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년대 몽고군 vs 2014년 미군

1200년대 당시 몽고군과 2004년 현재 미군은 우선 세계 최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당시의 몽고군과 현재의 미군은 각각 거의 유일하게 전지구적 차원에서 작전을 벌이는 게 가능한 군대다. 몽고군은 일본으로부터 폴란드까지 거의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작전권으로 놓고 있었다. 2004년 현재 대륙간탄도탄 같은 발사체 무기를 뺀 상태에서 전지구적 차원의 작전이 가능한 군대는 미군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군이 지중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러스 해협에 대한 미국-서유럽 연합군의 봉쇄를 뚫고 지중해로 진출하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남반구 대양에서 효율적으로 작전 수행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나아가 중국군의 해상작전 능력도 현재로선 러시아군보다 훨씬 제한적이다.

둘째, 두 군대 모두 가장 기동성이 뛰어나고 우수한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다. 몽고군의 기동성은 일반 병사들까지도 말을 1~4마리 갖춘 채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이동해 상대편 군대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기습하는 특유의 전격작전에서도 증명된다.

몽고군은 분유가루와 쿠미즈라는 말젖술, 수수가루 그리고 보르츠라는 육포를 말안장 밑에 넣은 채 이동하면서 그대로 말 위에서 식사를 하곤 했다. <삼국지> 같은 데 나오는 것처럼 취사를 위해 행군을 멈추는 일이 없이 보통 10일을 그런 스피드로 이동할 수 있었다. “1221년 징기즈칸 군대는 이틀 동안에 130마일을 이동했다. 1241년에는 수부데이 군대가 엄청나게 눈이 쌓인 대초원에서 사흘 만에 180마일을 이동했다.”

무기도 당시로선 가장 경쟁력이 뛰어났다. 주무기는 약 166파운드의 장력에 유효사거리 200~300야드에 이르는 활이다. 이 활은 <로빈후드>에 나오는 영국의 장궁보다 사정거리나 파괴력에서 크게 앞선다. 게다가 상대보다 훨씬 먼 사정거리를 가진 이 무기를 말을 탄 채 발사해 훨씬 정확하게 표적에 맞힐 수 있었다.

근거리 파괴용인 큰 활과 장거리 저격용인 작은 활 두 가지를 가지고 다녔고, 30개 정도의 화살이 든 전통을 2~3개씩 보유했다. 당시 유럽의 기사단이 철갑통 모양으로 된 갑옷과 긴 창 등 1인당 70kg에 이르는 무겁고 둔한 장비를 채용한 데 비해 몽고군은 가볍고 기능성이 뛰어난 장비로 무장했다. 갑옷은 가로 약 2cm, 세로 약 10cm 크기의 가벼운 금속판에 8개의 구멍을 뚫은 뒤 가죽끈으로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엮었다.

금속판도 신체의 앞쪽에만 달아 무게를 줄였다. 몽고군은 초기에 성을 공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나중에 금나라·송나라와의 전쟁에서 충원한 공성전문가를 활용해 충차·발석차 등의 신무기체계를 강화했다. 나중에 더욱 발달한 이슬람권 공성무기까지 보강해 파괴력이 훨씬 높아졌다.

미군의 기동성은 “지구 어느 곳에든 번갯불 같은 속도로 군대를 배치할 수 있다”는 표현 하나로도 충분할 정도다. 2001년 미군은 세계 어느 곳에서 분쟁이 발생해도 ①1개 여단은 96시간(4일) 안에 ②1개 사단은 120시간(5일) 안에 배치할 수 있었다.

무기체계의 급격한 발전은 군사예산 하나만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다. 2003년 미국의 군사예산은 3827억 달러로 미국 다음으로 군사비가 많은 9개 나라의 군사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다. 이 가운데 첨단무기의 개발에 투입하는 연구개발비는 568억 달러로 중국의 연간 군사비 총액보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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