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대학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학과가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진로, 혹은 꿈과 연관돼 있지 않다고 여기면 이 모든 학과에 관심을 갖기 어렵다. 그러나 4차 산업형명시대는 융복합의 시대로, 여러 학문 분야가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여러분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다른 어떤 분야와 융합되거나 협업하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때 여러 학과에 대한 정보를 알아 두면, 여러분이 앞으로 가질 진로, 직업, 하게 될 일 등에 대한 시각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직접 전공을 하며 배우고 있는 새내기 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전공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서어서문학과 (2013 최◇◇)

Q. 지난 한 학기 동안 했던 활동이나 일 중에 가장 행복했거나 뿌듯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난 학기에는 동아리를 안 했어요. 새내기 때는 놀라고 하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살았어요. 그래도 공부는 하면서 다른 학교 축제도 많이 놀러 다니고요. 그렇게 지내다가 여름방학 때 서어서문학과에서 주최하는 외국어 연극제에 여름방학 시간을 다 투자했었어요.

스페인어를 잘 못하지만 이 연극을 통해서 스페인어도 늘었죠. 연극 하는 게 쉬운 경험은 아니잖아요. 역할은 조연이었지만 그때 연극을 했던 게 가장 뿌듯했었던 것 같아요.


Q. 대학 와서 무엇이 가장 좋은가요?
저희 학과의 특성인 것 같은데, 인문대는 특히 다양한 다른 과목들을 다 들을 수가 있어요. 종합대학으로서의 대학을 느낄 수 있는 게 좋아요. 제가 과학, 예술도 좋아해서 이와 관련된 수업을 다양하게 많이 들었어요. 문과 친구들은 ‘이과 핵교(이과 핵심교양)’를 듣는 걸 되게 싫어하는 데 저는 정말 재미있게 들었거든요.

또 유명하신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런 대단하신 분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수업시간에 소통하고 질문하는 것이 아직까지도 실감이 잘 안 나요. 무척 신기해요.


Q. 대학 공부는 힘들지 않아요?
지금은 하고 싶은 것을 해서 재미있어요. 1학년 때는 전공탐색 과목만 듣고 나머지는 원하는 과목으로 채워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힘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외고를 나온 친구들에 비해 스페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다 공부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대학에 와서 보니까 학점과 대학 오기 전까지 한 것이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원래 잘했던 친구도 대학 와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 과목의 성적을 잘 받을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그러지는 않고, 오히려 전공을 잘 골랐다고 생각하고 만족하고 있어요.


Q. 새내기로서의 가장 큰 특권은 뭐라고 생각해요?
어디가도 새내기라고 환영받잖아요. 또 하고 싶은걸 다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또 교수님들도 새내기라고 감안해주시는 부분도 많고요. 선배들도 새내기라고 잘 챙겨주고, 여러 모로 좋은 면이 많다고 생각해요.
 

중앙대학교 입학처
중앙대학교 입학처

Q. 이번 학기에 특별하게 하는 활동이 있어요?
골뱅이라는 동아리를 하고 있어요. 장애아동 자원봉사 동아리인데요. 그 친구들과 서로 놀아주는 것이 주로 하는 일이에요. 매주 토요일에 활동을 하고, 주중 회의도 많아서 그렇게 여유로운 동아리는 아니지만 사람들도 착하고, 친하고, 애들도 귀엽고 그래서 요즘은 토요일이 기다려져요.

제 담당 어린이가 말을 잘 안하는 편인데, 그래도 계속 말을 걸다 보면 어떤 때는 반응이 오는데 그럴 때마다 뿌듯함을 느껴요.


Q. 듣기로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학원에 갈 돈을 저축해서 해외여행을 다녔다는데, 사실이에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매일 단어 50개씩 외우게 하고, 11시까지 남아서 자습도 시키는 그런 소위 빡쎈 학원에 다니게 됐는데요. 저는 그렇게 강제적으로 공부하는 게 싫더라고요.

또 초등학교 4학년 때 캐나다에 있는 이모댁을 잠시 다녀왔는데 그 때 해외여행이 생각보다 별것 아니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어머니께 학원비가 40만원인데 세 달만 모으면 가까운 나라는 다 갈 수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그러면 네 계좌를 만들어 줄 테니까 그렇게 하라고 하시고 학원비를 제 계좌로 넣어주셨어요. 그걸 6학년 때 제안하게 된 거죠.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부모님께서 오빠한테도 그랬듯이 억압하는 분들이 아니라 자유롭게 해주시는 편이라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Q. 그 과정에서 어떤 점을 배웠는지, 또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말씀해주세요!  
처음으로 스스로 제대로 주도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초등학생이었지만 제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큰 부분을 먼저 설계했다는 자부심을 느꼈어요.

또 여행을 자주 다니는 것 자체가 평소에 접하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접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았어요. 전혀 모르는 외국어를 쓰는 나라도 두려워하지 않게 됐고, 언어가 달라도 소통할 수 있는 법도 배울 수 있었어요.


Q. 가장 기억에 남거나 소개해 주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중학교 때는 패키지 위주로 여행을 갔는데, 일본은 자유여행으로 갔었어요. 자유여행으로 다니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고, 또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서어서문학을 전공하기로 해 바로 스페인으로 여행을 갔어요.

