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구과목 교육 과정 편성: 학년제 VS 학기제
- 학종형 학교 VS 정시형 학교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곧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중3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고자 '고교 선택방법'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탐구과목 편성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본인에게 적합한 학교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요.

□ 내신 성적과 과목 선택권 보장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요?
학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면 상위권 학생들은 “내신에 오히려 불리한 것 아냐?”이런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요.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려요. 모집단이 줄어들어 1등급 학생 수가 감소하는 것은 맞아요. 그런데 내신에 유리하도록 일명 ‘수포자’학생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 과목을 의무적으로 수강하게 하면 당연히 수업 분위기가 좋지 못하게 되겠죠?

여기에 학교의 고민이 있어요. 일정 수준에 맞는 학생에게 적합한 교육을 할 것이냐, 아니면 무조건 따르라 하고 이끌어 갈 것이냐. 그런데 후자로 간다면 아마 수학 과목의 학력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겠죠? 그러면 그럴수록 수업 분위기는 안 좋게 흘러갈 것으로 보여요.

그러니, 단기적으로는 내신에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업 분위기가 좋지 못하게 되어, 실제 수업 보다는 잔소리를 듣는 시간이 더 많을지도 몰라요. 결과적으로는 모든 친구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으로 보여요. 교사도 상위권 학생도 하위권 학생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가겠죠. 정말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에요.

□ 탐구 과목, 학년제 교육 과정 편성, 어떻게 볼까요?

사진=탐구과목 학년제 교육과정 주당 2시간 4과목 편성 예시]
사진=탐구과목 학년제 교육과정 주당 2시간 4과목 편성 예시]

고등학교의 교육 과정을 살펴보는 다른 기준은 탐구 영역의 선택이에요. 흔히 탐구 영역의 편성 기준은 2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학년제이고, 다른 하나는 학기제에요. 먼저 학년제를 보겠습니다. 학년제에는 2가지 유형이 있어요. 하나는 주당 2시간 4과목으로 하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주당 3시간 3과목으로 하는 방법이에요.

주당 2시간은 1학년으로 수업을 설계하여 1학기 2시간, 2학기 2시간을 수업하게 됩니다. 주당 수업 2시간은 엄청 바쁘기는 해요. 간혹 행사라도 있으면 수업 결손도 심하구요. 수업 시간에 수행 평가를 직접 실시하기에도 어려움이 커요.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정기고사 과목이 많아져요. 탐구 과목을 가지고 4과목 시험 준비를 하니까요.

자연 계열 친구들 같은 경우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4과목을 모두 시험 준비한다고 생각하면 순간 머리가 아프지요? 여기에 국어, 수학Ⅰ, 수학Ⅱ, 영어까지 포함해서 시험을 봐야 해요. 피곤함이 급상승합니다. 이렇게 시험 과목이 많으면 학생들이 특정 과목을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강해져요. 수업 분위기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요.

그리고 학년제이기 때문에 한 번 선택한 과목을 중간에 변경할 수가 없어요. 1학기 수업하다가 “어? 자연 계열 학습량이 너무 많아서 힘드네?” 그리고 어떻게 하려고 했는데 “적성에 정말 안 맞네?” 이런 경우도 있겠죠? 학년제는 1년 단위로 교육 과정을 편성하여 운영하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할 수가 없어요. 가장 큰 단점이죠. 하지만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도 1과목을 놓쳐도 2단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신 타격은 적습니다.

학년제는 교사들이 선호합니다. 일단 시간표 편성과 운영 등 행정 업무가 적어요. 1학기에 한번 선택하면 1년 동안 변함없이 운영할 수 있지요. 그리고 1, 2학기 수강 신청도 어려움이 없어요. 1학기 한번 선택하면 2학기까지 그대로 운영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교과 세부 특기 사항도 1년에 겨울 방학에 1번만 기록하면 됩니다. 그래서 우리 지역의 경우 탐구 과목에 학년제가 상대적으로 많아요.

다음의 경우는 학년제이기는 하지만 1과목 시수가 6단위에요. 따라서 한 학기에 3단위씩 수업하게 됩니다. 선택 과목이 3개에요.

