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보다 빠른 가상입자 ‘타키온’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 발견? 실험 오류로 밝혀져…  
-타키온으로 시간여행, 현재로썬 불가능  
-해결되지 않은 가장 큰 문제 ‘타임 패러독스’  

▲[나침반36.5] 'Sci&Tech'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나침반36.5] 'Sci&Tech'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누구나 한 번 쯤은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적이 있다. 시험을 망쳤거나 지각을 했을 때처럼 과거에 후회됐던 일을 바로잡거나, 미래로 가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싶은 경우 말이다.   

물리학자들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운동하는 ‘타키온’이 발견되면 시간여행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과연 그 말은 사실일까?  

빛보다 빠른 가상입자 ‘타키온’  
빛은 물체를 이루는 아주 작은 물질인 입자(알갱이)성, 공간에 퍼지는 움직임인 파동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빛은 1초에 약 30만㎞를 날아갈 수 있는데, 이 속도라면 지구를 1초에 7바퀴 반이나 돌 수 있다. 현재는 1905년 발표된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다’라고 밝혀져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많은 물리학자들은 ‘빛보다 빠른 입자’를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만약 빛보다 빠른 입자가 존재한다면 과거나 미래로 정보를 보낼 수 있게 된다. 시간여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빛보다 빠른 현상이 존재한다는 소식이 하나 둘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에 과학자들은 광속보다 빠른 입자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했다. 그리고 이 입자를 ‘빠르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타키(ταχύ)에서 따온 ‘타키온(Tachyon)’이라고 이름 지은 후 ‘빛보다 빠르게 운동하는 성질을 가졌다’라고 정의해두었다.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 발견? 실험 오류로 밝혀져…  
그런데 지난 2011년 9월 23일(현지시각), 전 세계 과학계를 충격에 빠뜨린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세른(CERN)에서 중성미자 추적팀 오페라(OPERA)가 ‘중성미자가 빛보다 빠른 속도를 가졌다’라는 증거를 발표한 것이다.   

이들은 스위스 제네바 근처에 있는 연구소 터널에서 730㎞ 떨어진 이탈리아 그란사소 지역까지 중성미자를 쏘아 속도를 측정한 결과, 빛보다 10억분의 60초(60나노초)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빛의 속도는 정확히 1초에 2억 9,979만 ‘2,458m’를 날아가는데, 이 중성미자는 1초에 2억 9,979만 ‘8,454m’를 날아간 것이다.  

속도 측정은 3년 간 약 1만 5,000번이나 이뤄졌기 때문에 연구팀조차 이러한 결과에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만약 이 물질이 정말 빛보다 빠른 것이라면,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다’는 전제는 틀린 것이 되고, 현대 물리학은 잘못된 가설 위에 세워져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 물리학자들은 실험 결과에 거세게 반발했다. 그리고 오류를 찾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오페라 연구팀은 실험 오류 가능성을 반박하기 위해 실험을 지속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2년 2월 자신들의 실험 장치의 오류 가능성을 찾아낸다. 케이블과 검출기의 컴퓨터가 느슨하게 연결되면서, 이동하는 중성미자의 위치와 시간을 재는 GPS 광신호가 수십 나노초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장비의 오류를 고치고 다시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나 중성미자는 빛보다 빨리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타키온의 발견은 실험 과정의 오류였던 것으로 판명됐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발견은 2012년 6월 8일 정식 철회됐다.   

타키온으로 시간여행, 현재로썬 불가능  
타키온은 결국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면 만약 이 타키온이 존재한다면 시간여행이 정말 가능해지는 걸까? 안타깝지만 답은 ‘NO.’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거나, 과거의 사건을 관찰하는 것 등의 행위는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그러나 실현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물체의 속도만 빛보다 빠르다고 해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미래로 여행을 하고 싶다면 상대성이론의 ‘시간지연효과’를 이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로켓이 지구를 출발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가 몇 백 광년 떨어진 머나먼 별에 갔다 오면 된다. 빠른 속도의 로켓을 타고 날아가는 시간이 몇 년에서 몇 십 년 정도 지났다고 가정했을 때, 지구는 이미 몇 백, 몇 천 년이 지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를 견딜만한 로켓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다는 것. 에너지 저장 탱크와 엔진이 녹지 않게 냉각하는 기술, 우주선에 부딪히는 성간 물질로부터 우주선을 보호하는 기술 같은 것들 말이다. 또한 광속보다 빠른 타키온을 발견했다고 해도 우주선이나 타임머신 자체가 물체이기 때문에 빛보다 빠른 것을 만들어낼 수 없다….  

그렇다면 과거로 가는 여행은 어떨까? 어떤 물체가 빛의 속도보다 빨라지면 이러한 속도를 내는 물체는 질량과 길이, 시간의 흐름이 ‘허수’가 된다. 그런데 사람이 탑승할 정도의 큰 물체가 시간 뿐 아니라 질량과 길이가 허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 된다. 만약 내부를 통해 다른 시공간으로 연결되는 ‘웜홀’을 활용한다면 이론적으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웜홀의 존재 여부도 확실치 않고 존재한다 한들 웜홀의 그 엄청난 중력 인간을 태운 기계나 기계 내부의 인간이 버텨야 되는 어려움이 있다. 이 외에도 여러 방법들이 있지만 모두 한계점들이 있다.  

해결되지 않은 가장 큰 문제 ‘타임 패러독스’  
온갖 방해요인을 다 제거하고 겨우 과거로 간다고 해도 가장 큰 문제가 하나 남아있다. 바로 ‘인과율’에 의해 수많은 역설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할아버지의 역설’이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자신의 할아버지를 죽인다면 아버지와 자신은 태어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할아버지든 아버지든 어머니든, 지금 자신 존재에 필수 불가결한 과거의 어떤 요소를 스스로 제거해 버리는 경우는 모두 이 역설에 해당된다. 또 과거로 돌아가 일주일 전의 자기 자신에게 ‘너 일주일 뒤에 시험 망치니까 공부 열심히 해야 해!’라고 말하는 상황도 역설이다.   

과거의 나에게 시험을 잘 보라고 조언하는 행동은 미래에 ‘시험을 망쳤다’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다. 때문에 반드시 시험을 망치게 된다…   

따라서 시험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그냥 지금 현재, 열심히 공부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래도 너무 실망하지 마라. 아직 우리는 온 우주를 다 알지 못하며 극히 일부만 들여다보고 있는 상태이다. 과학은 늘 열려있기에, 언젠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이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허수(虛數) | 제곱해 음수가 되는 수. 실수로는 나타낼 수 없는 이차 방정식의 근을 나타내기 위해 수의 개념을 확장해 도입한 것으로, 이들의 사칙 연산은 실수의 경우와 같이 정의한다. 
웜홀(Wormhole) | 우주에서 먼 거리를 가로질러 지름길로 여행할 수 있다고 하는 가설적 통로.
인과율(因果律) | 일반적으로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를 뜻함. 물리학에서는 원인이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먼저 일어나야 한다는 조건을 의미한다. 어떤 물리학 이론이나 현상에서도 깨지지 않고 만족돼야 하는 원칙으로 간주된다.
불가결(不可缺) | 없어서는 아니 됨.
역설(逆說) | 일반적으로는 모순을 야기하지 아니하나 특정한 경우에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는 논증. 패러독스. 

-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Sci&Tech]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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