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등 아니면 어때? 메달보다 값진 도전 
- 이게 바로 올림픽 정신이지! 국경을 초월한 ‘선수의 품격’ 
-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역경을 극복한 메달리스트 

▲[톡톡 매거진] '세모네모 생각상자'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기록이 안 좋을 땐 많이 우울했어요. 우울함 속에 갇혀 살다보니 점점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때 문득, 열심히 했으니 즐겨보자! 즐기다 보면 후회도 안 남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행복이 따라온 것 같아요.”  

2020 도쿄올림픽 높이뛰기 한국 신기록을 세운 우상혁 선수가 남긴 이 말처럼, 이번 올림픽에선 승패를 떠나 경기를 즐기며 땀의 결실을 향한 빛나는 도전을 펼친 선수들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메달 그 이상의 가치를 일깨워준 올림픽 영웅들의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1등 아니면 어때? 메달보다 값진 도전 
지난 8월 8일, 17일간의 대장정 후 막을 내린 ‘2020 도쿄 올림픽.’ 코로나19로 1년이 연기되는 악재를 겪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무관중으로 치러진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순위 16위를 기록했습니다.  

다소 저조한 성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국민들은 메달보다 값진 우리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에 더 큰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어요. 그 중에서도 4위권 선수들의 빛나는 활약에 열광했죠.  

일본과의 8강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팀을 4강으로 이끈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 선수의 리더십은 단연 최고의 이슈로 떠올랐는데요. 비록 45년 만의 메달 획득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크 고 작은 부상을 이기고 후회 없이 싸워준 우리 선수들의 투혼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메달 불모지로 꼽히는 남자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종목에 출전한 우하람 선수는 놀라운 기량 을 선보이며 당당히 4위를 기록! 대한민국 다이빙 역사에 한 획을 그었어요. 그는 인터뷰를 통해 “이번 올림픽에서 4위를 했으니 다음번에는 한 단계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라며 3년 뒤에 열릴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습니다.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최종 순위 5위의 성적을 거둔 19세 수영천재 황선우 선수는 결승전 경기를 모두 치르고 나서야 국민들의 축하 세례를 받는 다소 의아한 상황을 경험했어요.  

한국 신기록에 대한 국민들의 지나친 관심이 자칫 황선우 선수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해 국민들 은 결승전이 끝나기 전까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의 대활약을 모르는 체 해주는 센스(?)를 발휘했던 거죠.   

한편,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선 국군체육부대소속의 우상혁 선수가 한국 선수들에겐 마의 장벽으로 불리는 2m35cm을 넘는 대기록을 세웠어요. 4위의 성적으로 올림픽을 마무리한 그는 경기 내내 환한 미소로 도전을 즐기는 모습 을 보여 국민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4위라는 성적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쿨~하게 떨쳐버리고 다시 도전하면 즐거움 이 찾아올 것”이라며 쿨~하게 다 음 올림픽을 기약하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남기기도 했죠.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후회 없이 경기를 즐긴 것만으로도 이들에겐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거라고 믿어요.  

악재(惡材) | 상황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는 나쁜 조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불모지(不毛地) |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 지역이나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노력’이 평가받는 시대 올림픽 문화가 달라졌어요!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선수들의 달라진 의식만큼 올림픽을 관전하는 국민들의 자세도 상당 부분 달라졌어요. 금메달이 아니면 쉽게 열광하지 않았던 과거의 모습 대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노력의 결과에 진심으로 축하하는 성숙한 관전문화가 자리매김했으니까요.  

올림픽 중계 도중 “우리가 원했던 색의 메달이 아니다”라고 외친 한 캐스터가 국민들에게 뭇매를 맞는가 하면, 온라인상에서도 ‘국위선양’보다는 선수의 노력과 스포츠맨십에 주목한다는 의견이 쏟아지는 등의 몇 가지 사례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 요인 중 하나는 19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Z세대의 ‘올림픽 관전법’이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태어나면서부터 경쟁하고, 1등만 인정받는 사회였던 한국이 경제·문화적으로 성장하면서 생긴 변화”라며 “여러 시도와 실패를 경험한 젊은 세대가, 실패해도 그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여유를 갖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관전(觀戰) | 운동 경기나 바둑 대국(對局) 따위를 구경함  
뭇매 |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덤비어 때리는 매  
캐스터(caster) | 보도 프로그램이나 경기 중계 따위를 진행하는 일을 맡은 사람  
국위선양(國威宣揚) | 나라의 권위나 위세를 널리 떨치게 함  


이게 바로 올림픽 정신이지! 국경을 초월한 ‘선수의 품격’ 
진한 울림을 안겨주는 선수들의 ‘올림픽 정신’이 이번 대회에서도 그 빛을 발했어요.

