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노력이 미래의 성공을 연다

수민이는 지방의 상업계고등학교에서 3년간 내신성적이 최상위권이었다.
담임선생님은 수민이가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랬다.
그러나 수민이의 가정형편이 대학 교육을 뒷바라지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하지 못했다.

수민이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의 도움으로 남동생 1명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수민이에게는 못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가계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것이 효도하는 길이라고 수민이는 믿고 있었다.
 

그래서 수민이는 졸업과 동시에 고졸 사원으로 K대학의 교직원으로 취업했다.
직장생활을 2년쯤 했을 때, 대학생인 친구들을 볼라치면 왠지 뒤처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집안 형편상 ‘선 취업 후 진학’의 길을 선택했기에 배움에 대한 욕구를 접을 수가 없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것은 인생의 패배자를 인정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더욱이 직장이 대학이라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자신이 대학생들을 상담한다는 것이 못내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렇다고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에 진학할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이러한 갈등을 겪고 있던 수민이를 그 무렵 처음 만났다.
몇 차례 만남을 통하여 수민이와 함께 장기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친구들에 비해 대학진학은 2년 정도 늦게 시작하지만 최종 목표를 박사학위 취득으로 잡았다. 첫 단계로 직장생활과 학업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방송통신대학에 진학하여 학사과정을 이수하기로 했다. 그 이후에는 인근의 대학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장기계획을 수립했다.

총 수학기간은 학사과정 5년, 석사과정 3년, 박사과정 4년 이렇게 총 12년으로 잡았다.
여러 가지 환경요인을 감안해도 늦어도 35살까지는 박사학위를 취득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학비는 본인이 직접 조달하기로 했다. 직장생활을 통하여 받는 연봉으로 학비를 충당하기는 충분했다.

수민이는 고등학교 졸업 3년 만에 방송통신대학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수민이가 학사학위를 취득할 때까지는 한 학기에 2회 정도 만나 컨설팅을 했다. 주경야독 하는 수민이를 볼 때 한편으로는 대견스러웠지만 때로는 애처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때마다 35살에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며
만족을 유예시키는 마인드 콘트롤을 하도록 했다.

 

결코 포기하지 말자.
어렵사리 방송통신대학 학사학위 과정은 계획대로 마칠 수 있었다. 바로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하기로 했으나, 직장에서 해외연수 기회가 있어서 참여하기로 하고 대학원 진학을 미루기로 했다.

6개월의 해외연수 기간은 그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어학성적이 항상 부담이었던 수민이는 영어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이 석사과정 진학보다 더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대학원 진학을 또 연기했다.

대학 졸업 후 1년이 지나고 보니 대학원 진학 열정도 식어가고 있었다. 그 때 수민이를 다시 만나 ‘35살 박사학위 취득 목표’를 다시 바라보도록 했다. 열정이 식어지면 박사학위 취득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삶을 예견해 볼 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는 점도 설득했다.

마침 수민이가 재직 중인 대학에 직업상담 분야 전공의 석사과정이 신설되었다.
정말 좋은 기회였다. 학비도 50% 감면해 주었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이 생각났다.

이러한 기회는 일생을 통하여 쉽게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다. 지금 수민이는 자신이 직장생활을 하는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꿈을 가꾸고 있다.

 

끝이 좋아야 다 좋다.
비록 늦게 시작한 대학과정이지만 뒤돌아보면, 수민이는 대학원 석사과정에 다니며 직장경력 8년차 되는 당당한 직업인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 가운데 대학졸업에 6 ~ 7년이 걸리고, 아직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해 구직중인 친구들에 비하면 수민이는 여러 면에서 앞서가는 삶을 살고 있다.

많은 친구들이 대학등록금 융자로 금융기관에 2천만 원 ~ 3천만 원의 금융 부채를 안고 있지만, 직장생활 8년차인 수민이의 지난해 연말 재무상태는 1억 원의 저축을 하고 있었다.

인생은 긴 여정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했다고 자랑할 일도 아니다. 6개월 먼저 취업했다고 자랑할 일도 아니다.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자랑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지금의 대기업이 20년, 30년 후에도 대기업으로 살아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1960년 우리나라 100대 기업 중 50년이 지난 2010년 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7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93%의 기업이 사라지거나 운명을 달리한 꼴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의 최고경영자조차 ‘앞으로 10년 후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를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라고 했지 않는가?

대학은 학교 이름이 아니라 전공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
그것도 지금의 전공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에도 경쟁력이 있는 전공을 선택해야 한다.



잠시 유행하는 전공이 아니라 산업의 기반이 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젠가는 자신의 사업을 할 수 있는 분야라면 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수민이는 올해 만 27세다. 35살이 되기까지는 아직 8년이 남았다.
30살에 결혼을 할 생각이라고 한다. 결혼을 해도 박사학위 취득 목표는 잊지 않았으면 한다.

수민이가 박사학위를 취득하면 이론과 15년 이상의 실무경험을 갖춘 진정한 전문가로서의 지위를 확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박사학위 논문이 최종 심사에서 통과되는 날 나에게 ‘박사 학위가 남은 인생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라는 격려의 말을 들려주신 지도교수의 말이 생각난다. 나는 이 말을 수민이에게도 그대로 전해 주고 싶다.

 

‘끝이 좋아야 다 좋다’라는 독일 속담을 소개하며
35살 수민이의 박사학위 취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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