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로 살펴본 오징어 게임의 성공 요인   
- 01_ ‘공감대 형성’에 성공하다 
- 02_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건드리다 
- 03_ ‘몰아보기’를 유도하다 
- 세계는 왜 ‘K-드라마’에 열광하는가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한국에서 만들어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무려 94개국에서 인기순위 1위를 차 지하며 전 세계 넷플릭스를 ‘제패’했다. 2021년 9월 17일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된 이 후 4주간 오징어 게임을 시청한 계정은 1억 4,200만 개. 한 넷플릭스 계정당 4명까지 시청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 오징어 게임을 본 세계인의 수는 1억 4,200만 명을 훨씬 더 웃돌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를 넘어 세계적 신드롬이 된 오징어 게임은 왜 이토록 사랑 받고 있을까. 이탈리아의 심리학자 알레시아 로마나치(Alessia Romanazzi)의 분석을 참 고해 그 이유를 살펴봤다.       

‘심리’로 살펴본 오징어 게임의 성공 요인   

‘코리안 인베이전’(The Korean Invasion·한국의 문화 침공) - 전략국제 문제 연구소 
넷플릭스 주식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오징어 게임’ - 하이프 비스트 
‘오징어 게임’은 대중문화 현상이 되었다 - CNN


오징어 게임은 이미 하나의 세계적 신드롬이 됐다. 동영상 소셜미디어에는 각 나라에서 드라마 속 딱지 치기 장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장면을 패러디한 영상들이 올라오고, 세계적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는 달고나 만들기 세트와 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트레이닝복이 매물로 나온다. 세계 언론사들은 이에 대해 연일 보도하며 그 인기 요인을 분석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456명의 사람들이 총 456억의 상금이 걸린 여러 가지 미스터리한 게임에 초대되면서 그 안에서 벌어지게 되는 여러 가지 사건을 그렸다. 1980~1990 년대 한국의 어린아이들이 주로 했던 골목 놀이 ‘오징어’에서 제목을 따왔다.   

막대한 빚에 쫓기는 수백 명이 정체불명의 명함을 받고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에 뛰어들게 된다. 하나의 게임에서 탈락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게 되고, 그 목숨 값으로 책정된 1 억이 생존자의 상금으로 누적되는 자극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징어 게임이 한국의 사회 현실을 풍자한 것이기에 인기 있다고 평하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 심리학자가 분석한 내용을 기사화한 것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탈리아의 심리학자 알레시아 로마나치가 ‘오징어 게임 드라마의 성공 요인을 심리로 풀다’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매체 ‘판파제(fanpage)’에 기고 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01_ ‘공감대 형성’에 성공하다  
기사는 ‘오징어 게임’이 거둔 큰 성공의 첫 번째 이유를 ‘공감대 형성’으로 꼽았다. 드라마가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세계인들이 모두 등장인 물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할 수는 없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막대한 빚을 짊어진 채 채권자들에게 쫓기고, 목숨을 위협받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시 잊거나 뒤로 물려놓되 삶의 어려움이 전혀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오징어 게임’이 그 어려움과 괴로움을 건드림으로써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나를 구할 것인지, 남을 탈락시켜 죽게 할 것인지 두 갈래의 갈림길에 놓인다. 시청자들은 456명의 참가자 중 가장 마음에 와닿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캐릭터를 선택해 그 인물의 편을 들고, 죽지 않기를 응원한다. 그가 짊어진 난관에서 해소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드라마가 이 과정을 잘 설계했기 때문에 시청자 가 게임에 ‘참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랑받는 성공한 드라마가 됐다는 얘기다.   

또 주인공들은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과 남을 돌보고 배려하는 이타적인 마음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우리 또한 삶 속에서 이기심과 이타심 간의 크고 작은 전쟁을 겪는다.   

피곤한 몸으로 탄 만원 버스에서 어렵게 난 자리에 앉자마자 저 편에 서 있는 임산부를 봤을 때, 가게 직원이 계산을 잘못해 훨씬 더 많은 거스름돈을 줬다는 걸 집에 와서야 알게 됐을 때... 물론 드라마 속 갈등의 결과에는 생명이 달린 만큼 그 무게는 다르지만 시청자는 ‘나도 경험해 본 종류의 갈등’을 겪는 인물들을 보며 몰입하게 되고, 마치 내가 실제로 게임에 참여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드라마를 시청하게 된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의 주연배우 이정재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은 서바이벌 게임이 아닌 사람에 관한 얘기”라고 말한 바 있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스스로 ‘인간으로서 저버리지 말아야 할 가치를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때 그 사람을 도와줬어야 하지 않을까?’ 등의 질문을 하게 된다고도 덧붙였다.   

‘정’ 이라고 부르는 한국의 이타주의에 서바이벌 게임의 형식과 인상적인 시각 효과를 더 해 보여준 드라마를 통해 세계가 ‘따뜻한 나라’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02_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건드리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 이유 두 번째는 ‘죽음’이다. 정확히는 사람들이 가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빚에 쫓기는 주인공들은 유일한 자산인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여하는데, 어렵고 무거운 소재일 수 있지만 그 무거움이 시청자 들의 몰입을 끝까지 유도하는 것도 사실이다.   

