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합격생 수 늘려 홍보, 진실 가려내야

   
 

A미술학원 합격생 320여명, B라는 미술학원도 300여명. 미대 합격생 숫자다. 그것도 고양시 지역에 한해서다. 저 많은 합격생수는 과연 무슨 숫자일까? 몇 개의 미술학원 합격생 수가 고양시 3학년 미술학생들의 수보다 많다는 느낌은 뭘까. 고3 입시 학생들의 원생이 그 만큼 많았던 것일까?

이같은 미술학원들의 광고전쟁은 학원을 선택해야 하는 부모들을 잡기 위해서다. 대학 입시의 합격 숫자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다. 또한 학원을 방문했을 때 첫 인상을 잡기 위한 화려한 인테리어도 부모 선택을 결정하는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궁금한 것은 합격생 숫자 놀음이다. 비단 미술학원만의 문제, 고양시만의 일은 아니다. 전국 주요 입시학원들의 문 앞에 가보면 광고에서 볼 수 없는 더 많은 합격생들의 숫자가 문 앞에 버젓이 걸려 있다. 학부모와 학생을 현혹하는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그들 모두가 올해 입시에 그 학원만을 다닌 학생도 아니고, 전년도 입시, 전전년도 입시생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제대로 적어 홍보하는 학원들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학원들은 그렇지 않다. 여기서는 미술학원들의 몇가지 예를 들어 사교육시장의 지나친 경쟁의 폐해에 대해서 짚어 보려고 한다.

학원생이 다른 학원으로 간다고 했을 때, 어떤 미술학원은 선생이 학생에게 욕지거리 문자를 보내, 문제를 일으킨 사건은 학원가에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 학생이 미술학도로서의 꿈을 접었다는 놀라운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과연 사회통념상 그럴 수 있는 문제인가. 이뿐만이 아니다. 고학년이 학원을 옮긴다는 저학년을 이지매해 그 학원을 계속 다닐 수밖에 없도록 한 사례는 아무리 경쟁이 치열하더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합격생 부풀리기의 폐해는 더욱 심각하다. 유명대학에 합격한 학생이 실기도 보지 않는 지방 대학에 합격한 경우도 있다. 웃지못할 코메디다. 이 학생이 굳이 지방의 실기시험도 없는 무명대에 합격한 이유는 무엇일까?

진실은 이렇다. 합격생 숫자를 늘리기 위해, 홍익대에 입학이 확정된 학생을 다시 하위대에 원서를 넣어 합격을 시켜, 버젓이 합격생 숫자를 늘린 것이다. 그러니까 2중, 3중 합격자 수를 늘려, 300명 이상 합격한 것으로 홍보한 것이다. 물론 이런 합격생 숫자는 맞을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가 생각하는 숫자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일부 지방대 중에는 원서만 내면 실기시험도 없이 합격시켜주는 대학이 있다. 혹 이런 대학은 아닌지 학부모는 꼼꼼히 살펴볼 일이다. 또한 미술대 수시는 1차 성적, 2차 실기로 최종합격을 가리는데 1차 성적 통과자들을 마치 합격한 것처럼 부풀리는 사례도 있고, 중학교때 학원에 다녔던 학생들까지 집어넣어 합격생을 부풀리는 사례도 목격된다.

미술대 수시는 1.내신포함 실기, 2.실기 100%, 3.수상자전형 등이 있는데, 수상자전형은 한마디로 수상실적으로 대학을 가는 것이다. 하지만 자격조건도 까다롭고, 3위권 이상의 입상자여야 하고, 대학교에서 1명 많아야 2명만을 뽑는다. 그런데 학원에서는 실적을 쌓기 위해 많아야 2명인 수상자전형으로, 많은 학생들이 입시와 상관없는 실기를 하게해 오히려 실기를 망치는 사례도 있다. 미술대학의 정시는 실기시험 40%, 수능 30%, 내신 30%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마디로 실기교육을 게을리하면 합격하기가 어렵다. 일단 광고하기 좋고 눈에 보기 좋다고 수상자 전형 등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눈과 귀를 가려, 실기공부를 망치는 사례다.

또한 문제의 심각성은 하위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실기를 잘 지도하면 4-5등급여도 서울권에 합격하게 할 수 있는데도 결국 같은 4등급인 학생이 실기공부가 제대로 안되어 하위지원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례와 오히려 미술학원에서는 상향지원이라고 기만하고 속이는 행위다. 학생과 학부모는 떨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학원이 지원시키는 대학으로 원서를 낼 수밖에 없다. 실례로 지방의 모 대학은 옛날에 유명했던 대학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어서 내신 7-8등급이 가도 되는데 실기가 안되니 4등급 성적으로 지원하는 경우다. 합격생수를 늘리기 위해 하위대학을 지원시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미술학원들의 입사제 담당선생은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기본적인 서류정리나 합격사례에 대해 학부모보다 많이 안다. 그런 이유로 질문만 있지 의심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전문가와 상담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어떤가. 자녀를 더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학부모들도 대학 입시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 필요성이다.

미술학원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일어나는 폐해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300명이 넘는 합격생수를 학원이 내밀 때 학부모는 어느 대학에 합격했는지, 그 대학은 실기시험이라도 있는지 일일이 대조를 해보고 미술학원을 선택해야 하는 웃지못할 상황이다. 아이가 못하면 학부모가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학원선택에 있어 아이는 친구나 광고, 인테리어, 규모에 따라 학원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런 선택은 올바르지 않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원의 실상을 알지 못하면, 학원에게 돈 주고 뺨맞는 꼴이다.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학생에게 들어가는 많은 사교육비, 또한 그 돈을 벌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학부모, 시간이 없다. 대학입시전략이 복잡하기 때문에 학원이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있지는 않았는지, 고민해야 할 때다. 진로나 대학진학에 대해 구체적으로 관심 갖고 지속적으로 자녀와 대화를 하는 만큼 학생의 진로와 진학 대학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학원이 없어져야 할 대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부족한 부분,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다. 이런 부분에 사교육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친 외연경쟁으로 인해 사교육의 피해가 있어서는 안되겠다. 아직 늦지 않았다. 고쳐야 한다. 우리는 지속해서 올바르지 못한 행태의 사교육시장을 지적해야 할 의무가 있다.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다. 사교육시장은 건전하게 발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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