 씨 또한 그렇겠죠? 

팀플레이(team play) | 팀의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조직적으로 협력하는 일 
소프트볼(softball) | 야구와 거의 비슷한 규칙을 가지고 있는 운동 경기. 야구공보다 조금 큰 공을 사용한다 


“깍두기니까 못해도 괜찮아” 사라진 깍두기를 찾습니다 
친구들은 두 이야기를 읽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힘든 상황에 처해있거나 나보다 약한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말이에요. 사실 과거에는 아이들이 함께하는 놀이 속에 ‘깍두기 문화’라는 것이 있었어요. 

게임을 위해 편을 나눌 때 홀수여서 편이 안 맞으면 보통 몸이 약하거나 나이가 어려 게임을 잘 못하는 친구들은 어느 편에도 속하지 못하고 남았는데요. 아이들은 그런 친구를 ‘깍두기’로 정하고, 자기가 가고 싶은 편으로 자유롭게 보냈습니다. 

깍두기는 규칙을 잘 이해하지 못해 실수를 하거나 게임을 잘 못해도 다른 친구들이 ‘넌 깍두기니까 괜찮아.’라며 비난하지 않았어요. 놀이에 적응하기 어려운 약자를 배려하는 건강하고 멋진 문화였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 깍두기 문화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는데요. 함께 모여 노는 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이유도 있지만, 나보다 약한 사람을 밟고 일어서 내 위치를 좋게 만드는 것이 당연해져 버려서는 아닐까요? 약자가 깍두기가 아닌 왕따가 되곤 하는 요즘, 사라진 건 깍두기가 아니라 차별 없이 모두 함께 어울리려는 정신일지도 모릅니다.  

한 사단법인은 학교폭력과 왕따를 줄이기 위해 깍두기 문화를 되살리자는 취지로 ‘왕따 말고 깍두기’라는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했는데 요. 소외된 사람과 약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함께 가겠다는 정겨운 마음이 당연한 것이 되어가기를 바라봅니다. 

취지(趣旨) | 어떤 일에 대한 기본적인 목적이나 의도 
사단법인(社團法人) | 법률적인 권리와 의무를 인정받은, 일정한 목적을 위해 결합한 사람들의 단체 

이 기사는 [톡톡 매거진] '세모네모 생각상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 '톡톡'은 초중등 교과과정 연계 콘텐츠를 분야별로 다양하게 담았어요    
★ '톡톡'은 문해력, 글쓰기 능력, 논술 역량을 키워줘요     
★ '톡톡'은 사고력, 창의력,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줘요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204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해력·논술·수행평가 한 권으로 끝내자" 톡톡 매거진 정기구독 신청 클릭!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