죽음 앞에 배수의 진을 치고 게임에 임 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심리적으로 집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인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자유와 안정감을 앗아갔다. 매일 보도되는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진·사망 소식은 젊은 사람들조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몸소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   

세계적으로 이런 두려움이 침투한 상황에서 오징어 게임도 죽음이 소재가 되기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죽음이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그 때문에 미래가 불확실하고 희망이 사라져버린 듯한 느낌을 주는 시대 상황 속에서 죽음이라는 소재가 하나의 성공 요인이 됐다는 얘기다.   

동시에 역설적인 것은 참여자 대부분의 죽음을 전제로 하는 이 게임을, 시청자는 소파나 침대 위에서 간식을 먹으며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몸과 마음 이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시청하는 이 이질감은 심리적으로 더욱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시청자들은 안락함을 만끽하는 동시에 드라마 속 인물들의 두려움에는 공감하며 ‘오징어 게임’을 즐기게 된다.   

이질감(異質感) | 성질이 서로 달라 낯설거나 잘 맞지 않는 느낌  

03_ ‘몰아보기’를 유도하다   
오징어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둔 세 번째 이유는 잘 짜인 엔딩을 통해 빈지 워치 (binge-watch), 즉 몰아보기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이는 넷플릭스의 시리즈물이라면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사항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사는 한국 드라마의 특색으로 한 편이 끝나는 ‘타이밍’을 언급한다.   

예를 들어 미국 드라마는 압도적인 스케일, 이탈리아 드라마는 분위기와 어울리는 배경 음악에 특징이 있다면 한국 드라마는 다음 편의 시청을 유도하기 위해 한 편의 드라마를 끝내는 타이밍이 탁월하고, 시청자들이 ‘한 편만 더 보고 자야지’ 하며 밤샘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전 내용이 생각나지 않게 하는 전개 속도도 오징어 게임의 주요한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앞선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해도 그다음 상황, 즉 새로운 게임이 빠르게 시작되면 충격에 빠져있을 겨를 없이 다음 편을 원하게 된다.   

또 기사는 드라마가 ‘횡단보도를 혼자 건널 때보다 단체로 건널 때 심리적으로 더 안정감을 느끼듯, 456명이라는 적지 않은 숫자의 참가자들이 함께 게임을 시작해 안정감을 느끼게 하지만 게임을 못하면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 불안감은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달돼 시청자는 ‘살기 위한’ 다음 게임에 집중하고, 이어지는 내용을 보기 위해 빈지 워치를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과정이 시리즈물인 오징어 게임이 성공을 거두는 결과가 됐다는 것이다.   

알레시아 로마나치는 이 같은 세 가지 이유를 꼽으며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 인 기를 얻고 있고, 이탈리아에서도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고 있다는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수년째 서구에 퍼진 한국 문화 쓰나미의 최신 물결”. 영국의 BBC 방송 국은 오징어 게임을 이렇게 평했다. 파도의 최고점을 찍은 오징어 게임의 뒤로 또 어 떤 한국의 콘텐츠가 크나큰 물결이 돼 전 세계를 휩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빈지 워치(binge-watch) | 폭음·폭식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빈지(Binge)’와 본다는 뜻의 ‘워치(Watch)’ 가 결합된 용어로, 단기간에 TV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몰아서 보는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   

세계는 왜 ‘K-드라마’에 열광하는가  
'K-드라마’가 세계 콘텐츠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 세계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거세다.   

오징어 게임 전에도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스위트홈’ 등 다수의 한국 드라마가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만큼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오징어 게임 또한 한국이 내놓은 새로운 드라 마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으며 상영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한국 드라마는 왜 해외 시장에서 이토록 사랑받는 것일까. 한국 드라마 의 열렬한 팬이라는 영국 작가 데일러 디올 럼블은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는 보통 극도로 양식화돼 있고 화려하며,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때문에 현실에서 빠져 나와 도피하기에 아주 좋다.”라고 평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암울한 시기를 보낸 사람들이 몰입해서 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끌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한국 드라마에는 판타지와 공상, 과학, 액션, 스릴러, 공포 등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예상치 못한 줄거리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한국의 드라마들은 좀비물(킹덤), 괴수물(스위트홈), 오징어 게임(스릴러물) 등으로 장르와 소재가 독특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OTT 서비스는 한국 드라마가 쌓아 왔던 잠재적 능력이 전 세계에서 꽃 피우는 최적의 무대가 됐다. OTT에 방영권이 판매되면 서비스되는 모든 국가에서 방영이 가능해진다. 언어 장벽을 뛰어넘어 손쉽게 해외 진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OTT는 시청자 층을 계속해 넓혀 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예를 들면, OTT의 알 고리즘은 오징어 게임을 시청한 해외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한국 드라마를 추천한다. 그 결과 현재 방영되고 있거나 새로 등장한 한국의 드라마는 자연스럽게 시청자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오징어 게임의 대성공 앞에 발판이 됐던 수많은 한국의 콘텐츠들이 있었던 것처럼, 오징어 게임이 또 다른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 성 공에 교두보가 돼주리란 기대가 드는 이유다.     

양식화(樣式化) | 일정한 양식으로 되게 함   
OTT(Over The Top) | 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대표적인 OTT 업체로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이 있다. 용어에서 ‘TOP'는 TV에 연결되는 셋톱박스를 의미한다.   
알고리즘(algorism) |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해진 일련의 절차나 방법   
교두보(橋頭堡) | 어떤 일을 하기 위해 마련한 발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시사N이슈]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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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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