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난현장 종횡무진 하는 인명구조용 ‘양팔 로봇’ 
- 강력한 힘의 원천 ‘유압 시스템 기술’ 
- 재난구조 시연 마쳤지만, 풀어야할 숙제 남아! 
- 익수자를 향해 쏜다! 물놀이 안전 지키는 ‘로켓 튜브’ 
- 악천후 뚫고 인명 구조하는 ‘수소 드론’이 뜬다!  
- 소리로 터널 사고 감지하는 ‘청각 AI’ 

▲[나침반 36.5도] '창의융합 기술 탐구'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나침반 36.5도] '창의융합 기술 탐구'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태풍, 홍수, 지진 등의 이상 기후로 인한 재난 상황이 세계 곳곳을 덮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중국 중부 허난성에서 6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25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특히 서유럽을 강타한 홍수로 200여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분 1초를 다투는 급박한 구조현장에서 생사를 결정짓는 건 바로 골든아워이다.   

그런데 최근 첨단 기술을 통해 골든아워 안에 신속한 구조를 가능케 하는 구조 장비들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스마트 기술’의 놀라운 능력을 만나보자.  

재난현장 종횡무진 하는 인명구조용 ‘양팔 로봇’ 
지난 6월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트 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12층 아파트 일부가 붕괴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 전문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됐지만, 30여명이 넘는 사망자와 110여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이런 재난현장에서 건물 잔해를 부수거나 치우는 데 ‘굴삭기’ 등과 같은 특수목적 장비가 투입된다. 하지만 실제 현장을 지휘하는 소방관이 해당 임무를 수행하기엔 작동법이 어렵고 건설 용도에 맞게 최적화돼 있어 급박하게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초동대응용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보완한 인명구조용 ‘양팔 로봇’이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조정산 박사 연구팀과 한양대학교, 울산대학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등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된 ‘양팔 로봇’은 재난현장에서 소방관들의 안전을 지키고, 복잡한 구조 업무를 쉽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재난대응 특수목적기계’다.    

건설기계와 산업용 로봇의 장점을 결합한 6톤 무게의 양팔 로봇은 외형적으로는 굴삭기와 흡사하지만, 몸체에 사람의 두 팔 역할을 하는 6m 길이의 작업기 1쌍이 장착돼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탑승자는 기기 내부에 탑재된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해 장비를 마치 내 팔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때문에 특별한 훈련을 받거나 숙련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조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대 200㎏의 대형 장애물을 옮길 수 있고, 22㎜ 두께의 철근을 절단하거나 시멘트 덩어리를 부수고 샌드위치 패널을 뚫는 등의 다양한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어 붕괴사고 시, 건물에 갇힌 사람을 빠른 시간 내 구조할 수 있다. 
 
웨어러블(wearable) |  옷을 입듯이 몸에 착용할 수 있는 특수 장치 
샌드위치 패널 |  얇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 등을 넣은 특수합판으로 주로 저층 건물의 구조 재료로 사용된다 


강력한 힘의 원천 ‘유압 시스템 기술’ 
조정산 박사 연구팀은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양팔 로봇의 핵심 기술로 ‘유압 작동 방식’을 활용했다. 로봇의 ‘손’의 역할을 하는 다기능 어태치먼트를 유압 방식으로 움직이게 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전기 모터 구동방식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낼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에 사람 팔의 운동방향과 유사한 14자유도를 구현해냄으로써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이번 개발을 준비하면서 인체 부위의 다양한 움직임을 기기 안에 적용하는데 집중했다. 특히 어태치먼트 제작에 앞서, 재난현장에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때 사람의 손 관절이나 혈관, 힘줄 등의 움직임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분석한 후, 오른손은 자르기, 집기, 벌리기 등과 같은 정교한 작업을, 왼손은 물체를 움켜쥘 수 있는 ‘그리퍼(griper)’ 형태로 설계해 오른손의 작업을 보조할 수 있게 했다.   

재난구조 시연 마쳤지만, 풀어야할 숙제 남아! 
양팔 로봇은 현재, 20종 이상의 재난대응 시나리오 현장 테스트에서 시제품 성능 검증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재난현장에서 소방관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할 숙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사람 팔처럼 좀 더 얇고 정교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게 해야 하고, 다양한 지형에서 보다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부체 보완도 필요하다. 더불어 현장에서 원활한 작동이 가능하도록 원격제어기술 또한 발전시켜야 한다.   

