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취업 컨설팅 사례(연재)

   
 


‘성호’를 처음 만난 것은 그가 중학교 3학년 1학기 때다.

성호군의 아버지와 평소 친분 관계가 있어 아이들 진로에 대해서 자주 예기를 나누곤 했다.
아버지는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15년째 근무하고 있었다.
직장생활 초기에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상당한 콤플렉스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 아이들 만은 반드시 대학에 진학시키겠다는 강한 교육열을 가지고 있었다.


성호와의 처음 미팅에서 중학교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을 살펴보니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르는 수준이었다. 평소에 나를 잘 믿어주는 편이어서 1달에 한 번씩 만나 진로 컨설팅을 하기로 했다.

마침 성호는 손재주가 좋아 무언가를 만들고 조립하고, 고치는 일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 10월 무렵 성호와 부모님을 함께 만나 구체적인 진로 컨설팅을 했다.
그 때까지도 부모님은 성호가 비록 중학교 성적은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고등학교를 거쳐 4년제 대학 경영학과에 진학해서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취업하여 안정된 직업생활을 하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성호를 컨설팅 하며 느낀 바는 좀 달랐다. 성호는 이공계 분야에 더 소질이 있었다.
지금까지 지켜본 사항을 정리하여 실업계(특성화)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진학하는 전형유형에 대하여 두 분께 자세히 설명했다.

부모님은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2주간의 검토 끝에 취미와 적성을 살려 실업계(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다.  성호는 P공업고등학교 금속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는 특기반에 편성되어 기능을 익혔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여 동매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내신 성적은 3등급 정도로 희망하는 4년제 대학에 정상적으로 진학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수능시험 준비는 아예 못했다.

...그래도 4년제 대학으로의 진학 가능성을 품고 있던 부모님의 실망이 컸다.

다시 부모와 성호군을 함께 만나 컨설팅을 했다.
대학진학은 목표달성을 위한 과정이고, 꼭 4년제 대학이 아니라 2년제 대학에 입학하여 3학년 때 4년제 대학에 편입학하는 제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학은 2년제 대학에서 졸업은 4년제 대학’에서 라는 진로를 선택하는 것도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2년제 폴리텍대학 진학을 검토하기로 했다.


‘꿈과 목표는 글로 쓰고 말로 선포해야 이루어진다’

폴리텍대학을 졸업하고 산업기사 자격증과 토익 600점 이상을 취득하면 4년제 대학 동일 전공학과에는 무난히 편입할 수 있다는 진로를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산업기사 자격증과 토익 600점 이상을 취득’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반드시 달성한다는 다짐이 필요했다.

성호와 부모님을 함께 만나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고 K대학 3학년으로 편입한다는 단기 비전을 설정하고 성호와 부모님, 그리고 컨설턴트가 함께 서명한 단기사명선언문을 작성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성호는 P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동일계열의 폴리텍대학에 진학했다.
그리고 목표 대로 폴리텍대학에서 ‘산업기사 자격증과 토익 650점’을 취득하고 지방의 명문 K대학 신소재 공학과 3학년에 편입시험을 거처 진학했다.

먼 길을 돌아온 것 같지만, 사실 학년을 비교하면 똑같은 시간을 보낸 것이다!
 


‘취업과 군복무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성호는 K대학을 졸업하고 중소기업 병력특례병으로 취업했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직업생활과 군복무를 함께 완수했다.
중소기업에서 QC(품질관리)분야에 관심을 갖고 대기업 경력직으로의 이직을 준비했다.
성호와의 커리어 컨설팅은 중소기업 5년차 경력사원이 되었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1달에 한 번씩 이메일을 통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점검하며 차근차근 준비했다.

5년 쯤 지났을 때 당진에 있는 현대제철에서 QC(품질관리)분야 경력사원을 모집한다는 채용공고가 나왔다. 그동안 중소기업에서 경험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기반으로 입사지원서를 작성하고, 면접도 철저히 준비했다. 면접시험을 앞두고 개별적으로 만나 직접 컨설팅을 했다.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중심으로 전문분야에 관한 경험을 요약 정리하는 방법,
인간관계와 관련된 인성역량 등도 되짚어보았다.

결과는 당당히 합격이었다. 2명 모집에 약 10명이 지원했는데 성호가 당당히 합격한 것이다.
성호는 올해 30살이다. 그는 지금 직장생활 경력 6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대졸 취업준비생이 100만 명에 달한다.
진로설정을 어떻게 하는가는 인생 항로의 중요한 선택이다.


불확실한 시대에서 진로를 스스로 찾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간다는 두려움도 있다.

그래서 역량 있는 전문 컨설턴트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성호는 이제 홀로 서기를 해야 할 이립(而立)의 나이가 되었다. 이제 좀 지켜보고자 한다.

그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연습이 잘 되어 있기에 조금은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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