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소중한 사람이야” 난간 위 여성 울린 따뜻한 오지랖   
- “계산이 잘못돼서요” 손님 살린 하얀 거짓말   
- ‘신청곡은 30분 후에...’청취자 구한 오지랖 PD    

▲[톡톡 매거진] '세모네모 생각상자'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톡톡 매거진] '세모네모 생각상자'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친구들은 한복 겉옷의 앞자락을 뜻하는 ‘오지랖’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나요? 앞으로 드러나는 오지랖이 넓을수록 속에 입은 옷은 가려져 잘 안 보이게 되는데요. 그래서 ‘오지랖이 넓다’는 표현은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고 참견한다’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곤 해요. 하지만 오지랖도 오지랖 나름!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발휘되는 오지랖은 큰 힘이 되는데요. 위기의 순간, ‘착한 오지랖’으로 생명을 구한 ‘오지라퍼’들의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넌 소중한 사람이야” 난간 위 여성 울린 따뜻한 오지랖   
11월의 어느 일요일, 광주에 사는 김래준 씨는 일을 마치고 운전을 해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다리를 지나던 래준 씨의 시야에 작은 점 같은 형체 하나가 들어왔어요.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형체는 더욱 또렷해졌는데요. 래준씨가 본 건 놀랍게도 다리 난간에 위태롭게 걸터앉은 한 여성이었습니다.  

래준 씨가 급히 차에서 내려 그에게 다가갔지만,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린 얼굴의 여성은 난간을 넘어가려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어요. 래준 씨는 그의 팔을 당겨 일단 투신을 막았지만, 이미 한 다리가 난간을 넘어간 상황이라 몸은 생각처럼 쉽게 당겨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차를 세운 시민들이 두 사람 주위로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백미러로 상황의 심각성을 보고는 차를 세우고 뒤돌아 전력으로 뛰어오는 시민도 있었죠. ‘살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하나가 된 시민들은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쳐 여성을 당겼습니다. 난간에 위태롭게 매달려있던 몸이 땅에 닿는 순간, 여성은 울음을 터뜨리며 “왜 저를 말리시냐”라고 물었죠.   

묵묵히 그의 울음소리를 듣던 한 중년 여성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 세상에 널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이런 선택을 하니...” ‘현재의 괴로움이 너무 크다 해도, 그는 여전히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던 거예요. 위로와 격려를 건네며 자신을 감싸고 선 시민들의 애정 어린 눈빛을 바라보며, 여성은 삶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었답니다.  

“계산이 잘못돼서요” 손님 살린 하얀 거짓말   
자정을 앞둔 늦은 밤, 전북 경찰청 112 상황실의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조금 전 왔다 간 손님이 걱정돼서요.” 신고자는 전북 전주의 한 편의점 직원인 은지 씨였어요. 한 손님이 들어와 “번개탄이 있냐”고 묻더니 “없다”는 은지 씨의 대답에 그대로 편의점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그 손님은 술을 사기 위해 다시 돌아왔고 , 손님의 손에는 다른 가게에서 구입한 번개탄이 들려있었습니다. 태울 때 독한 일산화탄소가 나오는 번개탄, 술… 손님이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느낀 은지 씨는 빠르게 경찰에 신고를 한 것입니다.   

은지 씨의 신고에 경찰 이 바로 출 동했지만, 이미 편의점을 떠난 손님의 행방을 알 길이 없었어요. 머리를 맞댄 은지 씨와 경찰은 손님이 술을 사며 사용한 카드회사에 연락을 했습니다. “계산을 잘못했으니 손님이 편의점으로 전화하도록 해달라”라고 요청한 거예요.

초조한 기다림 끝에 손님이 전화 를 걸어왔습니다. 연락처를 확보한 경찰은 위치를 확인해 손님의 집으로 갈 수 있었죠. 경찰은 손님을 설득해 극단적 선택을 막고, 필요한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도왔어요. 은지 씨가 경찰청에 연락한지 30여 분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손님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은지 씨는 신고의 이유를 ‘사간 물건도 물건이지만 손님의 표정과 목소리에 힘이 없어 보여서’라고 설명했어요. 손님의 마스크 너머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가 보였던 건, 은지 씨가 관심을 갖고 손님을 바라봤기 때문이었죠.   

온정과 용기로 이웃을 구한 은지 씨에게 해당 기업은 감사장과 격려금을 전달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전북 경찰청 또한 은지 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답니다.    

‘신청곡은 30분 후에...’청취자 구한 오지랖 PD    
심야 라디오 생방송을 운영하는 대전교통방송 황금산 PD는 어느 날 심상치 않은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삶이 너무 힘듭니다. 마지막으로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듣고 싶습니다.’  

문자를 보낸 사람은 평소에도 사연과 신청곡을 종종 보내오던 청취자였어요. 하지만 과거 한 탈옥수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며 경찰 에 틀어달라고 요구했던 노래를 신청곡으로 보낸 점과 ‘마지막’이라는 표현은 그동안의 모습과는 매우 다른 낯선 느낌이었습니다.  

문자가 단순한 음악 신청이 아닌 ‘도와달라’는 외침으 로 느껴진 황 PD는 ‘노래는 30분 후에 틀어주겠다’는 약속 문자를 보내며 시간을 끌었어요. 동시에 재빨리 경찰에 위치 추적을 부탁했죠. 얼마 후 경찰과 구급대원들은 자신의 승용차 뒷좌석에 쓰러져있는 청취자 A 씨를 발견했고, 다행히 위험한 순간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A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어요. 그로부터 사흘 뒤, 의식을 회복한 A 씨가 다시 문자와 신청곡 을 보내왔습니다. ‘방송국에서 연락을 해줘서 저를 찾을 수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바보 같은 생각은 두 번 다시 안 할게요. 잘 살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어요.  

그를 걱정하며 마음 졸였던 황PD 는 기쁜 마음으로 A 씨의 신청곡 ‘오늘이 좋다’를 틀었습니다. ‘그립던 너의 얼굴 너무 좋구나. 네가 살아있어 정말 고맙다 ~♬’ 함께 사는 삶의 소중함 을 노래하는 가사가 전파를 타고 흘렀어요 . A씨는 짧은 글로 거듭 감사를 전했습니다.‘세상은 참 아름답네요’  

이 기사는 [톡톡 매거진] '세모네모 생각상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 '톡톡'은 초중등 교과과정 연계 콘텐츠를 분야별로 다양하게 담았어요   
★ '톡톡'은 문해력, 글쓰기 능력, 논술 역량을 키워줘요    
★ '톡톡'은 사고력, 창의력,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줘요 

*에듀진 기사 URL: http://cms.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917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사고력, 창의력, 자기주도성이 쑥쑥! 초등부터 고등학생까지 읽는 '톡톡' 매거진 정기구독 이벤트 자세히 보기 [배너 클릭]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