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대통령 탄핵 특강 '21세기 리더십이란?'

   
 

대선이나 총선, 지자체 선거나 있는 해에는 지도자의 리더십을 묻는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논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아, 강의의 비중을 높이고 선거 과정의 뜨거운 논쟁을 원론화해 예상문제로 완성하려고 늘 노력해 왔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논제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를 겪은 상황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이끌어갈 대한민국호의 5년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담아 만든 예상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만들면서 저는 강의 제목을 ‘내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네 가지 이유’로 붙였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제도가 진정한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을 뽑기에 많은 문제가 있어서, 선거가 아닌 추첨제로 바뀌어 일정한 자격을 갖춘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라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칩시다.

그 시행 첫해에 선거관리위원장에게서 대통령에 당첨되셨으니 3개월 안에 하시던 강의를 정리하시고 청와대로 들어오라고 하면 나는 정중히 고사할 것입니다. 21세기가 요구하는 리더의 네 가지 자질 중에 제가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 논제를 보면서 이 논술샘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이유를 찾고 여러분에게 당첨 전화가 왔을 때 흔쾌히 수락할 수 있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고심해서 1,000자 내외로 논술문을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쓴 답안 중에서 우수답안이 많을수록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 호서대학교 입학처 http://goo.gl/gd3a2b

 

[논제] 다음 제시문들에 소개된 이야기들에서 추출할 수 있는 지도자의 덕목들을 참고하여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우리 사회를 제대로 이끌어갈 지도자의 조건에 대해 논술하시오.(800~900자)


(가) Let me tell you an old story.(옛날 얘기 하나 하지요.) Once upon a time, a scholar passed a civil exam and was sent to work as a governor.(예전에 한 선비가 과거에 급제해 한 고을의 수령으로 내려가게 되었답니다.)

Before starting out for his new position, he went to a visit the shrine of his ancestors in his hometown and also to say farewell to his old mother.(부임 전 사당 참배도 하고 노모께 하직인사도 할 겸 고향을 찾았지요.)

When he asked his mother for advice, she told him that he should repeat the word “patience” three times to himself before doing anything.(노모께 한 말씀 부탁하자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일을 할 때는 항상 참을 인(忍)자를 세 번만 생각하라고.) He promised to bear the advice in mind and left for his new job.(지당하신 말씀 명심하겠노라며 선비는 부임 길에 오릅니다.)

Just as he was leaving the village, a servant came running toward him with a message that his mother wished to see him again.(동구 밖을 막 나서려는데 집에서 하인이 달려와 노모가 보자 한다는 전갈을 해왔습니다.)

He returned with curiosity, but his mother only told him again that he should repeat “patience” three times.(뭘까 해서 다시 돌아가니 노모께서 다시 그저 참을 인자 세 번만 생각하라는 말을 또 하는 것이었습니다.) While he was somewhat irritated, he promised to do as she wished and left.(약간 부아가 났지만 명심하겠노라며 다시 길에 나섰지요.)

This time, he was quite far from home and was resting. Again, the servant appeared and said his mother wished to see him.(이번엔 한 십 리쯤 가 잠깐 쉬고 있는데 다시 노모가 보자 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He hurried home, thinking there must be some emergency.(무슨 급한 일이 생겼나 해서 다시 집으로 갔지요.) However, his mother simply made the same request, asking him to repeat “patience” three times.(그러자 노모께서 아까 한 말, 참을 인자를 명심하라고 다시 당부를 합니다.)

Now the scholar was angry and told his mother that he was not a child and did not need another reminder.(선비는 화가 났지요. 아니 그 말 또 하려고 부르셨느냐고. 제가 어린아이도 아니고 이제 어엿한 한 고을의 수령인데.) Then the old and wise mother said, “Now you see, how difficult it is to be patient three times.” (그러자 노모께서 이렇게 말하십니다. 그것 봐라 세 번 참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The scholar was stopped cold and finally understood what his mother had been saying. He went on to become a wise ruler by keeping his mother’s advice in mind. (크게 깨우친 선비는 노모의 말을 명심하고 선정을 폈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나)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위(魏: 梁)나라 혜왕(惠王) 때의 일이다. 태자(太子)와 중신 방총이 인질로 조(趙)나라의 한단(邯鄲)으로 가게 되었다. 출발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방총이 심각한 얼굴로 혜왕에게 이렇게 물었다.

"전하, 지금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전하께서는 믿으시겠나이까?"
"누가 그런 말을 믿겠소."
"하오면, 두 사람이 함께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어찌하시겠나이까?"
"역시 믿지 않을 것이오."
"만약 세 사람이 똑같이 아뢴다면 그땐 믿으시겠나이까?"
"그땐 믿을 것이오."
"전하,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 명백한 사실이옵니다. 하오나 세 사람이 똑같이 아뢴다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되옵니다. 신(臣)은 이제 한단으로 가게 되었사온데, 한단은 위나라에서 저잣거리보다 수만 배나 멀리 떨어져 있사옵니다. 게다가 신이 떠난 뒤 신에 대해서 참언(讖言: 거짓으로 꾸며서 남을 헐뜯어 윗사람에게 고하여 바침. 또는 그런 말)을 하는 자가 세 사람만이 아닐 것이옵니다. 전하, 바라옵건대 그들의 헛된 말을 귀담아 듣지 마시옵소서."
"염려 마오.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과인은 두 눈으로 본 것이 아니면 믿지 않을 것이오."