[사진=탐구과목 학년제 교육과정 주당 3시간 3과목 편성 예시]
[사진=탐구과목 학년제 교육과정 주당 3시간 3과목 편성 예시]

1년 단위로 운영하는데 선택 과목이 3개? 그러면 당연히 학생들의 선택권이 제한됩니다. 심지어 자연 계열의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4과목의 선택권도 보장되지 못하는 한계를 갖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교육 과정을 편성할까요?

음… 학년제를 하면서도 1학기에 탐구 과목을 3과목만 이수하기 때문에 학생의 시험에 대한 부담은 이전의 4과목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듭니다. 그리고 기본 5단위 과목을 6단위로 운영하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여유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전 4단위 과목에 비해 이론적으로는 다양한 활동을 기반으로 한 수업이 가능합니다. 같은 학년제이기 때문에 학사운영에 편리함이 있습니다.

역시 장단점이 뚜렷하죠. 다만 2학년 3과목만 선택하기 때문에 중간에 학생의 진로가 변경된다든지 아니면 2학년 말, 대학교와 학과를 놓고 상담하다가 대학을 목표로 학과 변경을 시도하려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큽니다.

또 상대적으로 학습하기 쉽고 내신과 수능에 유리한 과목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에 인문계열의 경우 경제, 세계사, 법과 정치 그리고 자연 계열의 경우 물리나 화학을 선택하는 친구에게는 큰 risk가 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다양한 진로 선택에는 가장 취약한 교육 과정 편성표가 되고 맙니다.

□ 탐구 과목, 학기제 교육과정 편성, 문제가 없나요?
다음은 학기제를 보겠습니다. 다음은 학기제의 예시입니다.

[사진=탐구과목 학기제 교육과정 편성 예시]
[사진=탐구과목 학기제 교육과정 편성 예시]

학기제는 학년제보다는 시행이 어려움이 많습니다. 먼저 1, 2학기 학생 선택 과목이 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한 학기를 기준으로 학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같은 업무를 1년에 두 차례 해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번거롭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택 과목 쏠림 현상이 발생하기도 해요.

1학기에 특정 과목이 쏠리고 2학기에는 수강 신청 인원이 극도로 적게 나타나 선생님들의 교과 시수가 전혀 맞지 않게 나타날 수도 있어요.

또한 선생님은 같은 내용으로 수업도 시험 문제 출제도 두 차례 해야 합니다. 요즘 내신에 엄청 민감하지요? 같은 문제를 1, 2학기에 출제하면 곤란해요. 왜냐구요? 누구는 1학기에 이미 시험을 보았는데 2학기에 같은 시험 문제가 출제된다? 유불리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수업 성취 목표는 같습니다. 동일 문제를 출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학기제에 부정적인 선생님이 많습니다. 합리적인 문제 제기입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시험 문제 중복 출제에 따른 유불리 문제는 오히려 과목 쏠림 현상을 방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오히려 역 이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즉, 본인의 진로와 약간은 거리가 먼 교과목은 1학기에 이수하는 것이 조금 유리할 것 같아요.

즉 과학 탐구의 경우, 기계 전기 계열을 희망하는 친구라면 1학기에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생명과학·지구과학을 선택하고 2학기는 물리와 화학을 선택하면 유리하지 않을까요? 일단, 2학기에 시험을 본다면 다른 친구의 시험 문제를 통해 과목 교사의 출제 유형을 미리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와… 이것만 해도 엄청난 Tip 이죠?

그리고 3학년에 물리Ⅱ, 화학Ⅱ를 수강하려면 2학기에 물리Ⅰ, 화학Ⅰ을 이수하는 것이 정상적인 이수 과정으로 판단됩니다. 아무래도 1학기에 해당 과목을 이수하고 2학기에는 생명과학, 지구과학을 이수한 이후 다시 3학년에 물리Ⅱ, 화학Ⅱ를 이수한다면 대학에서 볼 때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학기제를 편성해도 학생의 진로에 대한 지도와 상담을 충실하게 한다면 생각보다 혼란은 적을 것으로 보여요. 특정 과목의 2학기 쏠림 현상으로 곤란을 겪는 학교는 학생들에 대한 진로, 진학 지도에 조금 더 신경을 기울이면 좋겠죠? 이처럼 학기제는 단점을 장점으로 극복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질 수도 있어요. 학년제가 갖는 진로 선택 변경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구요.

