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더 이상 ‘작고 약한 나라’가 아니다 
- 한국과 미국의 이익은 서로 달라  
- 미래 경쟁력 이끌 대한민국 세계가 한국을 원한다 
- 한국의 ‘리더십’에 주목하는 세계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2월 22일 국무회의에서 보고된 ‘문재인 정부 정상외교 후속조치 추진성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청받았고,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5년 연속으로 유엔 총회에 참석했다.   

보고서는 백신 협력과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기여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로서 역할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문 대통령은 한국은 모든 면에서 이제 탑텐(TOP10)나라가 됐다며 국가적 위상에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전하기도 했다. 

‘글로벌 선도국가’로서 대한민국의 빌전상과 더불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자.

G7 |  ‘주요 7개국 모임’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선진 7개 국가를 지칭한다   

한국은 더 이상 ‘작고 약한 나라’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 5년 중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무엇일까? 후세에 역사가들은 코로나19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의 변화라고 말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5년은 한국에 있어 엄청난 변화의 시기였다. 그만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이전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문재인 정부만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몫이다.   

전 국립외교원장인 김준형 교수가 방송에 나와 한 가지 에피소드를 전한 적이 있다.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대사가 한국 사람들에게 충격을 받은 부분이 있는데, 그가 만났던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한국처럼 작고 약한 나라가…”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실 현재 한국은 땅만 더 좁을 뿐 호주보다 모든 부분에서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주한 대사를 만나 말문을 열며 한국이 작고 약한 나라라고 하니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2021년 IMF의 세계 경제력 조사에서 한국은 10위, 호주는 13위이다. 군사력은 한국이 6위, 호주는 19위다. UN의 상임 이사국인 프랑스와 영국도 각각 7위, 8위로 한국보다 아래에 있다.  

한국이 이런 국제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만 선택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한국에 꽤 많다. 이들은 미국이나 중국에 매달리기 위해 선택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2022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도 정치 집회만 있으면 미국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사람,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나오는 사람, 일장기를 들고 나오는 사람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한미 동맹이 아무리 중요해도 우리 국익보다 못하다”라는 말은 너무도 당연한 말인데도 이 말을 불편해하며 죽일 듯이 달려드는 언론도,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어떻게 한국의 국익과 한미 동맹이 다른 개념이냐고 질문한다. 한미 동맹은 동맹일 뿐 그 자체가 한국의 이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임 이사국(常任理事國) |  어떤 국제적인 모임에서 항시적으로 이사국의 지위를 가지는 나라  

한국과 미국의 이익은 서로 달라  
최근 반도체 대란, 미중 무역 전쟁 등을 계기로 반도체 제조의 중요성을 깨달은 미국이 삼성과 SK에게 미국 내 공장 설립을 요청했다. 이까지야 기업의 이익과도 부합하니 그럴 수 있지만, 미국은 영업 비밀을 공개하는 법을 통과시켜 삼성과 SK에게 영업 비밀 제출을 요구했다. 

반도체 생산 시스템, 일일 반도체 재고량, 상위 3대 주요 고객사 및 고객사별 매출 비중 등 13개 설문 사항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것이다. 공개할 시 경쟁 업체들에게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는 일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상무장관과 한미 상무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이번 정보제공 요청은 일회성으로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도 이번 자료 제출 요청은 이례적인 상황에서 이뤄진 불가피한 조치라고 답변했지만, 이 상황은 한국의 이익과 미국의 이익이 엄연히 다름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이를 간과해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향후 한국의 위상이 더 높아지고 역할이 커질수록 한국의 국익과 미국의 국익 사이에서 조절해야 하는 문제는 더 많아질 것이다.  

최근 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뜨겁다. 어느 경우든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전쟁은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같은 전쟁을 보고도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사람들마다 큰 차이가 있다. ‘문 정부가 중국에 붙었는데 빨리 미국을 선택하지 않으면 죽는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한국 사회에 그런 프레임을 씌우고 전쟁의 공포로 국민을 자극하는 정치인들 역시 문제가 크다.   

