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쭉쭉 올리는 언·수·외 학습 방법

   
▲ 한양대 정시상담 카페 [사진 제공=한양대]

모의고사 성적이 영어 8, 언어 8, 수학 4등급인 학생을 상담하게 됐다.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 네가 어떤 식으로 공부하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영어는 어떻게 공부했니?"
"책 보고 문제집 열심히 풀었어요."
"내가 보기에 영어 공부 방법이 잘못됐다. 또 이런 성적이 나왔다는 것은 시험 시간에 문제를 제대로 안 봤다는 거야. 답을 그냥 찍듯이 작성한 것처럼 보인다."

 

   
▲ 정명근 교사 (천안 복자여고)

학생과 이야기하다 보니 학습을 지도하는 학부모에게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음날 그 학생으로부터 상담을 요청하는 연락이 왔고, 다음 상담을 이어가게 됐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고등학교 각 학년, 각 반에 이런 학생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그들을 돌보지 않고 오로지 수능이라는 한 방향만을 향해 달리고 있다. 힘들어 하는 학생들을 외면한 채 옳은 방향을 알려줘도 듣지 않고, 계속 해오던 것이라고 합리화하면서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교육 전문가라는 교수들도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눈 감은 채 수능 확대를 주장하거나, 학생부종합전형 예찬론자였던 사람이 시류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좇아 수능 확대를 주장하고 나서기도 한다. 대학의 자문위원으로 가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신봉자가 됐다가, 언론 인터뷰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수능 확대를 주장하는 자칭 유명 교사들도 있다. 이처럼 학생과 국가의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이해 관계에 따라 수능과 학종 사이에서 유리한 쪽으로 줄타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교육 현장에는 잘못된 교육이 만연해 있다는 것은 교사들이라면 누구가 공감하고 있으며, 그런 이유로 학생들은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육의 많은 문제를 눈앞에서 보면서도 해결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진도 나가기 바쁘고, 학교는 경쟁속도를 유지하는 데 온 힘과 재정을 소비하고 있다. 물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와 학교도 있다.

하지만 교사 개인이나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교육을 제대로 바꾸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하며, 그 첫걸음이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와 정시 수능전형 축소이다. 

대학의 학업역량 판단 기준
이런 변화 요구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날로 커져가면서, 대학이 학종에서 학생의 학업역량을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울대의 경우 독서를 가장 큰 역량으로 보고 있다고 하고, 한양대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수상실적에 큰 비중을 둔다고 말한다. 중앙대는 세특과 독서, 창체활동 등을 면밀히 살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요한 사실은 대학은 단순한 성적이 아닌 학업역량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려 한다는 것이다.  

학업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영역으로 국어는 독서, 지적 사고능력, 영어는 듣기와 말하기, 수학은 개념 충실도, 고급·심화 단계별 학습 과정 등이 있다. 대학은 학생부에서 각 교과 세부영역을 살핀다. 여기서 학생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를 통해 학업역량을 판단하게 된다. 또 방과후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도 대학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대학이 학생의 학업역량을 가늠하는 기준 가운데 ‘전공적성’도 빼놓을 수 없다. 수학과의 경우 수학 내신과 수학 관련 활동을 보고, 전공과 관련해 학생이 얼마나 깊이 있는 학습을 했는가를 학생부를 보고 판단한다. 전공적성을 강조하는 대학들로 경희대, 건국대, 이화여대, 외대, 기타 서울권 대학들이 있다.

반면 내신을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우수한 학생이 비교적 덜 지원하는 지방대들이다. 충남대, 충북대 등에서는 내신을 중시한다. 서울권 대학 중에는 동국대, 서울시립대 등이 내신을 우선시한다고 알려져있다.

모의고사 등급별 맞춤식 학습지도 방법은?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학생의 학업역량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학업성적이다. 모의고사 등급대를 기준으로 학생의 현재 학력 상태를 살펴보면 학생이 그동안 어떻게 학습해 왔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성적대별로 지역적 특성을 강하게 띠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따라서 성적대별 특성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학생들에게 맞춤식 학습지도를 할 수 있으며 학업역량을 키워주는 공부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다.

■ 모의고사 등급별 맞춤식 학습지도 방법

   
 

언수외 각 1·2·3등급 학생은 역량은 있지만 영어 학습법이 잘못된 안타까운 경우이다. 지역별로 보면 농촌형 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에는 영어 학습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영어 공부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이 성적대에서 탈출하기 어렵다.

