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이 포함된 수시 전형을 지원한 수험생들은 전형에서 중요한 '면접고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다.   

면접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기출 문제 등을 통해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어떻게 면접고사를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기출 문제 풀이, 모의면접 참여 등은 해당 대학 면접 유형에 익숙해질 수 있는 방법들이다. 

면접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면접을 실시한 대학의 2022학년도 기출문제를 총정리한다. 오늘 소개할 문제는 2022 경희대 학생부종합전형 의예과 1번 문제이다. 경희대는 12월 3~4일에 면접을 실시한다. 

제시문 및 문제 

1866년 8월 20일 고종 3년에 ‘나’는 평안감사로 재직 중이었다. 외국에서 온 상선이 대동강을 거슬러 올라와 평양까지 도착하여 통상과 교역을 요구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당시 우리나라는 외국과의 통상과 교역이 국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외국 상선의 승조원들에게 이에 대해 설명하고 돌아갈 것을 권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지시를 따르지 않고 통상을 강요하며 만경대까지 올라와 이를 말리던 관리를 붙잡아 배에 감금하여 평양성 관민들의 분노를 샀다.   

강물이 빠지면서 외국 상선이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당황한 승조원들이 감금된 관리를 구하려 몰려든 관민들을 향해 총을 쏘는 일이 발생하였다.  ‘나’는 이런 상황들을 조정에 알렸고 조정에서는 ‘외국 상선과 승조원들을 모두 불태워라’라는 왕명을 보내왔다.   

‘나’는 실학사상을 공부하며 자주적인 개국을 통해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나라와 백성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개화사상가다. 성리학을 내세우며 쇄국 정책만을 고집하고 탁상공론을 일삼는 조정의 대신들에게는 넌더리가 난다. 사태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사람을 불태워 죽이라는 것에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러나 ‘나’는 관직자로서 당연히 왕명을 따라야한다. 한편으로는 외국 상선을 불태워버린다면 외국과의 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걱정도 앞선다. 또한 난동을 피우기는 하였어도 외국 상선에 타고 있는 24명의 사람들을 모조리 불태워 죽인다는 것은 너무 지나치고 이치에 맞지 않다. 외국 승조원들에게 물과 식량을 주고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임을 알려서 돌아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외국 승조원들이 우리의 권고를 무시하고 백성을 위태롭게 하였으므로 침략 행위로 볼 수 있어 왕명이 하달된 것이다. 왕명을 따르지 않는다면 내 목숨 뿐 아니라 가족들의 안위도 위협받는다. 날이 밝기 전 결정을 해야 한다. 외국 상선의 승조원들을 설득하여 되돌려 보낼 것인가? 왕명을 따라 배와 승조원들을 불태워 없애버릴 것인가?  

지원자가 ‘나’의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추가 질문>
1) <외국 상선의 승조원들을 설득하여 되돌려 보낸다>를 선택한 경우 오늘날의 공직자 직업윤리의 개념을 왕명을 따르지 않는 ‘나’의 선택에 적용시킨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2) <왕명을 따라 배와 승조원들을 불태워 없앤다>를 선택한 경우 “비판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지시만 따르는 것은 악(惡)이 될 수 있다”는 명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출제의도  
개인의 신념과 조직의 체계 사이에서 갈등은 흔히 존재한다. 특히 인간을 다루는 의학 분야에서 체계에 순응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상황들이 있으며 개인의 신념이 확고하여도 의학자, 의사로서 어느 정도 조직을 포함한 세상과 타협을 하며 적응해 가야 할 때가 많다.   

이러한 딜레마를 가상의 이야기 속에서 펼쳐내어 조직이 추구하는 바와 다른 개인의 사상이나 신념, 조직의 위계질서에 대한 충성도, 현실 적응, 생명 존중 의식 등이 상충되는 가치들로 존재하며 내적 갈등이 발생할 때 지원자가 가상의 주인공의 심리에 대해 공감능력을 보이고 충돌하는 가치들을 파악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하여 어떤 선택을 하는지 논리적인 사고능력을 발휘하는지 보고자 하였다.  

이분법적 사고는 지양해야 할 것이며 어떤 선택을 하는지의 결과보다는 결정을 하는 과정 중 보이는 진정성 있는 태도, 공감능력, 단계적으로 추론하며 주장할 수 있는 논리력, 상황판단능력, 희생과 생명 존중에의 의식 정도 등이 드러나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추가질문을 통해 지원자가 앞서 밝힌 논리적 추론에 반하는 근거를 제공하였을 때 객관적이고 유연하게 자신이 내린 판단의 변화 가능성을 점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대처 능력을 보고자 하였다.   

