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대학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학과가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진로, 혹은 꿈과 연관돼 있지 않다고 여기면 이 모든 학과에 관심을 갖기 어렵다. 그러나 4차 산업형명시대는 융복합의 시대로, 여러 학문 분야가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여러분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다른 어떤 분야와 융합되거나 협업하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때 여러 학과에 대한 정보를 알아 두면, 여러분이 앞으로 가질 진로, 직업, 하게 될 일 등에 대한 시각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직접 전공을 하며 배우고 있는 새내기 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전공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생명과학부 (2016 김◆◆) 

Q. 생명과학부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 계기가 무엇인가요?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아직 완치법이 개발되지 않은 질병이 있어요. 전 이 질병의 원인을 찾아서 완치법을 개발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지니고 생명과학부 진학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Q.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이름이 생소한데 이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세포에 이상이 발생해서 자기 몸의 장기나 조직을 공격하는 질환을 말합니다.  
 
자가면역질환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크론병 등이 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질환이고 크론병은 자가면역에 의해 소화장기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장염에 걸린다고 하는 상태가 계속 지속해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고 장염에 걸린 듯한 고역을 계속해서 겪게 되는 것입니다.  
  
그밖에도 다양한 질환이 있고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병의 원인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Q. 특이한 병인 것 같은데 이 질병을 치료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사실 제가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어서 많은 고생을 했기 때문에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비롯된 꿈입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역할은 보통 의사가 한다고 생각해서 의예과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치료법’이 목표였기에 생명과학부로 진학하게 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의사라는 직업을 떠올려 보면 항상 바쁘게 환자들을 대하고 있는 모습일 것이라 생각했고, 환자를 대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까지 6년 이상에 걸쳐 배우는 커리큘럼을 보면서 선택을 바꾸게 됐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분야만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분야를 빨리 택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대에서 제 꿈을 실현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치료법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생명과학부에서 깊이 있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공부를 시작한 것이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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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었다면 고등학교 시절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거 같아요 
사실 고등학교 때 자가면역질환을 진단받고 난 후 학교 수업시간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절망을 많이 했습니다. 평생 약과 주사를 달고 살아야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제가 절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게 느껴져서 본인의 고난을 이겨내면서 꿈까지 이루는 사람이 되고자 다짐하게 됐습니다. 오히려 진단을 받기 전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됐습니다. 구체적인 공부법으로는 내신관리를 철저히 했는데, 계획을 정말 잘 짰던 것 같습니다. 
 
내신 일정이 나오면 적어도 한 달 전부터 대비를 시작해서 시험보기 전까지 반복해서 준비했습니다. 목표가 생기니까 포기하고 싶은 적이 없었어요. 아픈 상황에서 불안한 마음에 더 악착같이 했고 그날그날 분량을 정해서 목표치 이상을 달성할 때까지 공부를 했습니다. 하루 동안 문제집 한 권을 다 풀기도 했습니다.
 
하루하루를 제대로 보냈다는 느낌이 들 때서야 잠이 왔던 것 같아요. 하루하루 충실히 마치 ‘하루살이’처럼 살았던 것 같습니다. 

 
Q. 정말 고등학교 생활을 열심히 했네요.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공부해서 서울대에 온 기분이 어땠나요? 

좋죠. (웃음) 입학 전에는 서울대에 오면 세상에 무서울 게 없을 것 같았고, 사회 진출에 걱정도 없을 것 같았고, 굉장히 공부만 할 것 같고, 괴수들의 모임 같고…  
 
그러나 실제로 와보니까 서울대생들도 대부분 같은 또래 청년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서울대라는 타이틀이 자부심을 줄 수는 있겠지만 타이틀만 가지고는 모든 게 해결되지 않아요. 그래서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요.  
 
 
Q. 대학에 와서 많은 것을 느꼈나 봐요. 공부에 대한 생각도 바뀌셨다고 들었는데요?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등학교 때까진 사실 잘 몰랐습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법 개발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써 그냥 개념을 받아들이고 원리를 적용해서 시험 시간에 쏟아내는 것뿐이었죠.
 
대학에 입학하고 보니까 주변에 정말 학문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이 있고 저도 그 길을 따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어느 순간 대학 입학만을 위한 수단으로 했던 공부가 아닌 혼자만의 공부를 하게 됐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화학 수업에서 다뤘던 내용이 재미있었어요. 
 
 
Q. 공부에 뜻이 깊은 것 같은데 그 외에 관심사는 없었나요?

자가면역질환을 앓다보니 잘 먹지 못했는데 ‘먹방’을 하는 BJ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집에 강아지도 키웠어요. 강아지 키우니까 좋더라고요.