아울러 진로와 진학에 대한 소신을 갖춘 학생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학 입학 사정관에게 자신의 진로를 명확하게 나타낼 수도 있어요. 여기에서 학기제 교육 과정을 편성한 학교를 학생부 종합 전형(이하 학종)에 적합한 학교라고 판단하는 까닭을 알 수 있어요.

□ 학종형 학교와 정시형 학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학종형 학교와 정시형 학교를 이야기합니다. 교육 과정 편성표만 보고도 알 수 있을까? 대략 분석해 볼게요. 일단, 정시형 학교에서는 어렵고 힘든 과목보다는 내신이나 수능에서 쉽게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교과목으로 선택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요.

이런 경우, 대부분 대학의 이공 계열에 학종으로 진학할 때 중요한 과목인 물리Ⅱ나 화학Ⅱ를 선택하는 학생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 정말 진로가 뚜렷한 일반 친구까지도 내신에 악영향을 우려하여 선택을 회피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해요.

다음은 2025학년도 서울대 자연 계열 모집 인원을 분석한 표에요. 자연 과학 계열은 자연 계열 전체 모집 인원의 20%, 건설·기계·화공은 55%, 농업 바이오 계열은 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서울대 모집 인원이지만 다른 지방 국립대의 모집 인원도 서울대와 거의 비슷해요. 사립대학교도 비슷해요.

[사진=2025학년도 서울대 자연 계열 모집 인원]
[사진=2025학년도 서울대 자연 계열 모집 인원]

서울대 모집 인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대학 입시를 주목적으로 하는 일반고등학교에서는 물리·화학을 선택하는 친구가 가장 많아야 해요. 그런데, 일반 학교의 교육과정에 따른 수강 인원을 직접 파악할 방법은 없어요. 그래서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3년간 6월, 9월 모의고사와 수능 응시 인원을 조사해 보았어요.

2023년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수능 시험에서 물리학Ⅰ은 68,169명, 화학Ⅰ은 76,802명 응시했어요. 그런데 2024년은 물리학Ⅰ 69,422명, 화학Ⅰ 64,199명이 접수했어요. 23년에 비해 24년에는 화학Ⅰ 응시 인원이 14,000명 이상이 감소했어요.

화학은 의학, 약학, 전기·전자, 2차 전지, 반도체 등의 신소재 분야 등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과목이에요. 위 서울대 핵심 권장 과목을 보면 화학 과목의 중요성을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수능 응시자가 가장 적어요.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탐구과목별 선택 인원]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탐구과목별 선택 인원]

다음 선택 과목을 볼게요. 2023년에는 생명과학Ⅰ은 153,629명, 지구과학Ⅰ은 158,363명이었는데 24년에는 생명과학Ⅰ 160,409명, 지구과학Ⅰ 169,535명으로 나타났어요. 상대적으로 배우기 쉽다는 이유로 많은 학생이 응시하지만, 대학에서 요구하는 핵심 권장 과목과의 불일치는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에서도 고민거리가 되고 있어요.

고등학교에서는 어려운 과목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상대적으로 물리·화학을 선택하는 친구가 적어요. 어려워 선택하는 친구가 적으면 내신에 불리하기 때문에 다시 선택하는 친구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나타나요. 요즘 많은 학교에서 2학년 과정의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의 4과목을 의무적으로 선택하도록 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과학Ⅱ 과목이 상대평가였지만 요즘은 진로와 적성에 맞는 선택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A, B, C 3단계의 절대평가로 전환했어요. 그래도 물리Ⅱ, 화학Ⅱ를 선택하는 친구들은 거의 증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생명과학이나 지구과학을 수능에서 응시하는 친구들이 학교에서는 화학Ⅱ이나 물리학Ⅱ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만약 다른 학교에 비해 화학Ⅱ나 물리Ⅱ를 선택하는 친구들이 많은 학교는 학종형 학교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요.

글 전체를 보면 고등학교 선택방법으로 이어집니다. 7회 연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연재가 고교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에듀진 기사 URL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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