한국 ‘조구함 선수’와 포르투갈 ‘조르지 폰세카 선수’의 남자 유도 100㎏급 준결승전!경기 시작 채 1분이 지나지 않아 폰세카 선수가 갑자기 공격을 멈췄어요. 왼손에 쥐가 났기 때문인데요. 뻣뻣하게 굳은 손가락을 펴기 위해 연신 자신의 손등을 때리고 소리도 지르며 안간힘을 써봤지만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놀라운 상황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어요. 경기가 재개되자 조구함 선수는 폰세카 선수의 아픈 왼손 대신, 옷깃을 잡는 방식으로 경기를 이어갔고, 그의 상태가 돌아오기를 최대한 기다리다 경기종료 16초를 남기고 업어치기 절반과 버티기 기술로 승리했어요.   

승부를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로 대신한 것이었죠. 경기가 끝나자마자 두 선수는 서로를 꼭 끌어안았어요. 이 모습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이것이 바로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다”라며 조구함 선수의 빛나는 품격을 극찬했답니다.   

우상혁 선수가 참가했던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명장면이 연출됐어요. 금메달의 주인을 가리기 위한 무타즈 바르심(카타르) 선수와 지안마르코 탐베리(이탈리아) 선수의 대결에서, 두 선수 모두 2m39cm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어요.  

결국 주최 측에서는 두 선수에게 단독 우승자를 가리는 ‘점프 오프’를 제안했는데요. 잠시 후,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들 모두 끝장 승부가 아닌 공동 금메달을 선택했던 거예요.  

두 명의 금메달리스트의 탄생에 경기장 곳곳에서 축하의 박수가 터져 나왔고, 이날 ‘109년 만의 올림픽 공동 금메달 수상’이라는 새로운 역사가 기록됐답니다. 심각한 부상을 이겨내고 올림픽 결승에 오른 서로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공동 금메달 수상은 두 선수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을 거예요.    

재개(再開) | 어떤 활동이나 회의 따위를 한동안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함  
점프 오프(jump-off) | 정기적인 대회의 마지막에 여러 참가자들이 동점이 됐을 때, 승리자를 결정하는 점핑 대회. 육상 경기의 경우 점프오프는 시합이 계속되는 경우에, 우승자를 결정할 때만 사용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역경을 극복한 메달리스트 
한편, 이번 올림픽에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메달리스트가 된 선수들의 다양한 성공스토리도 만날 수 있었어요.   

30세의 나이로 필리핀 최초의 역도 금메달리스트가 된 ‘하이딜린 디아스’는 어린 시절, 지독한 가난 때문에 매일 40리터의 물이 담긴 통을 들고 수백 미터를 걸어야 했어요. 당시 그는 ‘어떻게 하면 힘을 덜 들이고 빨리 갈 수 있을까’ 를 고민했고, 그렇게 물동이를 지고 다닌 경험을 살려 역도선수의 길을 걸은 끝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됐답니다.  

레슬링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흑인 여성 ‘타미라 멘사 스톡(미국)’은 고교시절,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고 해요. 딸의 경기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건데요.  

그는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가장 크게 응원해 주셨을 것”이라며 “하늘나라에서 저의 모습을 자랑스러워하고 계실 것”이라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전했습니다.  

여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3위의 성적을 거둔 ‘페르닐레 블루메(덴마크)’선수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앞선 경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그의 연인인 플로랑 마노두(프랑스)와 감격의 입맞춤을 나눴는데요. 경기장에 있던 사람들은 두 사람을 향해 축하의 박수를 보냈죠.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블루메는 2019년 심장수술과 손 부상에 이어, 올해 초에는 코로나19 확진판정까지 받는 삼중고를 겪었어요. 마노두 역시 리우 올림픽 이후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방황의 시간들을 이겨내고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상황이었고요. 역경을 극복하고 메달리스트가 된 수영 커플에게 이번 올림픽은 소중한 선물이 되지 않았을까요?  

삼중고(三重苦) | 세 가지로 겹치거나 한꺼번에 일어나는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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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톡톡 매거진] '세모네모 생각상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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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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