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란트슈타이너 “사람에겐 4가지 혈액형이 있다” 
- 혈액형의 발견, 세계 수많은 목숨 살리다 
- MN? Rh? 다양한 혈액형의 종류 

▲[톡톡 매거진] '똑똑 라이브러리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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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소재가 하나 있어요. 바로 출생의 비밀입니다. 평생 친자식인 줄 알고 살았는데 알고 보니 원수의 자식이었다든가, 자기 자식이 배우자의 외도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의 자식이었던 것으로 판명되는 순간, 드라마는 반전을 겪으며 혼돈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되죠. 

출생의 비밀은 ‘부모와 자식의 혈액형 유전법칙’에 맞지 않아서 밝혀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요즘은 과학이 발달해 DNA 검사라는 더욱 확실한 방식의 친자 확인 법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혈액형이라는 고전적인 소재가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분란의 씨앗이 되는 이 혈액형은 유전법칙에서 절대 벗어나는 경우가 없을까요? 

란트슈타이너 “사람에겐 4가지 혈액형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20여 년 전, 오스트리아의 병리학자 카를 란트슈타이너 (Karl Landsteiner 1868~1943)는 사람의 혈액형이 A형, B형, AB형, O형으로 총 4종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를 ‘ABO식 혈액형’이라고 부릅니다. 

ABO식 혈액형은 ‘적혈구 표면의 항원’과 ‘적혈구 안의 항체’에 의해 구분돼요. 

항원은 면역 반응을 일으켜 ‘우리 몸에 항체를 생산하게 만드는 원인 물질’이에요. 주로 바이러스나 세균에 있는 특정 단백질을 말하죠. 이 외에도 다당류, 꽃가루, 인공 합성 물질 등이 항원이 될 수 있어요. 

항체는 외부에서 우리 몸에 침입한 ‘항원을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물질’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코로나19 백신에는 죽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즉 ‘항원’이 들어 있는데요. 이 백신을 맞으면 우리 몸은 항원을 제거하기 위해 즉시 ‘항체’를 만들어 우리 몸을 보호한답니다. 

우리 혈액 속 적혈구에는 각각 항원의 역할을 하는 응집원과 항체의 역할을 하는 응집소가 있는데요.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항원과 항체로 표현할게요! 

혈액형이 A형인 사람은 적혈구 표면에 A형 항원을, 내부에는 B형 항체를 가지고 있어요. 이와 마찬가지로 혈액형 B형은 적혈구 표면에 B형 항원과 내부에 A형 항체를 가지고 있죠. 

혈액형 AB형은 표면에 A, B 항원을 모두 갖고 있지만 안에 항체는 모두 없어요. 반대로 O형은 표면에 항원은 없지만 내부에 A, B 항체 모두를 가지고 있어요. 

혈액형의 발견, 세계 수많은 목숨 살리다 
만약 A형과 B형의 혈액이 섞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A형이 가지고 있는 적혈구 표면의 A형 항원은 B형 적혈구 내부의 A형 항체를 만나 응집이 됩니다. 쉽게 말해 피가 엉겨서 굳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거예요. 이것은 B형 혈액이 A형 혈액과 만났을 때도 동일하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원리에 의해 적혈구 내부에 A형과 B형 항체가 모두 없는 AB형은 모든 혈액형에게 수혈을 받아도 거부반응 없이 피가 응집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A와 B항원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에게 수혈을 해 줄 때는 AB형에게만 수혈이 가능하죠. 

이와 반대로 A와 B형의 항원이 없고 A형과 B형의 항체를 모두 가지고 있는 O형은 모든 혈액형에게 수혈을 해 주어도 혈액이 응집되는 현상이 없어요. 하지만 수혈을 받을 때는 A와 B형 혈액을 거부하는 항체가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오로지 O형에게서만 수혈을 받아야만 한답니다. 

란트슈타인의 혈액형 발견은 그야말로 혁명이었어요. 그가 혈액형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과다 출혈 환자에게 수혈하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었거든요. 과거 의사들은 위급한 환자들에게 어떤 혈액형을 가졌을지 모를 사람의 피나 심지어 송아지, 염소의 피를 수혈했어요. 

하지만 가끔 혈액형이 맞아서 재수 좋게 살아난 사람을 제외하면, 그 외에는 핏줄 속에 피가 뭉쳐 고통스럽게 목숨을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안전한 수혈은 꿈도 꿀 수 없었죠. 

란트슈타이너가 처음 혈액형을 발견하게 된 계기도 잘못된 수혈을 통해 목숨을 잃는 환자를 구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는 이 위대한 발견으로 1930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게 됩니다. 

 ■ ABO 혈액형 유전법칙으로 나올 수 있는 자녀의 혈액형 

* 빨간색 표시는 자녀의 혈액형임 
* 빨간색 표시는 자녀의 혈액형임 

그렇다면 만약 부모님이 모두 B형일 경우, 자식에게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은 무엇일까요? B형 혈액형은 유전자형이 BB와 BO로 나뉩니다. 우선 양쪽 부모의 유전자형이 모두 BB일 경우, 자식에게서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은 오직 B형(BB)뿐입니다. 

또한 한쪽은 BB 다른 한쪽은 BO일 경우에도 자식에게서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은 B형이에요. 유전자형은 BB, BO이지만 실제로 표현되는 혈액형은 B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모두 B형인 부모에게서 AB형 자식이 나왔다면? 일반적으로는 친자식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MN? Rh? 다양한 혈액형의 종류 
어때요? 조금 어려웠나요? 그런데 혈액형을 구분하는 방법은 ABO식만 있는 게 아니에요. MN식, Rh식 등 다양하죠. 

간혹 해외 언론을 통해 양쪽 O형 부모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A형이나 B형 자식이 나오는 사례를 가끔 접하는데요. 이런 현상은 해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납니다. 부모에서 자식으로 혈액형이 유전되는 과정 중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2015년 우리나라에서도 양쪽 B형 부모에게서 AB형을 가진 딸이 나온 첫 사례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시스-AB(cis-AB) 혈액형’이라는 국내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최초의 사건이었어요.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봄베이(Bombay) O형’은 O형을 가진 양쪽 부모에게서 A형, B형, 심지어 AB형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죠. 이 특이한 혈액형도 유전적으로는 A형 또는 B형의 유전인자는 갖고 있지만 적혈구에 A형과 B형 항원이 없어서 O형으로 발현되는 것이라고 해요. 

혈액형의 비밀을 밝히는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에요. 아직 우리가 모르는 인체의 비밀은 무궁무진하니까요! 앞으로는 혈액형 연구가 막장 드라마의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는 소재 거리가 아닌 과학수사나 의학 발전에 더 많이 활용되기를 기대합니다. 

발현 | 속에 있거나 숨은 것이 밖으로 나타나거나 그렇게 나타나게 함. 또는 그런 결과 

만능 수혈 피 ‘유니버셜 블러드’ 
자신의 혈액형과 맞지 않는 혈액을 수혈 받으면 피가 엉겨붙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한 대학에서 혈액형에 관계없이 누구나 수혈을 받을 수 있는 만능 피 ‘유니버셜 블러드(universal blood)’를 만들고 있다고 해요.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은 장내 세균에서 채취한 효소를 통해 A, B, AB형 적혈구의 항원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이 연구가 성공할 경우 모든 혈액형 환자들에게 수혈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A, B, AB, O 각각의 혈액형별 혈액 공급량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혈액 부족 사태를 막아 안정적인 혈액 수급을 이룰 수 있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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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지브레인 출판사 

*에듀진 기사 URL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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