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오답노트 작성과 활용법!

   
▲ 한남대 '수학체험 페스티벌'에 참가한 중고생들 [사진 제공=한남대]

지난 주 우리 뇌의 망각 작용으로 인해 수학공부(물론 모든 공부가 다 그렇겠지만)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오답노트의 중요성을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오답노트의 효과적인 작성법과 활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김형규 원장 (매쓰앤학원)

[1] 오답노트 활용, 제대로 안 되는 이유

오답노트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지만 제대로 실천이 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오답노트에 들어갈 문제의 선별
간단히 말하자면 학생들이 오답노트에 어떤 문제를 옮겨야 하는지를 잘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학생 개개인마다 실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현재 7등급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 학생이라면, 1등급 실력의 학생이 다루는 문제는 잠시 미뤄둬도 됩니다. 먼저 본인이 6등급으로 올라가기 위한 문제를 다루고, 실제로 6등급이 된 이후에 다시 5등급이 될 수 있는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그렇게 한 등급을 올리는 데 성공하면 그 다음 등급으로 올리는 것은 더 쉬워집니다. 등급이 오르면 공부가 재미있어지고, 재미있기 때문에 다음 등급으로 더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하위권(6~9등급)에서 한 등급을 오르기는 매우 쉽습니다. '공부만 하면' 누구나 오릅니다. 그리고 중위권(3~5등급)에서 한 등급을 오르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 그룹에 속하고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상위권(1~2등급)에서 한 등급 올리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진짜 진검승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고난도 문제에 대한 해결능력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답노트를 작성하기 위한 문제를 선별할 때는 틀린 문제라고 해서 무조건 다 넣어서는 안 됩니다. 본인에게 무리가 되는 문제를 선별해 봤자 어차피 활용단계에서 제대로 복습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나의 등급을 한 등급 올릴 수 있는 문제를 선별하는 것! 바로 그 것이 제일 중요한 첫 번째 포인트입니다.

두 번째, 오답노트 작성 시간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학생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바로 '가위 형'과 '펜 형'입니다. 짐작하셨듯이, 문제지를 오려서 오답노트에 풀로 붙이는 유형과, 그 문제를 일일이 노트에 작성하는 유형입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나름대로 취향에 맞게 작성하는 것이기에 뭐라 나무랄 것은 없지만, 문제는 시간과 노력입니다. 그 시간 동안 한 문제라도 더 풀이하고 이해하고 복습하는 게 훨씬 좋지 않을까요? 문제뿐만 아니라 풀이과정도 일일이 오려 붙이거나 손으로 작성합니다. 그렇게 되면 만만치 않은 시간이 허비되곤 합니다.

이렇게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기 때문에 작심삼일로 끝나기 십상입니다. 오답노트 작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 당장 급한 공부를 하느라 어떤 날은 그냥 생략하게 되고, 그 생략이 누적되면 점차 오답노트 작성에 소홀하게 됩니다.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게 두 번째 포인트입니다.

세 번째, 활용하지 않는 오답노트
대부분의 학생들이 오답노트를 작성하더라도, 제때에 제대로 반복적인 복습을 하지 않습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오답노트를 작성은 하지만, 작성만 할 뿐 복습을 할 타이밍이 좀처럼 주어지지 않습니다. 한 문제 한 문제 다시 꼼꼼히 보려면, 오답노트에 누적된 문제들을 다 검토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비되겠죠?

작성의 실패와 함께 복습의 실패를 경험하게 되고 좀 더 효과적인 복습법은 없을까 고민하면서, 결국 ‘오답노트는 좋은 방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누차 강조했듯이 오답노트 만큼 좋은 복습법은 없습니다. 오답노트를 활용해 틀렸던 문제를 다시는 틀리지 않게끔 효과적인 복습을 꾸준히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세 번째 포인트입니다.

 

   
▲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기적의 수시 워크북'
https://goo.gl/wvn93Z

[2] 해결책 1, 문제를 선별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학생들 개개인마다 실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의 등급을 올려 줄 수 있는 문제’를 선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선 틀린 문제를 올리는 것이 제일 큰 원칙입니다. 그러나 문제 선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틀린 유형’입니다. 틀린 유형을 정리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 오답 유형

유형1 문제의 뜻조차 이해를 못했으며, 손도 댈 수 없는 고난도 문제
유형2 조금 어려우나 풀이를 시작했으며, 도중에 막힌 문제
유형3 개념이나 공식을 알았더라면 풀 수 있었으나, 개념, 공식을 몰라서 틀린 문제
유형4 풀이과정의 오류로, 몰라서 틀린 것은 아니나 중대한 실수를 한 문제
유형5 계산 실수, 선택지 실수 등 단순한 실수
유형6 기타

