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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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의 학과가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진로, 혹은 꿈과 연관돼 있지 않다고 여기면 이 모든 학과에 관심을 갖기 어렵다. 그러나 4차 산업형명시대는 융복합의 시대로, 여러 학문 분야가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여러분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다른 어떤 분야와 융합되거나 협업하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때 여러 학과에 대한 정보를 알아 두면, 여러분이 앞으로 가질 진로, 직업, 하게 될 일 등에 대한 시각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직접 전공을 하며 배우고 있는 새내기 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전공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생명과학부 (2015 배□□)

Q. 고등학생 때 본인이 어떤 학생이었다고 생각하나요?

저의 경우 의지가 투철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제가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면 그 일이 무엇이든 끝까지 책임을 가지고 신용을 지키는 편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논문을 작성할 때도 팀장, 회장, 부장 등의 일을 하면서 보냈어요.

또 저는 호기심도 많고 이것저것 좋아하는 것이 많아서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처럼 일을 많이 벌였죠. 하지만 제가 좋아하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니까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것 같아요.


Q. 고교 시절, ‘뇌 과학’ 분야에 관심을 지니고 열심히 공부했다고 하는데 간단히 말씀해 주세요

뇌 과학은 여러 학문들이 연결돼 있는 다학제 간 융합 학문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뇌 과학은 형체가 없는 것에 형체를 불어 넣어 주고 인간의 마지막 비밀을 밝혀주는 등불 같은 학문이에요.

제가 중학생 때, 우울증에 걸렸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를 보며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무력감을 느꼈죠. 친구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옆에서 단지 지켜만 봐야 했었거든요. 그 일 이후로 제가 어떻게 하면 친구와 비슷한 고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도와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정신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처음에는 우울증이라는 것이 있구나 등 막연하게 관심만 가지다가, 뇌 과학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됐는데 그 책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뇌 과학을 공부하게 되면 우리가 여태 미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생물학적으로, 철학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관련 서적을 읽고, 강연들을 찾아 들으면서 제가 정말 뇌 과학에 관심이 있는 것인지, 제 흥미를 끌만한 게 있는지 알아 갔어요.

그 과정에서 정신의학보다 뇌 과학을 연구하는 게 저에게 더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뇌 과학 쪽으로 더 공부를 해나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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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뇌 과학과 정신의학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뇌 과학 분야가 정신의학을 포함하는데, 정신의학에서는 정신적인 질병과 심리학적인 증후군에 대해 연구하고, 뇌 과학에서는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구조화돼 있는지,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자아를 형성하는지와 같이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Q. 바쁜 일정에도 정말 많은 활동들을 찾아서 했던 것 같은데,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은 무엇인가요?

서울대학교 뇌 인지 과학과에서 주관하는 학술대회에 참여했던 적이 있어요. ‘조현병’이라는 정신분열병의 원인이 working memory(작업 기억)가 작동하지 않아야 할 시점에 작동하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알게 됐죠. 그런데 이 사실은 2년 뒤에 대중에게 알려졌더라고요. 학계에서 미리 연구한 내용을 나중에 대중들에게 발표한다는 사실이 어린 나이에 충격적이었어요.

제가 알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Q. 뇌 과학 공부에 빠져있어서 주변에서 우려했던 적은 없었나요? ‘나중에 대학 가서 공부해라’, ‘지금은 학교 공부에만 충실해라’ 등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일단 제 성격 자체가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이런 성격이에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도 일정한 논리가 없으면 제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죠.

처음에 부모님께서는 몸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을 하셨고, 선생님께서는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해낼 수 있다고 하고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주변을 설득했죠.

나중에는 모두들 저를 믿어주시더라고요. 이런 제 모습을 보고 혹여 쓰러질까봐 걱정해 주시는 말을 많이 듣긴 했지만요.


Q. 진로가 뚜렷하면 아무래도 ‘편식하는 공부’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어떤 학습태도로 공부했나요?

일단 제가 뇌 과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게, 앞서 말씀드렸듯이 뇌 과학이 다학제 간 융합학문이다 보니까 모든 분야 학문을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편식하는 공부가 옳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공부를 하고 소양을 쌓아두면 나중에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소홀히 했던 과목이 없었어요. 생물 공부만으로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없으니까 철학, 일본어(원서를 읽기 위함), 양자역학 등을 더 공부하기도 했었죠. 많이 알아서 나쁠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Q. 목표가 뚜렷한 만큼 힘든 시기가 오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진로에 대해 다시 고민했던 적은 있나요?

힘든 시기는 당연히 있었죠. 하지만 제가 가는 길이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참을 수 있죠. 항상 저 자신을 믿고 소신을 가지며 살아오고 있어요. 제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한양대학교 입학처

 

Q. 뇌 과학이 의학과 생명과학의 교집합 부분에 있는 학문인데, 생명과학부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계기 및 과정이 있었나요? 의과대학 진학도 어쩌면 생각했을 텐데,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듣고 싶어요.

처음에는 생명과학과 의학 관련된 강연들을 모두 들어보고, 여러 교수님들을 만나보면서 내린 결론이 뭐였냐면 ‘의학은 질병 위주’고 ‘생명과학은 현상 위주’에요. 예를 들어서 우울증이라는 질병이 있다면 의학에서는 어떻게 치료할까를 중점으로 두고 있지만, 생명과학은 발생 원인을 연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거죠.

저는 인류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원인을 찾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원인을 알면 치료 방법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잖아요. 인간 의식의 작동 방식을 알고 싶던 저에게는 현상의 원인을 밝혀주는 생명과학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죠.


Q. 대학에 와서는 어떤 식으로 뇌 과학을 접하고 있나요?
2학기에 심리학개론을 듣고 있어요. 학내외에서 뇌 과학 관련 여러 강연과 세미나들이 열리고 있는데 수업이랑 다 겹쳐서 많이 들어보지는 못하고 있지만 나중에 금요일 공강이 생기면 꼭 들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3학년 때에는 뇌 관련 연계 전공을 들을 계획도 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학생은 앞으로 어떤 과학자가 되고 싶나요?

저는 다양한 학문을 할 수 있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철학도 할 수 있고 컴퓨터도 잘 다룰 수 있는 과학자가 되는 거죠. 뇌 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생물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집중하는 것이에요. 인간의 의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밝히는 연구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인공지능이나 질병 치료 등의 응용분야에 쓰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에서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출처=서울대 아로리 ‘2018 파릇파릇 서울대’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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