음, 그리고 가끔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땐 노인정에도 많이 갔었습니다. 할머니들이랑 콩국수를 만들어 먹으면 기분이 좋거든요. (웃음) 노인정에 가면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것도 즐거웠고 봉사하는 친구들이랑 함께 어울리는 것도 즐거웠던 것 같아요.

사실 하루하루 열심히 살려고 하다 보면 좀 지치기도 하는데 동네 어르신 분들과 체조도 하고 윷놀이도 함께 하면서 쉬는 기분이었고 즐거웠습니다. ‘힐링’이 되는 기분! 또 책도 많이 읽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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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도 독서를 열심히 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책을 읽어 봤나요?
고등학교 때는 자가면역질환 연구분야와 관련된 부분이 많이 궁금했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도서를 읽었어요. 또 질병과 치료에 관련된 꿈을 좇다보면 생명윤리문제를 마주할 텐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정의란 무엇인가>,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등을 읽었습니다.
 
면역학에도 관심이 많아 간행본들도 여러 권 찾아 읽었습니다. 소설도 즐겨 읽었는데 무언가 정보가 필요해서라기 보단 재미로 읽었습니다. 독서를 통해 배움을 얻기도 하고 재미를 느낄 수도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삶에 도움이 된다고 느꼈던 건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동안 내 위주로만 인간관계를 유지했는데 역지사지의 능력을 갖게 됐고, 이후 인간관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았거든요. 입학하고 나서는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란 책을 읽었는데 대학생활에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서울대만 가면 일이 술술 풀리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막상 현실적인 부분, 예를 들어 대학생활에 필요한 경제적인 문제나 취업 문제 등이 눈앞에 놓여 있다는 것을 확인하니 책을 읽으면서 불안을 해소할 순 없을지라도 원인을 알게 되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어떤 분야와 종류든지 책을 많이 읽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 우선 책마다 서로 다른 장점이 있잖아요. 과학은 궁금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 주고 소설은 퍽퍽한 삶 속에서 재미를 가져다 주고요. 자기계발서는 효율적인 삶을 지향하는 길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인문학 분야 도서들은 인간의 삶 자체를 다루다 보니 제 모습 자체에 관심을 많이 갖게 해주더군요. 일례로 전 과거에 다혈질이었는데 독서를 통해 저를 되돌아보게 됐고 결과적으로 많이 유해진 것 같아요. 사람을 대하는 자세도 변하게 됐으니까요. 모든 책은 장점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Q. 독서 외에 현재 즐기고 있는 것이 있다면요? 

항상 밴드를 한번쯤 해보고 싶어 했는데 보컬로 선발되어 공연을 두 번 정도 했습니다. 좋은 점은 동아리원들 사이에 결속력을 느낄 수 있고 연습하는 게 힘들어도 공연에 나서면 무대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또 학술동아리(생물학)도 하는데 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정말 생물학에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새로운 지식도 배워가고 발표의 기술도 배우고 같이 어울리면서 닮아가는 좋은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또 대학교 주관으로 열리는 다양한 강연이 있는데 괜찮은 내용이 많아서 많이 찾아다녔습니다. 1년 동안 이것저것 열심히 참여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 재밌어요. 저의 대학생활은 “탐험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웃음) 
 
 
Q.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건 제가 정말 경험한 것인데 자기최면을 걸어야 돼요.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의 성취 목표를 꾸준히 상기해야 합니다. 무슨 소용인가 싶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하면 자신감이 생길 뿐만 아니라 공부할 맛도 나거든요.  
 
저도 대학에 합격하는 상상을 하면서 기쁨을 느낌과 동시에 더 열심히 생활하게 됐어요. 대학 입학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건 생각과 태도의 차이가 마침내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사실 그냥 열심히 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공부도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실력을 갖추게 되면 자신감이 생길 테니까요. 
 
또 면접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손한 태도와 자신감이고 논리적 사고의 과정을 잘 드러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면접실에 들어가기 전에 제시문을 통해 미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데 완벽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어요. 전부 열다섯 개의 질문 정도가 주어졌던 것 같은데 자신 있던 것은 2, 3개 정도? 당시에 정말 큰일 났다고 생각했죠.
 
면접관인 교수님들 앞에서 제대로 못 푼 질문을 만났을 때 “교수님 제가 정확히 알지 못해서 이 정도밖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했더니 교수님께서 약간의 힌트를 주시더라고요.  
 
그때 무언가 불쑥 떠오르는 것들이 있어서 쭉쭉 같이 풀었어요. 모르는 문제가 있다고 해서 너무 걱정하기보단 교수님과 상호작용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않을까 싶어요. ‘멘붕’하지 말아주세요. 

*출처=서울대 아로리 ‘2018 파릇파릇 서울대’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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