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침반 36.5도' 매거진이 핵심만 정리한 과학 뉴스 선공개!
-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핵심 역할,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 달까지 4일 걸리는 직선 길 놔두고, 4개월 빙 둘러 가는 이유?
- 우주로 ‘영토 확장’한 한국 “모든 산업이 우주로 향한다!
- 안보 강화 위한 ‘역대급 우주개발’ 한국형 GPS ‘KPS’ 개발 착수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사진 출처=연합뉴스]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 [사진 출처=연합뉴스]

“나침반36.5도는 학생들의 ‘길’과 ‘좌표’를 제시합니다.”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Artemis)’가 오늘 밤 첫 여정을 시작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오늘 8월 29일 한국 시간 오후 9시 33분, 이 프로그램 1단계 계획의 핵심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에 유인 캡슐 ‘오리온’을 탑재하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로켓을 발사한다.

그런데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이미 지난 8월 5일 대한민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호’가 달 전이궤도 진입에 성공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미래 달 유인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핵심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있어 다누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로켓 발사를 계기로 나침반 9월호에 실린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 관련 기사를 선공개 한다. 다누리호의 발사 의의와 핵심기술을 알아보고 천문우주, 물리학, 수학 등 과학 교과 발표 자료, 수능 비문학 지문 등으로 활용해 보자.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 
다누리(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주도로 다양한 민간 기업이 개발에 참여,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이다. 명칭은 순우리말인 '달'과 '누리다'의 '누리'로 이뤄진 것으로, '달을 남김없이 누리고 오라‘는 의미를 담았다.

다누리의 총중량은 678kg으로 가로·세로·높이 약 2m 직육면체 모양이다. 다누리는 크게 본체와 탑재체 두 부분으로 나뉜다. 탑재체는 ▲고해상도카메라(LUTI), ▲광시야편광카메라(PolCam), ▲우주인터넷탑재체(DTNPL), ▲감마선분광기(KGRS), ▲자기장측정기(㎞AG), ▲영구음영지역카메라(ShadowCam) 총 6개로 구성돼 있으며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항우연이 개발한 고해상도카메라는 관측 폭 10㎞ 이상인 최대 해상도 2.5m 카메라 2대를 이용해 주변을 촬영, 2030년 초 발사 예정인 한국형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를 물색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광시야편광카메라는 빛의 편광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지구에선 보이지 않는 달 뒷면의 입자 크기나 티타늄 분포를 조사한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세계 최초 우주인터넷 시험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발한 우주인터넷 탑재체에는 기관 홍보 영상과 기술 소개 영상, 인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다이너마이트’ 등이 저장돼 있다. 다누리는 저장된 자료를 특정 시점에 지구로 전송할 계획이다. 이번 시험에 성공하면 해당 기술은 향후 우주탐사 궤도선, 착륙선 등 간의 통신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질연구원이 개발한 감마선분광기는 달 표면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측정해 물과 산소, 헬륨3 등 주요 자원을 탐사해 자원지도를 제작한다.

경희대 연구팀이 개발한 자기장측정기는 달의 자기장을 분석해 태양과 지구, 달 사이 우주 환경을 연구한다.

영구음영지역카메라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한 유일한 외산 탑재체다. 이 카메라는 유력 유인 탐사 후보지인 달 극지역에 위치한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충돌구 안쪽을 촬영할 수 있다.

수많은 한국 기업들이 개발에 참여한 다누리는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달 상공 100㎞ 궤도를 하루 12회 공전하며 달 관측 및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하고 안테나를 통해 관측 데이터를 수신한다. 정부는 다누리 발사를 통해 확보한 기술과 관측 정보 등을 토대로 2031년 달 착륙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의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KPLO)가 지난 8월 4일(현지시간) 오후 7시 8분(한국시간 5일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다누리호는 미국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탑재돼 발사됐으며, 내년 2023년 12월까지 달 착륙 후보지 조사 및 월면 자원 조사 등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대한민국의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KPLO)가 지난 8월 4일(현지시간) 오후 7시 8분(한국시간 5일 오전 8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다누리호는 미국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탑재돼 발사됐으며, 내년 2023년 12월까지 달 착륙 후보지 조사 및 월면 자원 조사 등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달까지 4일 걸리는 직선 길 놔두고, 
4개월 빙 둘러 가는 이유? 

