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은 공짜일까?  
-선택에 따른 포기의 가치, 기회비용  
-합리적 선택 하고 싶다면? “기회비용을 따져라!”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은 공짜일까?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비율이 높다. 한국의 전체 휴대전화 사용자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자의 비율이 95퍼센트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은 한국에서 사람들은 어떤 앱을 가장 오래 사용할까? 

바로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Youtube ’다. 이제 유튜브 앱으로 뉴스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 사람들의 일상이 됐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각종 정보를 습득하고 상품 사용 후기를 검색하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유튜브의 세계에서 우리는 무료로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쉴 새 없이 즐길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우리는 정말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아무런 대가 없이 즐기고 있는 것일까? 

유튜브를 운영하는 기업은 자선 사업가가 아니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이 앱을 통해 돈을 번다. 우리가 모바일 앱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본다면 동영상 재생 전이나 중간에 삽입된 기업 광고를 적어도 5초는 보아야 한다. 이런 광고 수익으로 유튜브는 서버 운영 비용이나 회선 비용을 벌 수 있고, 동영상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들도 창작에 따른 대가를 얻는다.

뒤집어 말하자면, 우리는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광고 시청’이라는 대가를 지불한다. 심지어 광고 시청 시간뿐 아니라 동영상을 감상하는 시간에도 일정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유튜브의 경우와 같이 우리는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심지어 그것이 공짜처럼 보이는 것일지라도 말이다. 경제학의 명언 중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There is no free lunch”라는 말이 있다. 이 명언은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 술집들의 마케팅에서 비롯됐다. 당시 술집에서는 일정량 이상 술을 마시는 손님들에게 점심을 공짜로 주었다.  

겉보기에는 술집에서 선심을 써 공짜 식사를 제공하는 것 같지만, 사실 손님들이 치르는 술값에 이미 점심 값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었다. 세상 그 어디에도 대가 없는 완벽한 공짜는 없다는 것, 이것이 경제학의 중요한 기본 원리다.  

선택에 따른 포기의 가치, 기회비용  
세상 모든 것에 대가가 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희소성 때문이다. 세상 대부분의 자원은 인간의 욕구에 비해 존재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를 선택하려면 반드시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우리가 TV를 구입한다면 우리는 그와 동시에 TV를 사는 데 드는 돈과,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다른 무엇인가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포기하는 것이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여가시간에 TV를 시청한다면 운동이나 취미 활동 등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포기하는 셈이 된다. 이처럼 무엇인가를 선택하며 포기하는 것들 중 가장 큰 것의 가치를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라 한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은 ‘명시적明示的 비용’과 ‘암묵적暗默的 비용’의 합으로 이루어진다. 김먹보 씨가 새벽부터 열 시간 동안 대기 줄을 서는 노력 끝에 TV에 나온 맛집에서 9,000원짜리 돈가스를 사 먹었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먹보 씨는 얼마의 기회비용을 치른 것일까?  

먼저 돈가스를 먹기 위해 먹보 씨는 9,000원이라는 비용을 지출했다. 이것이 명시적 비용으로, 회계장부에 기록되는 돈을 말한다. 반면 암묵적 비용은 실제로 눈에 보이거나 기록되는 지출이 아닌 간접적으로 치른 대가를 말한다. 

김먹보 씨는 맛집 앞에서 대기 줄을 서고 돈가스를 먹는 시간 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다. 만약 그가 이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해 9만 원을 벌 수 있었다면 경제학에서는 이 금액을 암묵적 비용에 포함한다.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을 모두 고려하면 김먹보 씨가 돈가스를 먹으며 치른 기회비용이 얼마인지 알 수 있다. 명시적 비용 (돈가스 값) 9,000원에 암묵적 비용 9만원을 합친 9만 9,000원이 김먹보 씨의 돈가스 소비에 따른 기회비용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유튜브 동영상 시청에 따른 비용을 생각해 보자. 우리가 무료로 제공되는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해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있다면 명시적 비용은 0원이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암묵적 비용은 존재한다.

동영상을 비롯해 동영상 재생 전이나 중간에 삽입된 광고를 보는 데 시간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간 동안 우리는 다른 일을 해 돈을 벌거나 여타의 취미 생활을 하며 만족감을 느낄 기회를 날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저 짤막한 동영상 몇 개를 감상하는 것이니 큰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이 2019년 9월 10일 발표한 ‘8월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의 앱별 사용 시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균 유튜브 시청 시간은 한 달에 대략 1,391분으로, 23시간이 넘는다.   

다시 말해, 많은 사람이 한 달 중 23시간 동안 유튜브를 보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었던 기회를 포기한 것이다.   

합리적 선택 하고 싶다면? “기회비용을 따져라!”  
기회비용은 다양한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현상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2019년에는 합계 출산율 0.92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한 국가가 됐다. 

한국의 출산율이 이토록 낮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기회비용으로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를 분석해 볼 수 있다. 최근의 사교육비 통계를 반영해 산출한 자녀 양육비 조사 결과를 살펴보자. 

가구당 월평균 자녀 양육비는 자녀가 한 명인 경우 85만 원, 두 명인 경우 153만 원, 세 명인 경우 175만 원이 소요된다. 이를 바탕으로 20년간 투입되는 총금액을 단순하게 산출하면 1자녀 2억 원, 2자녀 3억 7,000만 원, 3자녀 4억 2,000만 원이 된다.   

즉 대학교 비용을 제외하고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자녀 1인당 약 2억 원의 많은 자녀 양육비가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한꺼번에 소요되는 비용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낳아 키우는 데 드는 출산 비용, 생활비, 보육비, 사교육비 등의 명시적 비용이 무척 큰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명시적 비용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육아를 위해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었다면 기회비용은 더욱 늘어난다. 만약 이 여성이 직장을 계속 다녔다면 벌 수 있었을 수입이 암묵적 비용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0~6세 영·유아를 기르는 여성 중 40퍼센트 이상이 다녔던 직장을 포기한 경험, 즉 경력 단절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낳는 데 따른 명시적 비용(출산 비용, 보육비, 교육비 등)과 암묵적 비용(여성이 자녀를 키우기 위해 포기한 수입 등)을 합한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보니 차라리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저출산 현상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 출산과 양육에 따르는 기회비용을 줄여 주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보육비 지원, 사교육비 절감 방안 추진, 남녀의 육아 휴직제도 확대, 기혼 여성의 재취업 지원 등이 그 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을 만난다. 이 선택의 순간에 기회비용을 따져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의 선택에 따른 대가가 얼마인지 따져 보아야 비로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들고 무료 동영상을 보는 순간조차 일정한 기회비용을 치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가구당 소요되는 자녀 양육비  

*자료 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통계청, 2018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 고 사교육비조사 결과/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자료 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통계청, 2018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 고 사교육비조사 결과/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

■ 자녀 출산과 양육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 경험 

*자료 출처=보건복지부, 2018 전국 보육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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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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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인문 다이제스트]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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