언수외 각 4·2·3등급은 노력형 학생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성적대로, 노력에 비해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성적을 갖고 있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독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보다는 장기계획을 세워 부족한 독서를 만회해야 한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1주일에 한 권씩, 많다면 한 달에 한 권씩이라도 책을 읽어보자. 독서 활동을 6개월 동안 꾸준히 해나간다면 자신도 모르는 새 언어성적이 향상돼 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언수외 각 4·4·1등급의 경우는 초·중학교 시절을 해외에서 보낸 학생들로, 일명 해외파로 분류할 수 있다. 언어와 수리가 부족하지만 기본적으로 능력 있는 학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부족한 언어를 독서를 통해서 극복해야 한다.

언수외 각 5·1·2등급 학생은 수학·과학 집중형으로, 일명 과학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주로 남학생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런 학생들은 이과를 선택해 수학·과학적 재능을 살릴 필요가 있다.

언수외 각 1·4·2등급은 좋은 환경을 가졌지만 노력이 부족한 학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도시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동기부여만 해줘도 성적이 쉽게 오를 수 있는 유형이다.

언수외 3·3·3등급 학생은 중학교 내신이 상위권이었고 학원은 주로 종합반을 다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초·중학교 때 영어회화를 중심으로 학원에 다녔던 학생이라면 영어라도 1, 2등급이 나왔어야 한다. 다니는 학원 특징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 성적대 학생들은 대부분 공부를 해도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부 방법을 전면 수정하는 것이다. 국어는 독서 중심으로, 영어는 회화 중심으로 공부 방법을 완전히 바꾸고 학습에 임한다면 좀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성실한 학생들이기때문에 값진 결실을 볼 수 있다.

학교든 학원이든 학생들을 제대로 공부시키기 위해서는 학생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한다.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게 하겠다는 욕심으로 암기와 문제풀이 중심의 단기처방을 내린다면, 당장 코앞의 시험성적은 오를지 몰라도 다음 시험에서는 다시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기적의 수시 워크북'
https://goo.gl/wvn93Z

성적 쭉쭉 올리는 언··외 학습 방법
다음으로 과목별 학습 방법을 살펴보자. 먼저 언어는 읽기가 기본이다. 국어는 모국어이기 때문에 학생들 대부분이 생활 속에서 듣기와 말하기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우게 된다.

언어실력을 결정하는 것은 읽기능력이다. 읽기 능력은 독서를 통해서만 기를 수 있다. 결국 공부하느라 책 읽을 시간이 없다며 독서를 등한시하는 것은 국어 성적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책을 익지 않는 고등학생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어는 한글을 배웠던 것처럼 듣기, 말하기를 먼저 다진 뒤에 읽기로 넘어가야 한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실시로 학교에서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가고 있다. 영어 절대평가가 실시되자 많은 학부모들이 영어학원을 끊고 수학학원에 등록한다고 한다. 학원에 등록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영어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일선 학교에서도 영어는 이제 그만이라는 생각보다는 영어 공부를 제대로 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독해와 문제풀이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영어수업을 듣기, 말하기, 읽기 순서로 영어 공부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켜야 한다. 

이렇게 수업을 하기 시작하면 학생들은 듣기, 말하기 중심 수업을 통해 영어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질 수 있고 자신감을 얻게 된다. 그렇게 기초를 탄탄히 한 다음 읽기 학습으로 넘어간다면 영어에서 1등급을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영어 절대평가가 중하위권 이하 학생들에게 기회요인이 된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렇게 듣기, 말하기 중심 영어 학습을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남는 시간을 수학 학습에 집중 투자한다면 영어와 수학 성적을 동시에 올릴 수 있다. 

수학은 개념원리가 핵심이다.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제풀이만 들입다 시키는 ‘묻지마’식 선행학습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잘못된 수학 학습법이 이것이다. 잘못된 선행학습은 학생들에게서 학습의 흥미를 빼앗고 수포자가 되라고 등을 떠미는 것이나 다름없다. 

수학 개념을 확실히 잡고 가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완전히 이해를 한 후에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는 방법을 써야 한다. 특히 수학 학습에서는 학생이 공부한 내용을 친구나 부모님에게 직접 말로 설명해 보는 ‘교수식 학습법’이 유용하다. 말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머릿속으로 개념이 정리되고,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설명 중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집중 학습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문제풀이에 들어간다면 수학 성적은 당연히 오르게 돼 있다. 

고등학생들에게 원하는 진로가 무엇인지를 물으면 대답을 잘 못한다. 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만큼 학업능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지레 포기하기 때문에 진로 계획을 명확히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위에서 소개한 학습 전략에 맞춰 학업능력을 향상시켜서,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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