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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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대학 의류학과 (김혜진, 원지민, 이혜린 학생, 추호정 교수) 

옷이란 자기를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처음에는 외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나중에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수천 년 동안 옷을 입어 왔다. 그래서 옷을 ‘두 번째 피부(Second Skin)’라고 부르기도 한다. 누구나 옷을 통해 자신의 심미적인 가치를 표현하는 예술가가 될 수 있고, 옷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거나 집단에 대한 소속감도 느낄 수 있다.

‘서울대학교 의류학과’라고 하면 왠지 트렌디한 패셔니스타들만 모여 있을 거 같기도 하고, 학생들이 작업실에서 우아하게 바느질만 하고 있을 거 같기도 한다. 알쏭달쏭 수많은 소문에 쌓여있는 서울대 의류학과로 지금 찾아가 본다.


Q. 의류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실생활에서는 보통 옷에 대해서 ‘패션’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즉, 의류학과에는 패션을 배우러 오는 셈이다. 그런데 의류학과에 입학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패션쇼나 <보그> 같은 패션 잡지에 나오는, 디자이너들이 만든 화려하고 비싼 옷들만 패션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고 학교에서 그것에 대해 배우게 될 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패션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이미지 때문에 만들어진 환상인 거 같다는 교수님의 분석. 실제로 의류 학과에서 다루는 옷의 세계는 굉장히 넓다. 옷의 역사에 대해서 배울 수도 있고 옷에 대해 사회과학적, 미학적 연구를 할 수도 있다. 옷은 어떻게 만들고 옷을 어떻게 파느냐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의류학과에서 배우는 것은 크게 세 가지이다. ‘패션 비즈니스(Fashion Business)’는 마케팅이나 리테일링과 같이 옷을 유통시키고 판매하는 과정 전반에 대한 것이다. 이런 과정은 경영학에서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통적으로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물품 중 옷의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특히 리테일링 분야는 의류학자들이 많이 발전시켰다고 한다.

‘사이언스(Science)’는 섬유소재에 대한 것이다. 새로운 섬유소재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옷의 관리를 위해 세탁 기술에도 관여한다. 가령, S전자의 통돌이 세탁기에 의류학과가 관여했다고 한다.

‘디자인(Design)’은 말 그대로 옷을 직접 만들며 디자인하는 것. 우리나라 국민의 체격을 표준화시키는 등의 연구나 미학 분야를 포함한다. 서울대 의류학과에서는 이 세 가지의 비중이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교수도 각 분야별로 3명씩 총 9명이 있다.

의류학과를 졸업하면 유통업체의 MD나 바이어로 많이 진출한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소재 쪽을 파고들면 화학 분야를 깊이 공부하게 되고, 일부는 디자인이나 연예계로 진출하기도 하지만 경제적으로 불안함이 뒤따르는 일이라 쉽게 진로로 설정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Q. 서울대 의류학과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서울대 의류학과는 재미있는 소문이 많이 따라다니는 편이다. 그중 하나는 서울대 의류학과 면접에서 옷을 얼마나 잘 입는지를 측정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우선 이에 대한 사실을 밝히자면 단연코 ‘No!’ 아무리 의류학과라 하더라도 평가기준은 다른 전공들과 다르지 않다. 당연히 수시에서는 서류평가와 면접을 통해 정시에서는 수능 성적 등을 통해 자신이 갈고닦은 당당한 학업능력과 모집단위에 대한 열정, 잠재력 등을 고르게 평가 받고 선발된다.

그렇지만 의류학과 재학생들 사이에서 구비전승되는 의견들은 분분했다. 옷은 상관없다는 측에서는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면접을 보러 왔었고, 인터뷰한 재학생 중 한 명은 심지어 츄리닝을 입고 면접을 봤는데 합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옷이 상관있다는 측에서는 면접 때 옷을 잘 입었던 학생들이 나중에 합격생들 중에서 많이 보였다고 했다.