미 항공우주국(NASA)이 결정적으로 한국의 우주 기술력에 대해 신뢰를 갖게 된 중요한 계기가 있었다. 바로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달 항행 궤적을 독자적으로 설계한 것이다. 

다누리는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로 곧장 가는 직선 길이 아닌, 태양 쪽의 먼 우주로 가서 최대 156만㎞까지 거리를 벌렸다가, 나비 혹은 리본 모양(∞) 궤적을 그리면서 다시 지구 쪽으로 돌아와서 달에 접근하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 Ballistic Lunar Transfer)’ 궤적에 따라 이동한다.

3일이 걸리는 지구-달 직선거리가 아니라 80~140일이 걸리는 우회로를 택한 이유는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 특성을 활용해 연료 소모량을 약 25% 줄여 임무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이 사업에 착수했을 당시엔 지구 주위를 3~4바퀴 돌며 점차 고도를 높이는 ‘PLT’ 방식을 이용해 달에 진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다누리에 나사의 섀도우캠과 5개의 한국 독자 개발 고기능 페이로드가 추가로 장착되면서, 궤도선 무게가 550㎏에서 678㎏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에 연료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달 탐사선 항행 방식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BLT 방식의 궤적을 계산하는 일은 소수점 아래 13자리까지 맞혀야 하는 정교한 작업으로, 성공 사례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일본 두 나라뿐이다. 이제 막 달 탐사에 첫걸음을 뗀 한국에겐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었다.

계산 과정에서 소수점 13자리중 하나만 틀려도 당장 다누리는 우주 미아가 될 텐데, 우주 항행 궤적 데이터는 국가 1급기밀이어서 다른 나라의 도움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항우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즉시 ‘BLT 궤적설계전담팀’을 꾸렸다. 6인의 항우연 연구팀은 ‘탁월한 비밀병기’란 뜻의 비탁(秘卓)이라는 이름으로 궤적 설계에만 꼬박 7개월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한국은 믿기 힘든 퀄리티로 궤적 설계를 완성시켰고 2020년 7월 나사로부터 “매우 우수해서 수정할 부분이 없다. 항우연은 달까지 가는 저에너지 궤적 설계에서 위대한 진전을 이뤘다.”라는 검토결과를 받았다.

김성훈 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소장은 “우리가 (궤적 설계를)처음 해 보는 것이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우리 연구진들이 직접 해외에 나가서 배우기도 하고 직접 연습도 해보느라 밤새면서 했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항우연 연구진들은 달 궤도에 근접할 때까지 9번의 추력기 작동을 통해 방향을 조정해 적절한 궤적으로 다누리를 운영한다.

이번 다누리는 누리호 발사 못지않게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존 구이디 NASA 우주탐사시스템부 부국장 역시 예상치 못한 한국 기술진들의 우수한 역량에 “아주 드문 궤적이지만 한국팀은 영리했다”라고 평가하면서 다누리에 실린 탑재체 5기의 독자적인 개발에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항행(航行): 배나 비행기 따위를 타고 항로 또는 궤도를 다님


우주로 ‘영토 확장’한 한국, 
“모든 산업이 우주로 향한다!” 

한국의 다누리 발사에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인류 두 번째 달 착륙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Artemis Program)’에서 달 착륙 후보지를 찾기 위해 다누리가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지난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0여년 만에 부활한 미국의 달 탐사 계획이다.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달에 여성 우주비행사를 보내고 2028년까지 지속가능한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국제 협정을 통해 다누리에 NASA의 섀도우캠을 실었다. 우리가 섀도우캠을 실어주고, NASA는 다누리와 교신할 수 있는 심우주지상국을 통해 다누리의 핵심 위성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한국은 NASA 협업하며 아르테미스 계획에 보다 밀접하게 참여할 수 있고, NASA는 아르테미스에 가장 중요한 정보들을 제공받는 윈-윈 전략이다.

