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라!

   
 

일이란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일까? 왜 누군가는 하고 싶어도 일이 없어서 못 하는 반면, 또 누군가는 일이 있어도 하려고 들지 않는 것일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시간과 능력을 일에 투자하는 대신 그로부터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일을 하는 주된 동기가 돈을 얻기 위함이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돈이나 물질적인 보상보다도 일 그 자체로부터 얻는 즐거움이나 정신적인 보상을 좋아하기도 한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단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일단 돈이 되지 못하는 일은 무시당하기 쉽다. 일을 하는 중요한 동기 가운데 하나가 물질적 보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돈만 밝히는 일은 경멸의 대상이 되기 쉽다. 일이란 오로지 돈만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는 일을 통해 삶에서 추구해야 할 소중한 가치를 실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이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녀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렇듯 일은 단기적인 관점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칫 서로 상충하기 쉽다. 당장 먹고살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요구와 꿈을 실현하고 싶다는 이상적인 소망이 일을 대하고 일에 임하는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갈등하고 번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아직 본격적인 일의 세계에 뛰어들지 않은 청소년들은 미래에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싶으며, 왜 그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그 일을 통해 얻고 싶은 소중한 가치들은 무엇인지 차분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이때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두터운 현실의 장벽이 있다. 그것은 흔히 부모나 기성세대가 말하는 직업관을 무턱대고 따르는 것이다. 기존의 직업관과 미래의 직업관은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르다. 한 마디로 말해 종전에는 직업에 나를 맞추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세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직업에 나를 맞추지 말고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내야 롱런할 수 있다. 당장 눈앞의 먹는 문제 해결하려고 아무 직업이나 구하려 하다가는 평생 동안 먹는 문제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미래의 직업 세계임을 명심해야 한다. 당장 인기가 없거나 화려하지 않더라도, 지금은 배고프고 남들이 초라하다고 할지라도, 그 일로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만족할 수 있어야 먹는 문제도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일의 세계에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지금 존재하고 있는 직업 가운데 상당수가 한 세대만 지나면 자취를 감출 것이다. 지금 잘나간다는 직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10년 후엔 별 볼일 없는 직업들로 전락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너무나 생소하고 희한한 직업들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현재의 사회적 통념으로는 말도 안 되고 돈도 안 되는 직업들이 당당하게 주류로 부상할 것이다.

직업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일(work)과 노동(labor)은 유사하면서도 분명히 다르다. 일이란 인간의 경제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유력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그 일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기 위해 존재한다. 일은 육신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존재하기도 하지만, 심장과 영혼이 펄떡펄떡 뛰게 하기 위해 존재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아직 본격적인 일의 세계에 진입하지 않은 청소년들과 부모들이 꼭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부모가 자녀의 직업을 골라주지 마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요즘 가장 선호하는 직업 상위권을 다투는 공무원과 교사다. 상당수의 청소년들이 미래에 공무원이나 교사가 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 과정에서 부모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부모가 권하는 직업을 자녀들이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농후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잘 나간다고 해서 그 직업이 자녀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10년 후 20년 후에도 잘 나간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는가? 10대인 자녀들이 30대가 되는 20년 후에도 교사가 제일 잘 나가는 직업일 것이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는가? 자녀의 20년 후 미래를 내다보고 특정 직업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면 부모의 그 어떤 조언도 무책임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부모가 생각하는 유망 직업이 자녀에겐 절대 유망 직업이 아닐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유행 직업’을 ‘유망 직업’인 것으로 착각한다. 지금 잘 나가는 것은 일종의 유행 직업이지 그것이 유망 직업인 것은 아니다. 특히 직업의 부침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미래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 사회에 ‘유망 직업’은 있는가? 신문이나 직업 관련 정보지를 훑어보면 온통 미래의 유망 직업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기사들로 넘쳐난다. 대도시의 학원가는 더 늦기 전에 그런 유망 직업에 필요한 자격증을 준비하라고 구직자들을 유혹한다. 어떤 직업이 유망 직업일까? 혹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일시적으로 떠오르는 ‘유행 직업’을 유망 직업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미래사회에서 유망 직업은 없다. 세월 따라 수시로 변하는 수많은 유행 직업들이 존재할 뿐이다. 유일한 유망 직업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이 하고 싶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지속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전문성을 높여 갈 수 있는 그런 일이다. 고객에게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똑 소리 나게 잘하는’ 일만 있다면, 어떤 분야의 일이든 그것은 평생 유망 직업이 될 수 있다. 그 일은 농사일 수도 있고, 프로게이머일 수도 있으며, 미술치료사일 수도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유행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지 말고, 자신의 확실한 아성을 구축하기 위해 탄탄한 토대를 다지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미래의 직업 선택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직업의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우리는 사다리를 빨리 오르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사다리를 제대로 놓고 오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 시대를 살고 있다. 고기를 낚기 위해서는 낚시터에 가야 한다. 엉뚱한 곳에 낚싯대를 걸치고 대어가 물리기를 아무리 기다려봤자 아까운 세월만 다 흘러간다. 물이 좋은 곳이 어디인지 먼저 제대로 확인하고 난 다음에 낚싯대를 드리우자. 그래도 늦지 않을 만큼 시간과 고기는 충분히 있다.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