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샘 박영하의 꿈수업 현장_ 서울대 청소년교양교육센터

글 : 박영하  박사  <서울대학교 청소년교양교육센터 선임연구원>

<꿈노트>, <질문하는 십대, 대답하는 인문학>, <청소년을 위한 꿈꾸는 다락방 꿈노트>의 저자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고등학교 도덕 교사로 재직하는 동안 매년 1시간을 할애하여 학생들이 애송하는 시를 한 수씩 수업시간에 발표하도록 했다. 이 시간을 ‘꿈 시 발표’ 라고 이름 붙여 진행해 왔다. 수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전 시간에 미리 과제를 내주고 수업이 시작되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한다.
 

  • 교사가 시를 낭송할 학생의 이름을 부르면 학생은 앞으로 나온다.
  • 발표할 학생이 인사 및 자기소개를 한다.
  • 낭송할 시의 제목과 작자를 말한다.
  • 왜 이 시를 선정(더러는 자작시인 경우도 있다)했는지를 설명한다.
  • 시를 낭송한다.
  • 시에 대한 자신의 소감을 말한다.
  • 인사하고 자기자리로 들어간다.
  • 교사의 간단한 평과 학생들의 반응을 들어본다.

 

필자는 ‘꿈 시’ 발표 수업을 하기 수주일 전부터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마음에 담아 놓고 살아 온 시 한 수와 그 시를 선정한 이유를 적어 오도록 한다. 그러면 그 다음 시간에 학생들은 대개 시집도 한 권 들고 오면서 자기가 선정한 시가 적힌 책 본문을 표시해 두거나, 책 대신 메모지나 노트에 자신이 선정한 시와 이유를 적어서 온다.

그리고 조금은 서툴고 수줍음도 타는 모습들이지만 다들 한 번씩 앞으로 나와서 시를 낭송한다. 특히 이 수업은 단풍이 물든 늦가을에 하면 분위기가 제격이다. 장소는 일반 교실보다는 책으로 둘러싸인 학교 도서실이 좋다.

대개 1명의 학생이 발표하는데 2분 정도 걸리는 ‘꿈 시’ 발표 시간에, 급우들이 시를 발표할 때 수업 분위기는 사뭇 진지하다. ‘꿈 시’를 발표하는 학생은 긴장과 설렘이 교차되는 얼굴로 급우들 앞으로 나와서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꿈 시’를 낭송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남들 앞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시를 낭송해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들 한다. ‘꿈 시’ 수업을 통해 필자가 학생들에게 의도하는 바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을 한 마디로 말하면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앞으로의 자신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학생들이 어떤 시를 낭송하는지 살펴보자.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정말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며 행여나 내가 그랬다가 괜히 욕먹을까봐 걱정하며 사는 지금 이 시대의 우리에겐 정말 필요하다.
(2007년 1학년 이00의 노트정리 중에서)

 이 시는 우리 사회에 힐링 열풍이 불면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널리 회자된 시이다. 위 시에 대한 학생의 ‘노트정리’ 부분에서 엿볼 수 있듯이 남의 눈을 의식하는 우리 사회의 눈치문화에서 벗어나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이 시에 대한 여러분의 느낌은 어떠한 지, 아래 빈 칸에 써보기 바란다.
 

  • 마음에 드는 구절 [                                   ]
     
  • 시에 대한 느낌 [                                      ]

     
   
 

다음은 ‘성공’의 의미에 대하여 다르게 그리고 깊이 생각하게 해주는 시를 소개한다. 다 함께 소리 내어 읽어보도록 하자.

 

무엇이 성공인가  < 랄프 왈도 에머슨 >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고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이다.(2006년 1학년 美반 000학생이 발표한 ‘꿈 시’와 소감)

 
이번에도 위 시에 대한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 아래 빈 칸에 적어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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