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부터 써 보자!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독서입니다” 라고 답하는 사람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부모라면 자녀도 그렇게 키우고 싶어 한다. 내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좀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도록 판단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리라.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줄거리 요약하기를 먼저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책의 전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책을 읽어가는 과정 자체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을 자신과 비교해 생각해보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고 매력적인가? 게다가 시대적 배경을 보면서 역사도 배울 수 있고 책 구석구석을 빛내고 있는 다양한 표현법을 보면서 작품에 더욱 흠뻑 빠지게 된다.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배웠냐 하는 결과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차분히 정독하면서 작품이 주는 매력에 푹 빠져드는 과정 자체를 통해 생각의 능력을 크게 키워낼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학생들 가운데는 책을 읽고도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 그것은 그 책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작품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오는 인물들의 성격이나 글쓴이가 주는 메시지를 생각하면서 글을 읽는 습관을 들이면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도 그만큼 커진다.

우리가 한편의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감성과 느낌이 있듯이 한 권의 책도 읽고 나서 줄거리와 내용의 흐름이 잔잔하게 남아 있게 읽어야 한다. 집중해서 읽지 못하는 학생들, 정독이 힘든 학생들, 읽고 나서도 아무런 생각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바로 이 ‘줄거리 요약하기’를 권하고 싶다. 줄거리 요약을 꾸준히 하다 보면 책이 주는 주제를 이해하기도 쉽고, 책 속에 나오는 내용을 좀 더 깊이 있게 알게 된다. 물론 책도 훨씬 재미있어진다.

아이들이 영어, 수학 과목에 치우쳐 독서시간을 할애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학생 스스로 읽어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모범적인 답이긴 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우리 아이에 맞는 책 읽기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 학습에서 기초의 개념이 중요하듯이 책 읽기도 그 책의 기본을 알아야 한다. 즉, 독서도 줄거리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쓰는 것이 두드러기 날 만큼 싫은 아이라면 알고 있는 줄거리부터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 그렇지 않다면 줄거리를 쓰게 하는 방법이 좋다. 줄거리를 먼저 써보고 발표를 하게 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굳이 강요할 필요는 없다.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서 줄거리를 쓰게 해보면 된다. 나중에 깨닫겠지만, 아이는 줄거리를 요약해본 책을 더 오래도록 더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줄거리 요약하기 - 신문스크랩 / 단편집

책을 읽고 원고지 매수를 많이 쓸수록 책의 소화능력이 뛰어난 학생으로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긴 글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다 보면 아이들의 책 읽기에 부담을 주고 아이들이 싫증을 낼 수 있다. 독서 감상문 쓰기를 힘들어하는 학생이라면 신문의 기사나 짧은 단편집을 읽게 하여 그 줄거리 요약하기를 먼저 하도록 하는 것도 좋다. 줄거리를 요약하기가 쉬울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짧은 글이나 가벼운 책을 읽고 줄거리를 쓰게 하는 것이 그 단계에서는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자기가 읽은 책의 줄거리를 모른다면 책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류로 단계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먼저 간단한 단편집부터 읽도록 하면 좋다. 굳이 책이 아니라도 신문을 활용해 줄거리를 요약하는 방법으로 하면 훨씬 더 거부감이 적을 것이다. 신문을 보고 관심 있는 기사를 스크랩해 줄거리를 요약하는 방법이다. 요즘 많이 하고 있는 NIE(신문활용교육)이다. 스크랩한 기사를 두 번 정도 읽게 한 다음 자신이 취재기자가 되어 그 기사를 읽고 더 간단하게 요약하는 것이다. 이 훈련이 계속된다면 줄거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독해훈련까지 함께 하는 것이기에 적극 권장하고 싶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
“읽어볼 책이 이렇게 많은데 이 많은 책을 어떻게 읽혀야 하지?”

책읽기에 대해서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갖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독서법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의 아이가, 우리의 학생들이 책을 읽는 동안 스스로 생각할 수 있고 그 책 속에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교사부터 먼저 틀에 박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심으로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행복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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