그 때 스페인의 남부지방에 갔었는데, 한가롭게 공원에서 누워있으면서 이것이 대학생이구나라는 기분도 만끽하고 즐거웠어요. 그 여유로움과 자유를 느꼈던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Q. 서어서문학과에 지원하기까지 어떤 준비를 했나요?  
저는 입시에 크게 관심이 없는 학생이었어요. 자기소개서에 썼던 활동들을 보면, ‘독후감대회가 있네. 아! 재밌겠다’해서 참여하고 그런 식으로 했던 활동이 많거든요.

또 집근처에 도서관이 있었는데 그 곳에 공부를 하러 다녔는데, 공부하다가 집중이 안 되면 책을 읽었어요. 그렇게 읽었던 책이 소위 독서활동 스펙으로 본의 아니게 준비가 됐죠.

처음에 그냥 좋아서 시작했던 토론대회나, 글쓰기들을 많이 했던 것들이 모인 결과 인문대에 잘 맞는 경험으로 쌓이게 된 거지, 처음부터 무엇인가 보여지기 위해 생각하고 했던 활동들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Q. 서어서문학과 수업을 들으면서 고등학교 때 생각했던 것과 어떻게 다른 것 같아요?
생각했던 것보다 남미가 훨씬 크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스페인어권 문화의 이해와 같은 교양과목에서 가볍게 다루는 것과는 다르게, 스페인의 문화, 언어 등 훨씬 더 본질적인 것을 교수님들께서 다루세요. 깊이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해요.

또 발표와 질의응답이 주를 이루는 수업방식인데 그런 게 재미있어요. 싫어하는 친구도 있지만, 제 경우에도 발표 준비할 때는 난감하지만 막상하고 나면 강의를 주입식으로 듣는 것보다는 더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진짜 대학 공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요즘 수업을 들으면서 스페인어권 문화 연구의 가치가 꽤 많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Q. 고등학교 때 내신 관리는 어떻게 했어요? 수험생 후배들을 위해서 알려줄 수 있나요?  
힘들었던 것은 제가 여학교를 다녔는데 일반고 중에서도 공부를 좀 열심히 하는 학교였거든요. 내신관리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럴 때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만 집중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공부방법이 매일 달랐어요. 매일 공부할 때 마다 하고 싶은 공부 방법으로 공부를 했어요. 문제를 풀고 싶은 날이면 100개씩 문제를 풀기도 하고, 정리를 하고 싶으면 한 장에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저는 한눈에 들어오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방대한 내용도 써내려가다 보면 연상되는 내용으로 가지가 쳐지거든요. 그렇게 한 장에 정리되고 나서 보면 방대한 내용도 별거 없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탐공부나 내신공부 할 때 특히 많이 도움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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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진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봤어요?  
처음에는 국제대학원에 진학해서 국제기구와 관련한 일을 하고 싶었는데, 요즘은 문화 콘텐츠 분야 쪽으로 관심이 생겼어요.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오빠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사실 인문대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진로가 많아요. 얼마 전에 동문회에도 갔었는데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증권가에 계시는 분도 계셨고, 언론에 종사하시는 분도 계셨고 정말 길이 많았어요.

아직 1학년이라서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하고 싶은 건 많아요. 앞으로 노력해서 현재 부족한 전문성도 살리고 난 뒤 진로를 택하고 싶어요.


Q. 인문대는 전망이 없다는 그런 얘기도 있잖아요, 어떻게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어요. 선생님도 정치외교학과를 권유하셨거든요. 하지만 어문계열의 경우는 언어 하나를 가지고 있다는 메리트도 있고, 인문대만큼 다양한 수업을 듣는 곳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좋다고 생각해요.

기업에서도 일부러 인문대 학생을 뽑기도 한다고 들었어요. 경영을 전공하는 학생을 뽑아서 그런 문화나 언어를 가르치는 것보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알고 있는 인문대 학생을 뽑아서 경영 같은 걸 가르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대요.


Q. 대학 오기 전에는 수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오다가, 대학에 와서는 그게 사라지면서 방향성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도 좀 그런 편이었고요. ◇◇ 학생은 그러지 않았나요?  
저는 모의고사 공부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어요. 목표가 대학도 수능도 아니었어요. 어떤 일이건 그때그때 주어진 걸 재밌게 그리고 열심히 하는 것 자체가 목표였거든요. 그러니까 대학에 와보니 열심히 할 거리가 더 많이 생기게 된 거잖아요. 친구들과도 친해져야하고, 동아리도 하고, 꼭 학점 때문은 아니지만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고요. 그래서 저는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항상 아쉬움은 있었지만 후회를 한 적은 없었어요. 그런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현재 하는 것에 충실하고 집중하려고 하는데, 다른 친구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에 비해 학교수업만 듣고 있는 편이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에 충실하고 있으니 후회가 없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이런 생각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남겨주신다면?  
대학을 와보면 자신이 가고 싶던 학교에 못 갔어도 그 나름에 만족하는 친구도 있고, 원하는 곳을 가도 불만인 친구도 있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니까 결과에 너무 낙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공부도 물론 열심히 해야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많이 해보면 좋겠어요. 많이 놀러 다니고, 토론대회처럼 고등학생 때만 경험할 수 있는 그런 경험들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출처=서울대 아로리 ‘2018 파릇파릇 서울대’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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