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화가 빚어낸 피부색의 비밀?
- ‘피부색’과 ‘생존’의 상관관계 
-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인종차별’ 
- 외부와 단절 지속하면, ‘갈라파고스화’ 시간 문제!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수백만 년 전 아프리카 적도 부근에서 발생한 초기 인류의 피부색은 모두 짙었다. 이후 여러 대륙으로 이동한 인류는 위도에 따라 다양한 피부색을 갖게 됐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인종을, 다른 국민을 숨 쉬듯 차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처럼 지속적으로 차별을 일삼는 민족이나 국가는 결국 무너지게 돼 있다. 스스로 외부와의 단절을 택하고 ‘갈라파고스화’ 된 일본의 사례를 비춰 보아 앞으로 한국이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진화가 빚어낸 피부색의 비밀? 
짙은 피부색을 지녔던 인류는 아프리카를 벗어나 전 세계로 이동하면서 놀라울만큼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위도에 따라 다양한 피부를 갖게 된 것이다. 위도가 높은 지역에 정착한 인류는 피부색이 옅어 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짙은 색 피부를 지닌 사람은 죽고, 옅은 색 피부를 지닌 사람이 자연선택 돼 생존한 것이다.   

짙은 색 피부를 지닌 사람은 자외선(UV, ultraviolet rays)을 막아주는 천연보호막인 멜라닌(melanin) 색소를 많이 갖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멜라닌 색소가 많을수록 생존에 유리할 것 같은데, 도리어 멜라닌 색소가 적은 사람들이 많이 살아남은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피부색’과 ‘생존’의 상관관계 
그것은 ‘위도에 따라 달라지는 자외선의 양’과, 이로 인해 ‘체내에서 합성되는 비타민D’의 양와 관계가 있다. 지구엔 총 3종류의 자외선이 쏟아진다. 오존층에서 완전히 흡수되는 단파장 자외선 ‘UV-C’, 오존층에서 대부분 흡수되지만 일부는 지표면에 도달하는 중파장 자외선 ‘UV-B’, 오존층에서 흡수되지 않고 바로 지표에 도달하는 장파장 자외선 ‘UVA.’   

자외선을 오래 쬐면 피부 노화, 피부 화상, 피부암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적당한 양의 자외선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체내 비타민D는 280~320㎚의 파장을 지닌 UV-B자외선 자극을 받아 합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UV-B는 위도가 높을수록 지표와 태양과의 거리가 멀어져 대기에서 쉽게 흩어진다. 때문에 멜라닌 색소가 많은 사람이 고위도 지역에 살 경우, 몸에 닿는 자외선 양이 적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비타민D 합성율이 떨어지게 된다.  

비타민D의 결핍은 칼슘 대사에 이상을 불러오고 그 결과 뼈가 약해지거나 굳게 된다. 또 면역계를 붕괴시키기도 하며 심지어 기분과 정신건강 마저 무너지게 만들 수 있다. 비타민D 보조제가 없던 수십만 년 전 수렵 채집 시절, 자외선은 인류 조상들에겐 생존의 빛이었던 셈이다.   

따라서 위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동한 인류의 조상들은 비타민D를 효율적으로 합성하기 위해 짙은 색의 피부를 벗어던지는 방향으로 자연선택 된 것이다.  

비타민D를 얼마나 합성할 수 있는 곳에 사는지에 따라 피부색이 달라진다는 또 다른 근거는 이누이트 알류트족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은 고위도인 알래스카 주변에 살지만 피부가 옅지 않고 황인에 가깝다. 그 이유는 이들의 주식이 비타민D가 충분히 함유된 생선과 날고기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백인처럼 피부가 옅어져 자외선을 많이 받아들이지 않아도 비타민D 결핍은 막을 수 있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인종차별’ 
짙은 피부색에서 출발한 인류는 세계 각지로 퍼진 후, 고위도, 중위도 등 각 지역 기후에 적합한 피부색을 지니게 되었고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하게 사는 듯 했다. 그러나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지속적으로 자행된 유럽 열강들의 노예무역이 참혹한 결과를 낳기 시작했다.   

노예무역 때문에 아프리카 저위도 지역에 있던 흑인들은 본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 등 위도가 전혀 다른 지역으로 옮겨진 것이다. 고위도 지역으로 끌려간 흑인 노예들의 삶은 비극적이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끝없는 노동으로 혹사당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으며, 상대적으로 자외선 양이 적은 곳에서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할 수 없었기 때문에 노예로 팔려온 흑인들은 대부분 비타민D 결핍으로 구루병을 앓았다.  

앞서 보았듯 인류의 다양한 피부색, 그로 인해 구분되는 인종은 햇빛과 진화가 빚어낸 형질일 뿐 절대적인 우열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은 근 수백 년 동안 피부색으로 우열을 나누고 차별해 왔다.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지금까지도 백인이 흑인을, 흑인이 동양인을 혐오하는 인종차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안타까움을 넘어서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일이다.   