 조정산 박사 연구팀은 추후 양팔 로봇이 상용화되면, 수요처의 범위가 매우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방서와의 협력을 통해 재난현장에 투입함은 물론, 나아가 건설·산업 현장이나 대단위 농지, 지뢰·포탄 등의 제거작업이 필요한 비무장지대 등과 같은 다양한 곳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압(油壓) |  압력을 가한 기름으로 피스톤 따위의 동력 기계를 작동하게 하는 일 
어태치먼트(Attachment) |  기계ㆍ기구의 몸체에 설치하여 그것의 성능을 높이거나 몸체만으로 할 수 없는 작용을 할 수 있게 하는 장치 
자유도(自由度) |  역학계에서, 운동을 기술하는 데 필요한 물체의 위치를 가리키는 변수의 개수 
그리퍼(griper) |  물체를 움켜쥘 수 있는 도구   

 

익수자를 향해 쏜다! 물놀이 안전 지키는 ‘로켓 튜브’ 
매년 여름이면 물가를 찾는 피서객들이 늘면서 익수사고로 인해 해마다 500~6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갑작스런 사고에 안전장비도 없이 무작정 물로 뛰어들었다간 모두가 위험에 빠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물가에 비치된 구명용 튜브를 던지는 방법이 있지만, 1.5kg이 넘는 무게 때문에 성인 남성이 던져도 익수자의 위치보다 한참 못 미치는 곳에 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런데 최근 구명용 튜브의 단점을 보완한 획기적인 튜브가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2019년 대구지역의 벤처기업 ‘감환경디자인(주)’이 개발한 인명 구조용 로켓 튜브 ‘라이프 가드 100’이 바로 그 주인공!  

발사대 위에 작은 로켓 모양의 물체를 꽂고 사고 지점을 조준해 버튼을 누르면, 익수자 근처에 정확히 착륙해 3~6초 안에 튜브로 변신한다. 직접 손으로 던질 수도 있고, 발사 각도에 따라 최대 60m까지 날아간다.  

발사대 1대당, 40회까지 연속 발사되기 때문에 여러 명이동시에 물에 빠져도 골든아워 내에 전원 구조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발사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119에 구조 정보가 신고 되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 속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라이프 가드 100은 지난 2019년 2월에 특허 등록을 마치고 같은 해 3월, 대구기계부품연구원으로부터 원거리 조준에 관한 성능을 인정받았다. 이후 조달청 ‘벤처나라’에서 등록제품 인증을 받아 현재 경북 상주시와 군위군 등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하천에 설치해 시범 운영 중에 있다.    

단순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탄생한 ‘로켓 튜브’의 등장이 익수 사고 사망자 수 감소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익수자(溺水者) |  물에 빠진 사람 
조준(照準) |  총이나 포 따위를 쏘거나 할 때 목표물을 향해 방향과 거리를 잡음  


악천후 뚫고 인명 구조하는 ‘수소 드론’이 뜬다!  
숲이 우거진 산속이나, 드넓은 망망대해에서 조난자를 수색하는 건 굉장히 힘든 임무다. 특히 비바람이 몰아치는 최악의 기상 상황 속에서는 구조작업에 더욱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올해 4월, 국내 무인항공기 개발 기업인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악천후를 견딜 수 있는 수소 드론 ‘DS30W’를 개발했다. 해당 수소 드론은 2년 전, 개발된 ‘DS30’의 기능을 업그레이드 한 후속모델이다.   

수소 드론은 수색이 힘든 지역에서 실종된 조난자를 골든타임 내에 발견! 현장 상황과 조난자의 상태를 담은 영상과 GPS 신호를 구조대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를 사용하는 드론의 비행시간이 20여분으로 한정된데 비해, 수소 연료를 통해 움직이는 수소 드론은 무려 2시간 동안 최대 60㎞의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또한 방수기능이 탑재돼 물에 취약한 일반 드론이 수행하기 힘든 해상 수색이 용이하고, 외부 진동에 강해 험한 환경에서도 비행이 가능하며, 강풍주의보 수준의 바람에도 잘 견딘다.  

외상연구 분야의 권위자인 이국종 교수는 지난해 11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실시한 ‘수소 드론 인명구조 훈련’에 참여해 수소 드론의 성능을 직접 확인하고 “수소 드론은 기상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는 고가의 헬기나, 활동범위가 제한적인 배터리 드론에 비해 가성비 측면에서 최고다.”라고 극찬했다.   

소리로 터널 사고 감지하는 ‘청각 AI’ 
2016년 8월에 개봉한 영화 [터널]에선 갑작스런 붕괴사고로 터널 안에 갇히게 된 주 
인공이 깜깜한 어둠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구조대는 주인공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터널 안으로 드론을 투입하기로 결정하지만, 주변의 전파 방해 물질 탓에 진입에 실패하고 만다.   

이처럼 실제 터널 붕괴사고의 경우, 여러 가지 돌발 상황 때문에 생존자 수색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런 가운데 광주에 위치한 AI 스타트업 ‘인트플로우’가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소리로 터널 사고를 감지하는 ‘청각 AI’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청각 AI는 터널 내 울림이나 여러 종류의 다양한 소음들 중, 운전자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을 때 차량의 바퀴가 미끄러지는 소리나 차량이 추돌하는 등의 사고 관련 소리만을 골라 감지한다. 이때 감지된 소리는 터널 안에 설치된 ‘음향 수집기’를 통해 즉시 관제센터로 전송되고, 전송된 경보는 구조대를 빠른 시간 내에 현장으로 출동시킨다.  

무려 92.5% 정확도를 자랑하는 ‘청각 AI’의 감지 능력이 향후 발생할 붕괴사고 현장에서 골든아워를 지키는 위대한 구조 기술로 활용되길 기대해본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395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는 진로 진학 매거진 '나침반 36.5도' [창의융합 기술 탐구]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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