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수차 8대 견인한 ‘경주 아쿠아맨’ 
- 전국에서 찾아온 ‘봉사 천사들’ 
- “세탁·샤워실 마음껏 쓰세요!” 도움 손길 내민 이웃들 

▲[톡톡 매거진] '세모네모 생각상자'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톡톡 매거진] '세모네모 생각상자'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물 폭탄을 몰고 경북, 포항 지역을 할퀴고 갔습니다. 태풍은 떠났지만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죠. 하지만 실의에 빠진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웃의 불행과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헌신하는 따뜻한 마음의 주인공들을 만나봅니다. 

침수차 8대 견인한 ‘경주 아쿠아맨’ 
힌남노의 영향으로 강한 비가 쏟아진 경북 경주에서는 침수된 차량 8대를 홀로 견인한 ‘의인’이 등장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경주시 동방동에 살고 있는 28세 남성 구강민 씨예요. 

태풍의 여파로 일을 쉬게 된 아침, 트레일러 운전사인 구 씨는 폭우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동네를 돌았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침수된 차량 속에서 당황한 차주를 발견했어요. 구 씨는 윈치를 이용해 해당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습니다. 

이어 구 씨는 인근 도로도 침수됐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달려갔어요. 하루 동안에만 차량 8대를 견인하며 불어난 물에 갇힌 시민들 또한 구했습니다. 대가가 따르지 않는 일이었지만 열 일을 제쳐두고 나선 것은 운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그가 운전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어요. 

구 씨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차량이나 운전자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재해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하지만, 일어난다면 또 달려갈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구 씨의 선행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없는지 살펴볼 생각을 했다는 게 멋지다’, ‘본인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데 대단하다’라며 그에게 ‘경주 아쿠아맨’이라는 별명을 붙여 감사와 애정을 표현했답니다. 

침수(沈水) | 물속에 잠김 
견인하다(牽引하다) | 끌어서 당기다 
트레일러(trailer) | 동력 없이 견인차에 연결하여 짐이나 사람을 실어 나르는 차량 
차주(車主) | 차의 주인 
윈치(winch) | 밧줄이나 쇠사슬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내리는 기계 

*구강민 씨가 침수된 차량을 견인하고 있다 [출처=news1.kr]
*구강민 씨가 침수된 차량을 견인하고 있다 [출처=news1.kr]

전국에서 찾아온 ‘봉사 천사들’ 
태풍은 경북 지역, 특히 포항과 경주에 큰 피해를 안겼습니다. 열 명이 넘게 숨졌고, 실종자와 부상자도 발생했어요. 부서진 주택이 2백 채가 넘고, 물에 잠겨버린 주택만 해도 약 3천 채였죠. 

삶의 터전을 잃고 시름에 잠긴 주민들을 위로하고 피해 현장을 복구하기 위한 손길이 전국에서 몰려들었습니다. 먼저 육군과 해병대 병력이 나섰는데요. 피해가 큰 포항시 남구 등지에서 하루 3500여 명의 병력이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 작전을 펼쳤습니다. 

전국 각지의 자원봉사자들도 포항과 경주로 한 걸음에 달려왔어요. 진흙으로 뒤덮인 마을에서 생필품을 건져내고, 옷을 빨고 쓰레기를 주우며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죠. 추석 연휴도 반납한 봉사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은 이재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답니다. 

포항을 찾은 봉사자 차은경 씨는 “피해 주민들을 돕고 싶다고 하니 시어머니께서 감사하게도 추석 때 오지 말고 일 잘하고 오라고 하셨어요.”라며 팔을 걷어붙였고, 이상근 씨는 “어르신들이 식사를 받으시면서 몸도 마음도 회복이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실 때 가장 기뻤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태풍 피해 현장 복구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seoul.co.kr] 
*자원봉사자들이 태풍 피해 현장 복구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seoul.co.kr] 

“세탁·샤워실 마음껏 쓰세요!” 도움 손길 내민 이웃들 
자신도 수해를 입었지만 더 큰 피해를 입은 이웃을 돕는 손길도 있었습니다. 포항시 동해면에 사는 주부 김은숙 씨는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겨 7명이 숨진 아파트에서 주민들과 소방대원들에게 컵라면과 커피를 나눠줬어요. 김 씨는 “나는 집에 물이 들어와 전자레인지 같은 가전제품이 고장 난 정도”라며 “소방대원들이 힘내서 실종자들을 빨리 구조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수재민들을 돕겠다는 얼굴 없는 의인들이 줄을 이었어요. 포항시에 사는 박주영 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수해를 입은 분들께 집 한 칸을 빨래방으로 내드리고 싶어요’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심지어 이동이 어려운 주민들은 직접 차로 데려다주겠다는 배려의 마음까지 담겨있었습니다. 

포항 남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박민희 씨는 소셜미디어에 태풍 피해 주민들에게 화장실과 샤워실을 무료로 개방한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에 50여 명의 주민이 시설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집이 무너져 씻을 곳조차 없었던 수재민들에게 이웃이 건넨 따뜻한 나눔은 태풍이 남긴 상처를 어루만져 준 치유의 약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힌남노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포항의 한 헬스장이 SNS에 올린 글. 시민들을 위해샤워장을 무료로 개방한다는 내용이다 [출처=chosun.com]
*힌남노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포항의 한 헬스장이 SNS에 올린 글. 시민들을 위해샤워장을 무료로 개방한다는 내용이다 [출처=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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