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進路)는 생애 전반의 경력과 관련된 역량”이다.

진로(進路)의 사전적 의미는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는 뜻이다. 영어사전에는 ‘인생의 커리어(career)’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커리어(Career)라는 말은 직업생활에 필요한 경력정도로 인식되었으나, 최근에는 ‘인간의 생애전반에 대한 경력과 관련된 역량’으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즉, ‘유아기 때부터 정규교육 과정을 거처 직업생활 전반을 통하여 자신의 삶에 필요한 모든 역량’을 커리어(Career)라고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커리어(Career)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정규교육 과정을 통하여 배우는 것 뿐 아니라 부모, 친구, 선배, 어른들로부터 배우고 익히는 모든 것이 커리어(Career)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세월을 뒤 돌아보면 ‘70년대의 대학 졸업장은 출세의 보증 수표였으며 성공의 출발점이 되었다. ‘나는 비록 못 배우고, 못 살지만은 내 자식들만은 남부럽지 않게, 남에게 뒤지지 않게 키우고 싶다’는 부모의 희망이 그대로 교육현장에 나타났다. 그 결과 대학 진학률은 80%까지 높아지고, 사교육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 되었다. 노후 준비도 없이 아이들 교육에 전력(全力)을 쏟다 보니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민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급속한 산업화와 정보화 사회 진입으로 커리어 우먼들이 늘어났다. 남자 혼자 벌어서 가정경제를 이어가기 힘든 세상 탓이다. 상급학교 진학이 진로설정의 전부가 되었고, 이를 위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적 과제가 되었다. 아이들을 양육하고 아이들의 진로를 설정하는 것이 전적으로 학교나 학원의 선생님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결과로 베이비부머들은 ‘아이들 양육과 부모 부양’이라는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이중적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30~40대라고 해서 별다른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녀 출산을 줄여 생활비를 줄여보자는 저 출산 전략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 아이들 진로는 오직 공부 잘해서 상급학교 진학하는 것이 진로설정의 전부라는 개념은 베이비부머 세대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진로설정의 최종 목표라는 단순 논리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변수가 많다.

‘상급학교 진학보다 더 중요한 가치’

직업(職業)이 없으면 어떤 욕구도 실현 할 수 없다. 학력보다 취업이 더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학벌 중심에서 능력 중심으로, 학벌만 좋으면 존경받던 사회에서 인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겸비 했을 때 인정받는 인재로 평가요소가 바뀌고 있다. 내 아이의 진로를 학교나 학원의 선생님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직접 감당해야 할 때가 되었다. 아이들 진로지도를 위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말은 더 이상 이유가 될 수 없다. 관심과 노력만 있으면 된다. 재테크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 진로에 대한 공부는 이보다 몇 배 더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본보기가 되는 가정생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생활자세, 꿈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눔의 시간, 가족과 이웃의 중요성,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 등을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부모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굳이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아니라 스스로 왜 공부해야 하는가를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전문가를 찾아 컨설팅을 받으면 된다. 1주일에 2~3시간을 꾸준히 컨설팅 받기를 권한다. 사교육 시간을 줄이고 이 시간을 늘린다면 성공하는 아이의 미래가 보일 것이다. 일단 대학에 진학하고 보자는 것 보다 왜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가를 먼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대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이며, 대학 졸업 후에는 어떤 일(직업)을 할 것인가를 미리 성찰(省察)해 보아야 한다.

“진로(進路)설정은 방향”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대학 신입생의 54%가 대학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한다.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의 32.4%가 구체적인 진로목표가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직장인의 82.6%가 나는 ‘꿈이 없다’라고 한다. 꿈도 목표도 없는 사람과 뚜렷한 목표와 꿈을 가진 사람의 삶은 분명한 차이가 난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년이 올라갈수록 꿈도 달라진다. 꿈은 콩나물시루에 물주는 것과 같다. 단 하루라도 물을 주지 않으면 콩나물은 성장을 멈춘다. 우리 아이들의 꿈도 마찬가지다. 부모와 함께 가꾸어한다. 부모는 매일 아이들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야 한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스스로 영양소를 빨아 당길 수 있도록 옥토 밭에 옮겨 심어야 한다. 그때 까지는 전문가나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대학 교육을 마치고 직업인이 되어도 전문가의 도움은 여전히 필요하다. 평생학습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오직 학교 성적만으로 상급학교 진학이 결정되고, 좋은 학교,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좋은 진로설정이라는 등식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따라서 성적을 올리기 위해 사교육 시장에서의 무한 경쟁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되었다.

“내 아이의 진로, 부모”가 나서야 한다.

좋은 학교, 좋은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진로설정의 목표가 아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로지도의 목표다. 자녀들을 어떻게 교육시키고, 어떠한 로드맵을 가지고 공부하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부모들이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역량이 부족하면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것이 먼저다. 고학년이 되면 전문 컨설턴트와 상담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관찰(觀察)하고 지도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학교 성적만을 올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리하면서 까지 사설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에게 의존하고, 정말 중요한 아이들과의 관계형성과 인성기반의 커리어(career)개발을 소홀히 해서는 아이의 행복을 담보 할 수 없다.

부모가 아이들의 특성과 기질, 장래희망 등을 미리 파악하여 함께 올바른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친구나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한 관계형성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지도하기 위해서는 부모도 일정수준의 상담역량과 컨설팅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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