존 구이디 NASA 부국장은 “현재 우리는 달로 가는 미션이 없고, 달 궤도선이 있었지만 노후돼서 우리가 원하는 이미지를 획득할 수 없었다”라며 “하지만 다누리에는 NASA의 섀도캠을 통해 달 극지반 착륙 후보지들을 확인하게 될 수 있게 됐다. 이번 협력은 완벽한 파트너십이었다”라고 자평했다. 지난 항우연과 NASA의 기술계약체결협약에서 NASA는 “항우연은 아르테미스를 지원하는 주요 리더가 될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달 궤도에 도착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은 한국의 우주항공 기술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달 궤도에 진입하기까지의 항행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그 과정을 겪으며 확보한 기술적인 역량이 향후 우주 탐사 계획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의 우주 기술력은 곧 한국의 미래 4차 산업을 주도하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즉, 다누리 발사 성공을 계기로 한국의 모든 산업이 우주로 향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열린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 기업 GM사가 월면차 개발에 참여하고 있듯이, 현대자동차가 달 탐사로봇이나 월면차 개발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며 경쟁력 있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우주 분야로 진출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존 구이디 부국장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한국과의 협력 분야가 매우 많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우주 통신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한데 한국이 진행하는 한국형 위치정보시스템(KPS)과 같은 항법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면 향후 달 임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KPS의 성공에 보증을 서주기도 했다.

*월면차(月面車): 달의 표면을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차


안보 강화 위한 “역대급 우주개발”
한국형 GPS ‘KPS’ 개발 착수! 

한편, 한국은 올해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Korean Positioning System)’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정부는 2022~2035년 총 3조 7천억 가량의 사업비를 투입해 KPS위성시스템과 지상시스템, 사용자시스템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국은 위치(Positioning), 항법(Navigation), 시각(Timing) 정보, 즉 ‘PNT 정보’를 대부분 미국의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을 통해 얻어왔다. 그러나 앞으로도 GPS를 이전과 동일하게 제공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GPS를 갖고 지금 수준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확답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만의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중국, 인도,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이 앞다퉈 자체 위성항법 체계를 구축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이러한 PNT 정보 기술은 국방 분야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이 개발한 토마호크, JDAM과 같은 정밀 유도미사일은 물론이고, 한국이 개발한 탄도미사일 ‘현무’, ‘천궁’, ‘L-SAM’과 같은 중·장거리 지대공미사일까지 모두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위해 군용 GPS를 장착하고 있다.

미사일 뿐 아니라 우리 군의 대다수 무기체계에는 GPS가 사용되는데, 미국에서 제작하는 군용 GPS수신기는 미국의 승인 하에 정부구매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군용 GPS 사용은 군무기 체계 운용에 제한적이고, 특히 우리 무기 체계 정보를 미국에 제공해야 하는 문제점까지 존재한다.

또한 적국의 GPS 교란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독자적인 위성항법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일례로, 지난 2010년 8월 북한이 남한에 교란 전파를 발사해 당시 우리 측 항공기 15대와 해군 함정 1척의 항법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일이 있다. 이듬해 3월에는 개성과 금강산 지역에서 교란 전파를 쏘아 항공기 106대, 해군 함정 3척, 민간 선박 7척이 GPS 장애에 빠졌다.

‘F-15K’ 등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들은 암호화된 군사용 GPS를 사용해 정상적으로 출격하고 있기는 하지만, 노후된 전투기나 국내 개발 유도무기의 경우 GPS를 활용하기에 북한 등 적국의 GPS 교란으로 인해 성능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이 자체 개발한 ‘KPS’를 사용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점들을 모두 해결하고 군사 안보 측면에서 상당한 핵심전력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어 한국의 군사력이 비약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를 범위로 서비스하는 미국 GPS의 오차는 수 m에 이르러 정밀한 제어에 한계가 있었지만, KPS는 한반도와 동북아 주변 영역을 겨냥한 역내권 맞춤형으로 몇 ㎝급에 이르는 고정밀, 고신뢰성의 안정적인 PNT 정보체계를 확보할 수 있다.

KPS 개발은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개발 사업으로, 민간 우주산업 활성화는 물론 기존 위성항법시스템보다 훨씬 정확한 군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큰 의의가 있다. 지난해 국방부는 “더 멀리, 강하게 정밀하게(KPS 장착)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해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 한반도 안보와 평화 확보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대공(地對空): 지상에서 공중으로 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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