그러나 방총이 한단으로 떠나자마자 참언을 하는 자가 있었다. 수년 후 인질에서 풀려난 태자는 귀국했으나 혜왕에게 의심을 받은 방총은 끝내 귀국할 수 없었다고 한다.
 

   
▲ <나침반36.5도> 정기구독 http://goo.gl/bdBmXf

(다) Once upon a time, there lived an old man on the northern frontiers of China. One day, his horse disappeared.(옛날 중국 북쪽 변방의 요새 근처에 점을 잘 치는 한 노옹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노옹의 말이 오랑캐 땅으로 달아났다.)

His neighbors came to comfort him. But the old man was not at all upset. He said his loss might turn out to be a good thing.(마을 사람들이 이를 위로하자 노옹은 조금도 애석한 기색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는지.")

And he was right. A few months later, not only did his horse find its way back, it also brought with it another horse, one that was even better. (그의 말은 옳았다.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그 말이 오랑캐의 준마를 데리고 돌아왔다.)

His neighbors came around again, this time to congratulate him on his gain. But again, the old man viewed the situation differently, and said that this "good luck" might bring about misfortune in the end.(마을 사람들이 이를 축하하자 노옹은 조금도 기쁜 기색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화가 될는지.")

Strangely, he was right again. A few days later, his son fell from the new horse and broke his leg. (신기하게도 노인의 말은 또 맞았다. 며칠 후, 말 타기를 좋아하는 노옹의 아들이 그 오랑캐의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However, as a result of the accident, his lame son was not conscripted to fight in the war and remained with his family. (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 이 사고로 절름발이가 된 노인의 아들은 병역면제로 전쟁터에 끌려가지 않았고, 그 덕분에 무사히 살아남았다.)

(라) 송(宋)나라 사람 중에 밭을 가는 농부가 있었다. 밭 가운데에 나무를 베어내고 밑동만 남아있는 그루터기가 있었는데, 하루는 토끼 한 마리가 숲에서 나와 도망가다가 그루터기에 부딪쳐서 목이 부러져 죽게 되었다.

토끼를 얻은 농부는 다음날부터 밭에 나아서는 밭을 갈 생각은 없이 쟁기며 농기구를 팽개치고 또 다른 토끼가 그루터기에 부딪치기를 바라면서 그루터기만 지키면서 보냈다. 그러나 토끼는 다시 얻을 수 없었고 자신은 송나라에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지금 선왕들의 정치를 가지고 오늘의 백성을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마치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리는 것[守株待兎(수주대토)]에 지나지 않는다.
 

■ ‘21세기 리더십’ 논제를 출제한 논술샘의 생각

* 21세기 다원화·변화의 시대

⇒ 치열한 경쟁과 다름으로 인한 갈등과 대립 심화 / 불확실성 증대
⇒ 리더십의 새로운 패러다임 요구
⇒ 다양한 이해 갈등을 조율하는 사회통합 능력(경청과 비판적 판단력), 구성원들에게 희망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통찰력(변화를 읽는 안목과 창조적 마인드)

(가) 경청(열린 자세)
(나) 판단력(이해관계, 갈등 고려, 비판적 사고능력) ⇒ 사회통합
(다) 장기적 안목에서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통찰력 
(라)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 혁신/창조적 마인드 ⇒ 비전제시


[논술샘이 제안하는 예시 답안]
21세기 사회의 특징을 규정하는 키워드를 든다면 당연히 다원화와 변화이다. 교통·통신의 비약적 발전은 국경의 장벽을 허물고 소위 세계화 시대를 열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이제 대부분의 사회는 다인종·다민족·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며, 이질적인 것들이 공존하는 속에서 다름으로 인한 갈등과 대립은 각 사회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극복해야 할 필수과제가 된다.

또한 세계화와 정보화의 흐름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변화의 속도를 증가시키며 개인·집단 간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변화의 가속화와 경쟁의 심화는 필연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킨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한 사회를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는 지도자는 사회 전체적으로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통합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내는 역량을 먼저 갖추어야 한다.

그러한 능력의 기본은 (가)에서 노모가 이제 목민관의 길을 가는 아들에게 깨우치고자 하는 ‘경청’의 자세이다. 수많은 백성들의 크고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하는 자세, 그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수용하려는 자세가 사회 통합의 초석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도자가 다양한 주장들을 비판적으로 분별할 수 있는 지혜 없이는 합리적인 조정역할을 수행해 낼 수 없다는 것이 (나) 이야기의 핵심이다.

그리고 시대변화의 흐름을 통찰하여 사회 전체가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지 정확한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지도자만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지도자는 (다)의 새옹지마가 주는 교훈처럼 눈앞의 상황에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당장의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장기적 안목에서 사안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진 지도자가 있을 때 사회 구성원들은 밝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라)가 시사하는 바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선택해야 할 지도자는 항상 깨어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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