위 표에서 오답노트에 기록돼야 할 문제는 어떤 것일까요? 유형1의 경우에는 현재 나의 실력과 맞지 않기 때문에 오답노트에 기록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유형5의 경우에도 오답노트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위의 표에 나타난 것처럼 틀린 유형을 세밀하게 분석해 오답노트에 옮겨야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실력을 한 등급 올려줄 수 있는 문제는 직감적으로 학생들 스스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제가 자세히 말씀 드릴 테니 끝까지 잘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학습이든, 과제든, 시험이든 수학문제를 접하게 되면 틀리는 문제가 나옵니다. 정답을 찾은 문제는 ‘내가 알고 있는 문제’이고, 틀린 문제야말로 바로 나의 실력을 업그레이드 해주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틀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그 해결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해설지를 보는 방법과 선생님에게 질문을 통하는 방법입니다. 어느 방법이든 상관없이 틀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풀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되는 순간, 직감적으로 나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해 줄 문제인지 아닌지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풀이과정 설명을 들어도 여전히 어려운 문제는 현재 나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좌절감만 가져오고, 오히려 수학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나의 실력을 한 등급 올려줄 수 있는 문제는 바로 학생들이 설명을 들으며 ‘아!’ 하고 탄식이 나오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본인도 모르게 ‘아!’ 하는 탄식을 내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바로 이 점을 잘 캐치해야 합니다.

물론 이 글을 끝까지 읽고 오답노트를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캐치해야 합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아!’라는 소리를 내며 이해한 문제는 그 학생이 하나를 깨우친 것이고, 그 문제는 그대로 시험에 다시 출제됩니다. 그 문제가 다시 출제됐을 때, ‘기억을 하고’, ‘풀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뇌는 망각합니다. 망각을 이겨 기억을 하고 시험에서 막힘없이 풀 수 있으려면, 반복학습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렇게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문제를 선별해서 꾸준히 복습한다면, 지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도 언젠가는 오답노트에 기록이 되는 날이 오게 됩니다. 그러므로 절대로 어려운 문제를 오답노트에 기록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합니다.
 

   
▲ 한남대학교 입학처 http://goo.gl/JWfyJv


[3] 해결책 2, 효과적으로 작성한다

오답노트는 작성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꾸준히 작성하는 데 번번이 실패하기 쉽습니다.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재미있게 작성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절대로 가위나 풀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물론 준비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차근차근 설명하겠습니다.

오답노트에 들어갈 문제가 선별되면 무엇보다 정확한 풀이과정의 이해가 우선돼야 합니다. 풀이과정을 완벽히 이해한 문제는 아무리 풀이과정이 길어도 다시 '복기'가 가능합니다.

김밥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김밥을 말 줄 아는 사람이라면, “김밥을 만들 줄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지체 없이 “네”라고 대답합니다. 김밥에 들어갈 여러 재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보고, 다시 그 재료들을 준비하는 과정을 일일이 머리에 떠올리고, 김을 펴서 밥을 올리고 재료를 올리고 돌돌 말아서 칼로 자르는 과정을 모두 생각한 후에 “네”라고 대답하지 않습니다. 그 일련의 과정은 하나의 ‘점’과 같이 바로 순간적으로 떠오르게 되며, “네”라고 대답을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틀렸던 수학문제를 지금 막 해설지나 선생님을 통해서, ‘아!’라는 탄식을 내며 완전히 이해했다면, “풀 수 있겠니?”라고 물어보면 누구나 “네”하고 대답을 한다는 것이죠. 풀이과정은 이처럼 순간적으로 우리 뇌 속에 하나의 ‘점’처럼 남아있게 됩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 ‘점’과 같은 풀이과정을 망각하지 않을 것 같은 착각을 하고, 그런 ‘점’이 점점 많아지게 되며,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답노트에 옮겨놓고 반복적으로 봐야 합니다. 어떻게?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자 이제 스마트폰을 준비합니다. 풀이과정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는 문제는 지체 없이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합니다. 스마트폰에는 갤러리가 있습니다. 사진을 보는 앱입니다. 갤러리에는 여러 폴더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겠죠. 