확실한 것은 옷을 잘 입었다는 건 그만큼 옷에 관심이 많다는 의미일 거라는 것이다. 그래서 ‘옷에 관심이 많아서’ 합격한 것이, 옷을 잘 입어서 합격한 것이라고 잘못 전해진 게 아닐까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서울대 의류학과 과잠(학과 점퍼)이 매우 특별하다는 소문도 있었다. 실제로 2013년 ‘대학내일’ 페이스북에서 실시된 어떤 투표에서 서울대 의류학과 과잠이 다른 학교 과잠들을 제치고 당당히 1등을 했다. 선배들을 놀라게 했을 정도로 13학번 학생들이 무척이나 열심히 디자인한 옷이라 한다.

과잠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서울대 의류학과에는 예쁘고 멋있는 학생들이 많을까라는 궁금증은 바로 해소가 됐다. “네! 많아요.”라는 자신감 넘치는 대답과 함께 인터뷰에 응해주는 학생들의 훈훈한 외모와 빛나는 스타일이 바로 이를 인증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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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학교에서 의류학도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있을까?

의류학도들은 무엇보다도 도서관에 갈 일이 별로 없다.(침묵 그리고 궁금) 공부할 게 없는 건가? 펑펑 놀 수 있는 걸까! 안타깝지만 그건 아니고, 대신에 작업실에 틀어박혀 수많은 과제를 하느라 밤새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래도 학생들이 대다수가 함께 밤을 새기 때문에 외롭지 않고, 결과물이 실제로 눈앞에 나타나니까 성취감이 크다고 한다. 자기가 만든 옷이 마음에 들면 직접 입고 다니기도 한다고 한다(세상에 딱 한 벌만 있는 옷이라니).

신기한 수업도 많다. 한복 등 전통의상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우주복이나 소방복 같은 특수기능 옷을 공부하기도 한다. 그리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의류학과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가장 의류학과스러운 행사로는 패션쇼가 있다. 수업의 일환으로, 주로 3학년이 주축이 돼 1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10월에 개최하는데, 학생들이 옷의 디자인부터 제작, 모델의 동선이나 영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의류학과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과거에는 모델 역할까지도 학생들이 직접 했다고 한다. 새내기들 중 모델로서 대성할 법한 학생들을 선배들이 눈여겨보다가 모델로 세우기도 한 것이다. 물론 예전 일이다. 패션쇼에 서는 모델이 어디 쉬운 일인가! 그리하여 요즘은 전문 모델이 패션쇼에 나선다고 한다.

패션쇼는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다른 대학의 의류학도가 꾸민 패션쇼를 보러가기도 하고 반대로 서울대 패션쇼를 보러 오는 학생들과 자연스레 가까워진다고 한다. 故앙드레 김 선생님도 생전에는 매년 우리 학교 패션쇼에 참석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의류학과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느낀 것은 정말 ‘옷’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이다. 가령, 의류학과 학생들은 복수전공이 제각각이었다. 경영학과부터 미대, 도시환경조성, 고고미술사학과까지 자신이 각기 관심 있는 분야로 복수전공을 한다. 어떤 관심을 가졌든 그것이 옷에 대한 것이라면 의류학과에 오면 되는 것이다!


Q. 의류 산업은 사양 산업이라던데?

의류 산업은 사양 산업일까? 생각해보면 참 지겹도록 들어온 말이다. 사실 의류 산업이 극적인 효과를 내지 못할 뿐이지 인간이 옷을 입는 한 의류 산업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하루 중 몇 초나 옷을 입지 않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답해 보면 된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패션 교육은 매우 성숙해있다. 국제적인 의류학회를 가면 미국 사람이 반, 한국 사람이 반일 정도라고 한다. 또한, 국내에서만 공부하더라도 외국의 대학에 교수 임용이 될 정도로 양질의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췄다고 한다.

*사양: 새로운 것에 밀려 점점 몰락해 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출처=서울대 아로리 ‘2018 전공 돋보기’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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