외부와 단절 지속하면, ‘갈라파고스화’ 시간 문제! 
현재 세계는 개인의 통신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모든 분야의 정보가 개방되고 융합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인종과 국적 등 인류를 구분 짓는 단순한 기준은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에는 과거의 유물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은 피부색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행위가 만연하지만 앞으로는 이 역시 세계의 거대한 변화 앞에 맥을 못 추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다른 인종이나 민족 등을 지속적으로 차별하고 배제한다면, 심지어 국가 차원에서 이러한 행태를 두고 보기만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표적인 예시는 바로 옆 나라 일본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 일본은 당시 세계 최대의 부를 거머쥐고 있던 미국의 80%에 육박하는 GDP 규모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GDP는 미국의 6분의 1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외부인을 단절하면서 경제의 활력성이 급속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985년 ‘플라자 합의’로 독일의 통화 마르크화와 일본 엔화의 가치가 동시에 상승했음에도, 이민자 정책을 적극 활용한 독일과 다르게 그렇지 않은 일본의 산업경쟁력은 전 분야에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피부색과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경제의 활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일본은 단일민족이라는 이름으로 ‘외부인’을 단절해 왔다. 단적인 예로 일본의 ‘한국 배척’을 들 수 있다.   

일본은 ‘혐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혐한이 일상에 녹아든 사회를 만들었다. 크나큰 경제력을 갖춘 재일교포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혐한을 떨어내지 못하고 한국인을 ‘당연하게’ 배척한 결과, 자승자박의 신세를 면치 못했다. 산업과 경제를 갉아먹고 결국 스스로를 ‘갈라파고스’ 섬처럼 ‘고립’시킨 것이다.  

일본은 IT, 가전, 조선 분야 등 독보적인 발전을 해왔으며,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부터 자신들의 제품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다른 나라의 기술은 등한시하다가 결국 현재는 한국, 중국 등에 완전히 밀려나 버렸다.    

시사 용어 해설  
갈라파고스 증후군(Galapagos Syndrome) 
고립경제를 일컫는 표현. 에콰도르령 갈라파고스 제도는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1,000㎞나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의 무리다. 이곳은 외래종의 발길이 닿지 않아 다른 대륙의 생물의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진화한 ‘고유종’ 생물이 많다.   

이 고유종에 빗대 내수시장에만 주력하기를 고집한 일본이 세계 시장으로부터 고립되고 있는 현상을 일컫는다. 원래는 일본의 상황만을 일컫는 말로 일본 내에서 주로 사용되던 용어였으나, 최근에는 미국이나 그외 다른 나라의 비슷한 상황에도 확장, 사용되고 있다.  

이런 일본의 상황은 한국에 좋은 시사점을 전달해준다. 한국에는 국제화로 인해 피부색이 다른 수많은 외국인들이 살고 있으며, 또한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고려인과 조선족이 한국에서 터를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상식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을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그렇지만 일부가 몰상식한 문제를 전체에서 나오는 문제로 인식해 모두를 비난하는 것은 결코 옳은 태도가 아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어느 국가를 싫어하거나 마다해서는 곤란하다.   

일례로 우리가 중국의 동북공정을 두고 이들의 막무가내식 역사왜곡을 신랄하게 비판하되, 중국에 대한 혐오정서를 극대화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인들 중에는 자국의 역사왜곡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우리 스스로가 ‘갈라파고스화’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물론 정치적인 이유로도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 중심이니 중국 중심이니 이런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순간 일본과 같은 모습으로 전락하고 만다.  

수백만 년 전 하나의 피부색을 갖고 있던 인류의 조상들이 흩어져 피부색이 바뀌었고, 같은 인종, 같은 민족끼리 살아가면서 각자 다른 상식을 갖게 됐다. 그러나 이것들도 언젠가는 수 세기가 지나면 다시 같은 색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때문에 색이 달라서, 상식이 달라서 다른 것으로 인식해 외면하고 기피한다면 결코 국가의 발전은커녕 미래 세대의 발전까지 저해하게 만들 것이다.  

더욱 포용적인 사회가 될수록 더 많은 발전을 이루는 것은 분명하다. 멀리 갈 것 없이 자신들의 울타리를 쳐놓는다면 또 다른 갈라파고스의 나라는 한국이 될지도 모른다. 세상은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로 가득 차 있다.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한 우리가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고 ‘상생’할 때 비로소 더 나은 수준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자승자박(自繩自縛) | 자기의 줄로 자기 몸을 옭아 묶는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자기 자신이 얽혀 곤란하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383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는 진로 진학 매거진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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