예시답안  
1) <외국 상선 승조원들을 설득하여 되돌려 보낸다>를 선택한 경우 
‘나’는 이치에 맞는 논거를 중시하고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실학자이고 무조건적인 쇄국정책보다는 자주적인 개국을 주장하는 사람이다.   

‘나’는 이치를 따져 설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모두 죽이라는 왕명을 따를 경우 자신의 개화사상과 맞지 않고 자칫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며 나라와 백성을 위한 실익을 따지지 않고 이론만 고수하는 이들의 감정적 선택을 따르게 되어 신념에 위배된다.   

또한 24명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생명 존중의 이치를 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생명존중, 자신의 신념과 사상, 나라가 위험해질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 등의 이유로 개인의 위험이나 불이익을 무릅쓰고 외국 상선 승조원들이 되돌아가도록 도울 것이다.   

2) <왕명을 따라 배와 승조원들을 불태워 없앤다>를 선택한 경우  
‘나’는 나라의 녹을 먹는 관직자로 왕명을 따를 의무가 있다. 자신의 사상에 위배되더라도 관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 또한 외국 상선의 승조원들은 우리 백성을 잡아 감금하고 총을 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  

백성을 지켜야 하는 관직자로서 백성들이 더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자신의 사상과는 다를지언정 쇄국정책에 입각한 국법을 지키는 것이 관직자로서의 도리이며 왕명이 백성을 지키고 국법을 수호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따라야 한다.   

개인의 독자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생명을 빼앗는 것은 끔찍한 일이나 침략으로도 볼 수 있는 외국 상선의 난동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른 외국의 배들도 통상을 강요하며 우리나라로 올 것이다. 그 또한 나라의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므로 왕명을 따르는 결단이 필요하다.   

<추가질문 및 예시 모범답안> 
1) [예시 모범답안] ‘나’ 개인의 신념과 생명 존중 의식을 지키기 위해 왕명에 반하는 행동을 하겠다고 선택한 지원자들은 추가질문을 받았을 때 평안감사로 법을 지키고 상부의 명을 따라야 하는 ‘나’의 위치를 충분히 이해한다는 표현을 하고 왕명이 너무 잘못되었다며 비난을 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직업윤리란 직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행동규범을 말하며 예를 들면 직업인이 각자 맡은 일에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충실히 수행하여야 하며 도덕적으로 일해야 한다. 관직자로 명령을 따르는 것도 직업윤리의 한 측면이지만 도덕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직업적 역할을 좀 더 주체적으로 행하는 것도 숭고한 직업윤리로 볼 수 있다.   

조직 내 명령체계를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신념과 생명 존중 의식을 더 상위의 가치관으로 여겨 고민 끝에 그들을 살리는 쪽으로 선택한다는 맥락의 대답으로 공감과 생명 존중, 상황판단능력, 결정능력, 자기의 희생을 감수하는 용기 등을 파악할 수 있다.  

2) [예시 모범답안] ‘나’는 사상가, 실학자로 이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평안감사로 역할을 하여야 한다. 조정의 명을 따르는 것이 비록 내 신념에 맞지 않고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온다 해도 외세의 침략에 준하여 결정한 위기해결책이므로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따라야 한다.   

“비판적 사고 없이 무심코 행하는 평범한 일들이 누군가에게 악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자신의 주체적인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지시를 따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비인간적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불태워 죽이라는 말에 대해 아무런 생각 없이 예스맨으로 따르면 안 되지만 ‘나’는 자신의 신념과 조직의 명령을 따르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고 백성들의 안위, 당시의 국법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신념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생명을 빼앗는 것에 대한 죄책감, 심리적 고통은 ‘나’의 몫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현실을 받아들여 고민 끝에 자기 선택으로 결단을 하고 업무 수행하는 것은 주체적 사고를 한 결과로 국법을 따른 것이라고 본다.   

개인의 신념에 위배되는 조직의 명령을 따를지에 있어 지원자가 충분한 고민을 하고 타협점을 찾고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여 명령을 따르는 결과를 보일 때 결정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 신념과 현실과의 타협 정도, 현실적응능력, 문제파악능력, 의사결정능력 등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출처=2022학년도 경희대학교 대학별고사 선행학습 영향평가 자체평가보고서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248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맞춤형 입시정보 앱 '입시N' 가입 문의 1522-1797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