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한 농부가 땅을 일구고 있어요. 땅은 오랜 시간 비가 내리지 않아 말라서 쩍쩍 갈라져 있죠. 얼마 지나지 않아 농부는 땅 속 에서 커다란 감자 하나를 캘 수 있었어요. 그런데 캔 감자를 가르니 그 안에 물고기가 있었어요. 네? 물고기요? 네! 물고기요! 어떻게 물 한 방울 없는 마른 땅 속에서 감자.. 아니 살아있는 물고기를 캘 수 있었을까요? 

땅 속에서 발견된 물고기의 정체는? 
신기한 땅 속 물고기의 정체는 바로 ‘폐어’입니다. 조금은 낯선 이 물고기는 강에 사는 민물고기예요. 전 세계 아프리카에 4종, 남아메리카에 1종, 오스트레일리아에 1종 등 모두 6종이 분포하고 있죠. 뱀장어처럼 미끈한 몸에 수염처럼 생긴 기다란 지느러미를 가진 폐어는 다 자라면 1.2m~1.5m 정도로 커집니다. 

폐어는 무려 3억 년 전, 공룡이 살던 때보다도 훨씬 전인 고생대부터 살아 온 조상님 중에 조상님이에요. 때문에 실러캔스 물고기에 이어 또 다른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린답니다. 

폐어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어요. 덕분에 건기에 먹을 것이 부족해지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폐어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죠. 

 씁~하~씁~하 ‘부레’로 숨 쉬는 폐어 
폐어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처럼 폐로 숨을 쉴 수 있다는 거예요. 정확히 이야기하면 ‘부레’로 폐 기능을 하는 겁니다. 부레는 물고기들이 상하로 헤엄치는 데 도움을 주는 기관이에요. 부레에 공기가 차면 물고기는 위로 뜨고 공기가 빠지면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보통의 어류는 아가미로만 숨을 쉬지만, 폐어는 아가미보다 부레에 더 의지해 숨을 쉬어요. 전문가들은 폐어가 건기에 물이 마르거나 탁해지면 용존산소량이 낮아 아가미 호흡으로 살아가기 힘들기 때문에 부레를 폐처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건기(乾期) |  열대 지방에서 비가 거의 안 오는 건조한 계절을 말한다.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대륙과 같은 남반구에서는 4월부터 9월까지 건기이다 
용존산소 |   물과 같은 용액 속에 녹아 있는 산소량 

‘고치’ 안에서 쿨쿨 zZ 비 오기를 기다려요 
아프리카의 폐어들은 건기를 맞으면 땅 속으로 파고 들어가요. 그리고 진흙 속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젤리처럼 굳어지는 액체를 이용해 고치를 만듭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을 제외한 모든 폐어가 땅 속에 고치를 만들고 물 없이도 숨을 쉴 수 있답니다. 

고치 속에 들어간 폐어들은 다시 세차게 비가 올 날만 기다리며 그 안에서 곤히 잠을 잡니다. 폐어들은 부레로 숨을 쉬며 물질대사를 최소화 한 채 물과 양분 없이 버티며, 이렇게 4년까지도 버텨낼 수 있다고 해요. 또한 기록에 의하면 남아메리카에서 7년이나 메말라 있던 호수를 파 보니 폐어가 나온 적도 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건기가 찾아오면 쩍쩍 갈라진 마른 땅으로 폐어 낚시를 하러 가요. 대신 폐어들의 습성을 고려해 낚싯대나 그물망이 아닌 ‘곡괭이’나 ‘삽’을 챙기죠.

진흙과 뒤엉킨 고치는 마치 거대한 감자처럼 생겼어요. 아프리카인들은 진흙으로 벽돌을 만들어 집을 짓기도 하는데, 이때 가끔 흙에 폐어 고치가 딸려 들어가기도 해요. 그러면 비 오는 날 벽 속에서 잠들어 있던 폐어들이 여기 저기에서 튀어나오는 놀라운 현상을 목격할 수도 있어요.

폐어를 캐다가 목이 마르면, 폐어 주둥이 쪽을 입 근처에 갖다 대고 위에서 아래로 쭉 짜면 깨끗한 물도 먹을 수 있어요. 식량이 부족한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폐어는 귀한 양식이 된답니다. 

  *에듀진 기사 URL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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