거기에 ‘오답노트’라는 폴더를 만듭니다. 이렇게 준비해 놓고, 이제 ‘아!’라는 느낌이 오는 문제가 있다면 그 즉시 촬영을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풀이과정이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 있어야 합니다. 대충 이해된 문제는 절대로 촬영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바로 내 옆에 있는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수학문제를 촬영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학교 교실에서는 쉬는 시간을 이용해야겠죠? 촬영한 문제들은 모두 오답노트 폴더에 옮겨놓습니다. 참, 촬영할 때, 절대로 풀이과정을 함께 촬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이용해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방법, 생각해 보셨나요?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종이로 된 ‘노트’라는 물리적 공간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합니다. 시간도 몇 초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노트를 다 썼을 때, 다시 노트를 사지 않아도 됩니다. 클라우드 기능을 이용하면, 만약 스마트폰을 잃어버려도 다시 꺼내올 수 있습니다. 혹여 태블릿 PC가 있다면,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어서 더 효과적입니다. 이제, 촬영한 오답노트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합니다.

 

   
▲ <나침반36.5도> 정기구독 http://goo.gl/bdBmXf

[4] 해결책 3, 효과적으로 복습한다

오답노트, 이제 더 이상 종이로 된 노트가 아닙니다. 바로 내 손 안의 스마트폰이 바로 오답노트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답노트에 기록된 문제들을 언제 어떻게 보는 것이 좋을까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매일 일정한 양의 문제 수를 정해놓고 촬영하는 것입니다. 적절한 문제 수는 학생들마다 다 다릅니다. 처음 이 방법을 활용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하루 5개 정도가 좋습니다. 왜냐하면, 시작이 반이라고 일단 중단 없이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문제  수를 너무 많이 정해 놓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게 됩니다. 꾸준히 오답노트를 작성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누구나 자신에게 적정한 문제 수를 알게 됩니다. 매일 5개씩 촬영을 하게 되면, 한 달이면 150문제가 됩니다.

오답노트를 보는 시간은 하루에 딱 한 번이면 됩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예를 들면 잠들기 직전-꾸준히 복습을 합니다. 풀이과정이 없는 문제만 봅니다. 풀이과정이 머릿속에 ‘점’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문제를 보는 순간 풀이과정이 순간적으로 떠오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한 문제 한 문제 넘겨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한 문제를 몇 번 반복해서 보는가의 문제가 남습니다. 3월 1일부터 오답노트 작성을 시작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날 기록된 5개의 문제는 그날 밤 자기 전에 한 번 봅니다. 대략 20초면 됩니다. 그리고 3월 2일에도 5개의 문제가 기록되므로, 2일 밤에는 누적된 10문제를 봅니다. 3일에도 5문제가 기록돼 그날 밤에는 총 15개의 문제를 봅니다. 이렇게 처음 기록한 문제를 계속 누적해서 봅니다.

이렇게 반복하다가 3월 8일에는 2일부터 8일까지 기록된 것을 봅니다. 네, 1일에 기록된 것은 이제 안 봐도 됩니다. 그리고 9일에는 3일부터 9일까지 기록된 것을 보고, 10일에는 4일부터 10일까지 기록된 것을 봅니다. 바로 7일을 주기로 복습하는 문제가 계속 변하는 것이지요.

꼭 7일로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학생들의 실력에 따라 10일, 15일도 가능합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기억나시죠? 우리 뇌가 반복적으로 학습한 것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실제 이 글만 보고 ‘정말 가능할까?’ 의구심이 든다면, 직접 해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때 문제가 있습니다. 어느 날 불가피하게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하루를 건너뛰고 문제를 보는데, 그 ‘점’으로 남아있던 풀이과정이 떠오르지 않으면, 다시 풀이과정을 보거나 설명을 다시 들으면 됩니다. 이때 다시 기억이 ‘점’으로 우리 머릿속에 저장될 것이고, 오히려 그 문제는 더 오랫동안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또, 이렇게 일정한 주기를 갖고 반복적으로 복습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30일치 문제를 다시 한번 보는 것도 좋습니다. 한 문제를 보는 시간은 처음에는 대략 2~3초 걸리지만, 반복될수록 1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150문제를 본다고 하면 150초 즉, 3분 이내에 끝납니다. 불과 몇 분 되지도 않는 시간에 엄청난 양의 문제를 복습할 수 있습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시험 직전에는 해당 시험범위의 문제를 모두 봅니다. 조금 시간을 늘려(5초 정도) 복습한다면, 단시간에 문제집 몇 권을 푸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실력을 한 등급 올릴 수 있는 문제만 기록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등급은 점점 올라가게 되며, 수학이란 공부의 메커니즘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실제로 학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제가 해오고 있는 방법이므로, 검증은 이미 끝났다고 봐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실천으로 옮기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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