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중·고 수학 교육 전문가 최수일 박사 인터뷰
- 지금 공부하는 게 수학 맞습니까?, 개념연결 초등수학사전, 개념연결 연산의 발견, 수학의 미래 등 저서 다수

초·중·고 수학 교육 전문가 하면 첫손가락에 꼽히는 사람이 최수일 박사이다. 최 박사는 ‘초등수학 전도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초등수학의 중요성을 열성을 다해 전파하고 있는 수학 전문가이다. 

서울대 수학교육학 박사로 교육부 학부모수학교실 운영연구사업단장과 서울시교육청 수학교육혁신TF 공동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수학교육혁신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에듀진은 최수일 박사를 만나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을 위한 올바른 수학 학습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Q. 중·고등학교에 오랜 시간 근무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초등 수학에 주목하게 되셨나요?  

1984년부터 27년간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2011년 교직에서 명예퇴직하고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회원 중에 초등 부모님들이 많았습니다.

수학 공부 고민을 도와주려다 초등수학 교과서를 깊이 있게 공부하게 되었는데, 교과서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중·고등학교 수학 개념의 기초, 중·고등학생들이 어려워하는 함수나 확률 개념 등에 대한 근본적인 설명이 다 거기에 있었습니다.

저 역시 수학의 기초가 무엇인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고, 학생들에게 아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소재를 얻을 수 있었어요. 초등수학도 모르면서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사실이 창피했습니다. 이후로는 후배 중·고등학교 교사들에게도 초등수학부터 공부하라고 열심히 전도하고 있습니다. 
 

Q. 신간 『지금 공부하는 게 수학 맞습니까?』는 제목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수학이 ‘수학’이 아니라고 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생들은 수학을 공부한다고 하면서 손에 ‘수학 문제집’을 들고 있습니다. 문제 풀이를 수학 공부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이 둘은 절대 동급이 아닙니다.

문제 풀이는 수학 공부의 아주 낮은 수단에 불과해요. 수학에 대한 개념적인 이해를 충분히 하고 그 개념을 적용하는 수단이지요. 문제 풀이를 하는 것이 수학 공부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많이 풀었다고 해서 수학 공부가 충분한 것은 아니랍니다. 

초등 5학년에서 직사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문제를 푸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가로의 길이와 세로의 길이를 곱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곱셈은 초등 2학년도 할 수 있는 계산이지요. 5학년이라면 직사각형의 넓이를 왜 가로의 길이에 세로의 길이를 곱해서 구하는가 하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개념이 있는 학생은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수학 공부를 한답시고 문제만 많이 풀지, 수학 개념은 없는 현실을 보고 ‘지금 공부하는 게 수학 맞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Q. 『개념연결 초등수학사전』은 초등학생은 물론 교사들에게도 필독서가 되었는데요. 선생님께서 강조하시는 개념연결은 무엇인가요? 

개념연결의 핵심은 시간 절약과 자기 주도성입니다. 확률을 분수로 정의한다고 할 때, 분수가 무엇인지 알면 확률의 정의는 스스로 알 수 있습니다. 분수는 전체를 똑같이 나누는 것이고, 여기서 ‘똑같다’는 것이 확률의 정의에 그대로 사용되지요.

학교에서 고등학생들을 가르칠 때 확률에서 가장 중요한 ‘똑같다’는 개념이 학생들에게 형성되어 있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확률 공부를 많이 해도 확률 문제를 자주 틀리고, 공부 대비 학습 효과가 별로 나지 않았지요.

자기 주도성이라는 것은 수학 개념이 연결되면 굳이 선생님의 도움이나 설명 없이도 새로운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6+8과 같은 한 자리 수의 덧셈에서 10을 넘는 받아올림을 할 줄 알면 두 자리 수나 세 자리 수의 덧셈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삼각형의 내각의 크기의 합이 180°라는 개념을 연결하면 사각형이나 오각형 등의 내각의 크기의 합을 추론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수학사전은 과거의 개념을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개념연결을 위go 만든 것입니다. 아직 개념 이해 상태가 부족한 학생의 책상 위에는 반드시 수학사전이 있어야 합니다. 『개념연결 초등수학사전』은 부족한 개념을 찾기 쉽도록 각 개념마다 연결된 개념을 앞뒤로 서너 개씩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선생님은 문제 풀이 중심의 수학교육을 비판해 오셨습니다. 그런데 초등 연산문제집 『개념연결 연산의 발견』을 출간하면서 “연산도 개념이다”라고 말씀하셨죠. 다른 문제집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개념연결 연산의 발견』은 정말 특이한 책입니다. 초등에서 무조건적인 연산 학습은 필요악이라고 하지만, 연산 학습을 선순환으로 바꿔주지 않으면 아이를 수포자가 될 위험 속에 방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전 국민이 외우고 있는 구구단은 초등 2학년 2학기에 나오는데,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빠르면 유치원 시절부터, 늦으면 2학년 1학기부터라도 미리 암기를 시킵니다. 운율에 맞출 수 있는 한글의 장점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구구단은 묶어 세기나 배의 개념, 그리고 곱셈 개념이 생기기 전에 암기하면 큰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개념연결 연산의 발견』에는 무조건적인 암기에 의한 연산 학습을 방지하기 위한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학생은 먼저, 머릿속의 이전 개념을 충분히 연결하기 위해 ‘개념연결’로 학습 준비 상태를 확인합니다.

그런 다음 새로운 연산을 개념적으로 이해하는 ‘30초 개념’을 거쳐 연산 연습에 들어갑니다. 여기에는 기계적인 학습을 막기 위한 장치로 한 쪽에 2개씩 선생님 놀이 문제가 들어가 있지요.

그리고 마지막 문제는 다음 단계의 연산을 스스로 추론할 수 있는 도전 문제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로써 연산을 누구에게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되지요. 시중에 이런 구성의 연산문제집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Q. 마지막으로, 여름방학을 맞아 학부모님들의 고민이 많습니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수학 공부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학부모님들은 대부분 자녀의 선행학습으로 마음이 바쁠 것입니다. 새 학기를 준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난 학기에 대한 정리와 마무리입니다.

방학이 시작되면 우선 1학기 과정의 개념이 확실히 장기기억 속에 있는지, 스스로 1학기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이 나타나면 즉시 이 부분을 다시 복습해야 하지요.

복습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의 해당 부분을 스스로 다시 읽고 설명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정리가 완벽할 때 비로소 새 학기 준비에 들어갑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1학기 복습과 2학기 예습이 동시에 일어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아무리 급해도 1학기 과정에 결손이 보이면 이를 완벽하게 메우고 나서 2학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2학기 예습의 기본은 2학기 교과서를 차분하고 천천히 학생이 스스로 읽으면서 이해하는 것입니다. 처음 보는 개념을 갑자기 교과서로 접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수학의 미래』에서 ‘기억하기’ 및 ‘생각열기’를 공부한 다음, 교과서로 연결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됩니다.

‘기억하기’에서 학생 머릿속의 이전 개념을 연결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생각열기’에서 새로운 개념을 접했을 때 결과적으로 얻어야 하는 최종 추상 개념을 스스로 최대한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친 다음 교과서로 들어가면, 2학기의 새로운 개념이 낯설지 않고 마치 스스로 이미 알고 있는 듯한 상태가 됩니다.

새로운 개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은 물론, 예습을 충분하게 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답니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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