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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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 (고경욱, 김민성, 김승연, 이용진 학생과 김용창 교수)

알고 보면 구석구석 안 쓰이는 데가 없는, 약방의 감초 같은 지리학! 한 번 제대로 알아볼까요?


Q. 지리학은 어떻게 생겨난 건가요?

지리학은 기본적으로 지역을 답사해서 그 지역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유럽 귀족들이 아이를 낳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서 아이들을 다른 나라, 다른 지역으로 보내 견문을 넓히게 한 것이 시작이었죠. 귀족 학문, 신사의 학문이었던 셈입니다.


Q. 생각보다 역사가 깊군요! 신사의 학문, 지리학! 지리학은 오늘날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오늘날은 자기 방 안에서만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예를 들어서, 금융이 세계화되면서 이자율 주권 상실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결정하려고 해도 외국 투기 펀드의 영향 때문에 마음대로 이자율을 결정할 수 없게 되죠. 즉, 오늘날은 모든 것이 밀접하게 연관되는 시대인 거예요.

안팎의 사정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외부의 세계를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장에 가보는 것입니다. 세계화가 가속될수록 각 지역에 대한 지식은 더욱 많이 필요하고 이런 지식을 많이 쌓은 사람들이 국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됩니다.

지리학의 가장 큰 특징은 발로 뛰면서 공부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문들이 책상 앞과 펜대를 굴리는데 많은 시간을 사용해야 하지만 지리학은 현장 답사 위주에요. 그래서 요즘 세대의 사람들에게 잘 맞지 않을까요? (웃음)


Q.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를 자랑해주세요!

우선 지리학과는 희소성이 있습니다. 지리교육과는 많지만 지리학과는 전국에 7군데밖에 없거든요. 소규모 학과라도 많이 친해지기 힘들 수 있는데, 매 학기마다 학생들과 교수들이 함께 지역답사를 떠나기 때문에 학부생들, 대학원생들, 교수님들이 서로 친해질 수 있어요. 답사도 같이 가도 팀플도 많기 때문에 CC가 되는 친구들도 꽤 있고… 로맨틱함이 있는 학과랄까요? 하하하.

우리 학과는 서울대학교 인문사회계열 BK플러스 사업에 선정되었어요. 이 사업은 국가에서 특정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장학제도입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 학생들에게 지원금이 나오거든요. 전공 공부만 열심히 하면 나라에서 든든한 지원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는 거죠. 그러므로 열심히 공부해야 겠지요?

국내와 해외로 답사도 많이 갑니다. 학교의 재정지원을 받아가며 제주도는 물론이고, 해외로도 자주 나갑니다. 대마도, 교토, 후쿠오카, 백두산, 몽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피나튜보 화산 등등 세기 힘들 정도로 많이 가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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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제가 고등학교 때 지리학과를 나오면 지리 선생님밖에 할 일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혹시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웃음) 해명을 부탁드릴게요! 지리학과를 나오면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다른 학과랑 비슷해요. 일단 사회과학 분야의 특성상 학부 수준만으로는 전공을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취업을 하거나 대학원을 많이 가는 편입니다.

취업은 건축회사, 석유회사 같은 데를 가기도 하고, 어느 회사나 지리학 전공자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매우 다양한 분야로 취업하는 편입니다. 대학원을 나와서 연구원이나 교수를 하기도 하고요. 당장 생각나는 관련 기관은 토지주택공사,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국토연구원, 지리정보원, KDI 경제지리연구원 정도가 지금 떠오르네요.

1960~70년대에 우리나라가 한창 개발 중일 때는 지리학과 출신의 감정평가사들이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해요. 토지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해야 했으니까요. 아마 남북이 통일되면 지리학과 출신들은 레드 카펫을 밟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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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리학을 배우면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군요. 지리학도가 갖춰야 할 덕목이나 가치관은 무엇이 있을까요?

