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로서 ‘켄 블랜차드 컴퍼니’의 회장이자 베스트셀러 저술가인 켄 블랜차드 교수는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 보통 기업에서 사장을 CEO(Chief Executive Officer)라는 데 빗대어 자신의 직책을 최고정신지도자 CSO(Chief Spiritual Officer)라고 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재미있게도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석가의 가르침은 대단히 유용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그 가르침이 경제에도 그대로 들어맞는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세계 곳곳에 사무실이 포진돼 있는 자기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며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강조한다. 그의 주장을 한번 살펴보자.
“나는 매일 아침 전 세계 사무실에 음성 메시지를 발송합니다. 우리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며 우리의 사명과 가치를 잊지 않도록 격려하기 위해서지요.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지에 흩어져 있는 280개가 넘는 사무실에 매일 인트라넷을 통해 전달됩니다.
나는 예수의 제자로서 바로 그가 진리요, 길이라고 믿고는 있습니다. 자연히 성서에 기록된 예수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곤 하지요. 하지만 전 세계 사무실에는 온갖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비롯해 종교 아닌 인간의 선의를 최고로 간주하는 이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지 않나요?
그런데 만일 내가 기독교 입장에서만 메시지를 작성한다고 낙인찍히면 결국 사람들이 보지도 않고 그 메시지를 삭제해버리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예수 이외에 부처, 마호메트, 모세, 간디, 요가 철학자, 달라이 라마, 넬슨 만델라, 마틴 루서 킹, 함마슐트 등도 영감의 출처로 말하게 됐지요.
부처는 신도, 구세주도 아니라고 해요. 그는 현명한 교사이자 심리학자예요. 그는 사람들에게 자기를 향해 기도를 올리지 말라고 했지요. 그 대신 사람들도 자기의 예를 따라 해탈에 이르도록 초대합니다. 그는 길을 가리키지만 길 그 자체는 아니지요.
그의 가르침 가운데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은 특히 많은 도움을 줍니다. 부처의 영감과 말씀은 우리가 경제 현장에서 보다 친절하고 보다 고결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줍니다.”
블랜차드의 고백은 (1)독실한 기독교인이면서도 다른 종교에 대해 대단히 포용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2)불교적 관점이 현대 경제 현장에서도 유용성을 지닌다고 설파하고 (3)다른 사람과 함께 공존하는 지혜가 바로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라고 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