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적인 예술가 존 레넌'이 아닌,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려 했던 인간 존 레넌'

   
 

"한 인간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지난 시대를 재생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 그 점은 전기와 평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 역시 아주 색다른 방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결국 모든 평전들과 그 뜻을 같이한다. 게다가 직접 써 내린 글씨체, 센스가 엿보이지만 가끔 헛웃음이 나오는 낙서 같은 그림들, 가끔은 틀린 철자까지 존 레논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란 단 하나도 없다! 이런 '아주 특별한 사소함'을 누구의 필터도 거치지 않은 채 생생히 접해볼 수 있다는 것은 '존 레논 레터스' 만이 줄 수 있는 쏠쏠한 재미임이 분명하다." ('옮긴이의 말' 중)

존 레넌(1940~1980)은 화가 나거나 기쁠 때나 자신의 거의 모든 감정을 글로 옮겼다. 레넌이 작곡한 노래들은 세계적으로 사랑 받았다. '루시 인 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즈(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이매진' 외에도 많은 작품을 남긴 위대한 뮤지션이자 작가다.

아이디어, 생각, 느낌이 떠오르거나 누군가와 말하고 싶을 때면 메모를 하거나 편지를 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1968년 그룹 '비틀스'의 유일한 공인 전기 '비틀스'를 출간한 작가 헌터 데이비스(78)는 레넌이 주변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와 엽서들을 긴 세월에 걸쳐 추적해 모으고 복원했다. '존 레논 레터스'는 레넌이 생전에 가족, 친구들과 주고받은 285통의 편지와 카드를 한 데 모은 책이다.

레넌은 평생 가족, 친구, 낯선 이들, 신문사, 단체, 변호사, 그리고 세탁소에까지도 편지나 카드를 썼다. 데이비스는 수집된 편지의 사연을 하나하나 소개하고 편지들이 쓰일 당시 레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누구에게 썼고 어떤 내용과 맥락의 편지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어떤 편지는 시적이면서도 고뇌가 엿보이고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지만, 어떤 편지들은 상대방을 헐뜯거나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썼다. 유쾌하며 온화한 편지들도 많지만 일부는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레넌은 편지에 낙서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우스갯소리를 써놓기도 했다. 1951년 11세 때 리버풀에 살던 이모에게 쓴 감사 편지부터 1980년 12월8일 40세에 암살당하던 날 교환원에게 건네준 사인까지 매우 다양하다.

편지를 읽고 있으면 레넌의 삶과 고민, 두려움, 열정 등이 감지된다. 시인 김경주(38)씨가 번역했다. '천재적인 예술가 존 레넌'이 아닌,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려 했던 인간 존 레넌'의 맨얼굴이 드러났다. 528쪽, 2만6000원, 북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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