독단이나 아집을 경계해야 해요.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를 존중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내가 겪은 문화가 더 우월하다거나 더 발달해 있다’라는 섣부른 생각은 금해야 합니다.

또, 처음 접하는 낯선 것들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는 태도도 필요해요. 미지의 땅, 문화에 대해 두려워하면 지리학을 전공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그 나라 사람들이 귀하다고 생각하는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냄새가 나고 맛이 없다고 안 먹으면 곤란하겠죠. 낯선 사람들과도 잘 이야기해야 하고요. 능구렁이 기질이 필요하달까요? 이런 기질은 지리학을 잘 하려면 사회생활도 잘 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대신하고 싶군요.

지리학은 통시적, 공시적 연구를 같이 해요. 조선 시대 한양의 주거는 어땠고, 교통은 어땠는데 오늘날 서울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생활하는가라는 과거와 현재의 비교연구는 물론 미래의 시간과 공간도 연구 범위에 속합니다.

인간이라면 자기가 살고 싶은 유토피아 공간이 있는데 그것을 지리학에서 연구하는 거죠. 사람이 살만한 공간을 만드는,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만화, 영화, 게임 같은 데에서 그려지는 미래 도시를 설계하는 데 지리학적 지식이 많이 동원됩니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은 어떻게 기르냐고요? 모든 지식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어요. 과거의 지식에 보태 가는 겁니다. 이 시대를 잘 살고 과거 지식을 잘 흡수하면서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죠.

다른 여러 지역을 다니다보면 똑같은 현상을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리학도들은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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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많은 고등학생들이 지리학과를 지망하고 있을 텐데, 이런 학생들이 갖춰야할 학업 능력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릴게요.

세계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 사용 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해요. 현지인들과 소통할 정도는 되어야죠. 물론 지리학에는 많은 세부 전공이 있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따라서 필요한 능력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학적 능력도 필요하고 공간을 역사적으로 연구하고 싶다면 한문도 잘 알아야겠죠. 지리학에서는 주어진 것을 지도로 시각화를 많이 하는데, 이 작업을 컴퓨터로 하기 때문에 컴퓨터를 잘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면 좋겠지만, 한 분야에라도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면 지리학과에 올 수 있어요. MIT 경제학 박사이자 경제지리학 최고 권위자 폴 크루그먼이 2008년에 받은 노벨 경제학상 또한 ‘지리학적 사고’ 덕분이었죠.

지리학은 종합적 학문이기 때문에 모든 학문 분야와 관련 있어요. 소질을 모르겠으면 일단 지리학과에 와서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Q. 서울대학교를 지리적으로 감정해 본다면요?(학생들에게 질문)

어려운데요. (웃음) 일단 관악산 쪽으로 학교가 온 게 정책적인 거죠. 대학로 쪽에 단과대들이 흩어져있었는데 관악구 쪽을 개발시키기 위해서 이리 오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 환경은 좋지만, 접근성이 나쁜 편이에요. 일일호프를 해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까지 오는데 번거로움이 있어서 신촌에서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캠퍼스가 넓은 점, 분위기가 삭막하지 않다는 건 좋아요.

매일매일 관악산을 자연스럽게 등반하는 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웃음) 학교가 난개발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남학생들이 군대에 갔다 오면 캠퍼스에 못 보던 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서있는 걸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죠. 조화를 이루며 건물을 짓는다면 좋겠네요.

캠퍼스는 꽤나 넓은데 각 건물마다 접근성은 별로인 것 같아요. 관악구에 학교가 있는 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어요. 녹두거리의 착한 물가는 정말 좋지만 걸어서 등교하기는 참 힘들어요.

■ 전국 지리학과 개설 대학 
건국대학교, 경북대학교, 경희대학교, 공주대학교, 상명대학교, 서울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전남대학교

 

 

*출처=서울대 아로리 ‘2018 전공 돋보기’, 커리어넷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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