미래 경쟁력 이끌 대한민국 세계가 한국을 원한다 
G7에서 2년 연속 한국을 초청하는 등 문재인 정부 지난 5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큰 변화는 ‘외교적 위상’이다. 미래에 경쟁력을 가지고 세계를 선도할 국가는 10개에서 15개국 정도이고, 이를 결정하는 분야는 ‘물질’,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4가지로 볼 수 있다. 한국은 전 분야에서 상위권에 있다.  

유럽과 미국은 과거 원천기술만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마스크 대란을 겪으면서 ‘생산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식의 대전환이 시작됐다. 한국의 생산능력 또한 상위권이다 보니 미국도 삼성, LG, SK에게 반도체와 배터리 공장을 지어 미국 내 생산을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2021년 4월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또한 한국과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기술협력을 강화하자며 삼성, SK, 현대에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제안 대상에 일본은 당연히 없었다. 일본은 주요 산업뿐 아니라 디지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19세기부터 ‘탈아 입구’라고 해서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간다는 로망이 있었다. 심지어 자신들은 아시아가 아니고 유럽의 일부라고 여기는 일본 국민들도 많다. 이 현상을 보며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박스 안에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유럽과 손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일본이 그토록 ‘로망’으로 꿈꿔왔던 일들이 한국에 자연스럽게 실현되고 있다. 이미 일본은 한국과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다. 한국은 묵묵히 우리의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유럽이 먼저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자동차 강국인 독일에서 현재 생산 1위인 폭스바겐보다 더 많이 팔리는 자동차가 국내 기업 기아의 전기차이다. 독일은 AI, 자동차,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하기를 원한다.   

유엔산업개발기구가 매긴 제조업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독일은 제조업 경쟁력에서 세계 1위이고, 2위는 중국, 3위가 한국이다. 독일은 제조업 경쟁력 1위인 자신들과 3위인 한국이 함께 해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 당시 아직 결정되지 않았던 독일의 차기 총리, 즉 현재의 올라프 숄츠 총리를 따로 소개해 준 적이 있다. 유럽의 지도자국인 독일이 한국을 그만큼 매력적인 국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만 바라보며 둘 사이에서 고민할 시기가 아니다.  한국은 외교적 시야를 넓히면 유럽과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고, 유럽도 그것을 원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그중에 ‘쿼드(Quad)’가 있다. 쿼드는 미국·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 4개국이 정기적으로 정상 회담과 정보 교환을 진행하며 회원국 간 군사 훈련을 한다. 미국은 반중 동맹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독일과 프랑스가 한국과 손잡기를 희망할 뿐 아니라 아세안이나 인도, 호주가 모두 한국과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은데도 여전히 무조건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면 한국의 발전은 더디게 될 것이다.   

탈아 입구 |  일본 개화기의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가 일본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것으로, 글자 그대로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아세안(ASEAN) |  1967년에 결성된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의 정부 단위 협력 기구. 타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 등을 가맹국으로 하고 있다   


한국의 ‘리더십’에 주목하는 세계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소통해 보면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사람들이 특히 한국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한국 사람들은 배울 점이 많은 동시에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인데,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2021년 미얀마에서 일어난 쿠데타 세력을 비판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일본도 쿠데타 세력을 비판하지 못했다.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미얀마 군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규탄하며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을 비롯해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에 대해 한국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폭탄 발언을 날리기도 했다. “군사적 침략은 절대 옳지 않다. 인간애의 이름으로 러시아를 강하게 규탄한다. 푸틴은 이 같은 ‘허튼짓’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한편 한국의 러시아 경제 재재 동참 선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감사 서한을 보내며 “한국의 결연한 조치는 우크라이나 주권을 지지한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 수호에 있어 한국의 리더십은 계속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 연설에서도 경제제재 동참에 경의를 표하며 한국을 따로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이 독자적 외교의 길을 열어나갈 때 언젠가는 UN 상임이사국의 한자리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는 더 이상 객체가 아니라 세계의 리더 국가로서의 위치를 다져가는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소프트파워(soft power) |  군사력·경제력 같은 하드파워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문화적 매력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는 힘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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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진로 진학 매거진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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