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전붕괴와 새 시대의 상징 러시아 ‘맥도날드’ 1호점 
- 러시아인들을 사로잡은 글로벌 기업의 강렬한 매력   
- ‘민족주의 감성’ 자극해 다국적 기업 경계한 푸틴 
- 전문가들 “러시아 경제적, 문화적 고립될 것” 
- ‘차르’ 푸틴의 처참한 몰락, 그럼에도 국민 지지율 80% 육박?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콘텐츠 이미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현지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줄줄이 철수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해당되는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 소프트, IBM, 맥도날드, 코카콜라, 넷플릭스, 이베이, KFC, 스타벅스, 포르셰 등이다.   

그 중에서도 맥도날드와 이케아의 매장 철수는 러시아 중산층의 몰락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잇따라 철수하는 상황은 어떤 의 미를 지니고 있을까?     

영국 데일리 파이낸셜은 “‘시대의 종말’: 이케아, 러시아 중산층과 신냉전”이라는 기사를 통해, 러시아에서 이케아가 철수한 의미와 국민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 지를 지적하고 있다. 아래는 데일리 파이낸셜의 기사를 재가공한 것이다.   

냉전붕괴와 새 시대의 상징 러시아 ‘맥도날드’ 1호점  
1990년 러시아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맥도날드’ 모스크바점이 오픈해 개 방된 사회로의 발걸음을 의미했다면, 2022년 ‘이케아’가 폐점하면서 32년 만에 러시아는 다시 폐쇄 사회로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러시아에 처음으로 생긴 세계 최대 규모의 맥도날드 매장은 한겨울에 오픈했음에도 불구하고 첫날에만 3만이라는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햄버거와 음료, 감자튀김이 포함된 세트메뉴는 모스크바 사람들이 반나절을 일해야 버는 가격이었지만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는 듯 보였다.   

이후 2년 뒤인 1992년 1월 1일 소련은 해체된다. 소련 해체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지라도 이렇게 소련 붕괴 직전에 문을 열어 맥도날드의 소련 국민들의 엄청난 호응에 개혁개방의 상징처럼 인식됐다. 이렇게 맥도널드는 냉전붕괴와 더불어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러시아인들을 사로잡은 글로벌 기업의 강렬한 매력   
특정 연령대의 거의 모든 러시아인은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하기 시작한 새로운 외국 브랜드와의 첫만남을 기억한다. 예전에는 식당도 거의 없었고 카페도 어둡고 칙칙했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달랐다. 때문에 러시아인들이 ‘빅맥’을 위해 줄을 선 것이 아니라 그 밝음, 효율성 그리고 메뉴의 다양성에 매료됐던 것이다.   

깨끗하고 현대적인 분위기의 이케아, 이러한 문화적 변혁의 중심에 있었다. 고객이 조립하기 쉬운 납작하게 설계된 플랫 팩 가구뿐 아니라 중산층의 새로운생활 방식 자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에 러시아 사람들은 완전히 매료됐다. 

사회학자 알렉산더 필립포브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가는 문이 열렸다. 갑자기 모든 것이 가능해졌다. 같은 가게에서 책장, 깔개, 매트리스를 저렴 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라고 말했다. 이케아처럼 한 곳의 매장에서 소비재와 가전제품을 모두 구매하는 것은 상품의 출처를 알 수 없는 벼룩시장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 중요한 변화였다.   

러시아인들은 임대 부동산을 깨끗하고 현대적인 코드인 ‘이케아 아파트’라고 광고하기도 했다. 소비에트 시대 아파트를 개조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리모델링’, ‘유럽식 개조‘라는 문구도 사용했다. 이케아에서 새 욕실과 주방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이케아는 러시아에서 엄청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시베리아를 포함해 전국에 17개의 매장을 오픈했으며 러시아 주요 도시의 교외에 생긴 쇼핑몰의 최대 운영업체이기도 하다. 중산층 러시아인들은 외국 브랜드 자동차를 타고 새로 만든 넓은 고속도로를 따라 14개의 메가 쇼핑몰로 몰려 들었다. 

이처럼 다국적 기업은 지난 30년 동안 소비에트 연방 시대의 단조로움과 함께 성장한 중산층에게 좋은 삶의 일부를 가져다주는 러시아 사회에서 큰 역할을 했다. 필립포브는 “이케아는 삶의 방식을 바꾸었다. 러시아인들은 이케아가 나타났을 때 중산층도 가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집에 있는 가구의 절반도 이케아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족주의 감성’ 자극해 다국적 기업 경계한 푸틴   
2000년대 이케아 매장의 붐은 훨씬 더 광범위한 정치적 반향을 일으켰다. 이 를 경계한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그의 첫 두 임기 동안 러시 아인들에게 암묵적인 거래를 제안했다. 1990년대 러시아 첫 대통령 보리스 옐 친 시대의 자유민주주의를 줄이고, 정치 체제를 더 엄격하게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 대신 푸틴은 서구 형태의 소비주의를 추구하는 능력을 포함한 생활수준의 급격한 상승을 제안했다.   

이케아 본사는 러시아의 부패에 반대하는 공개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중산층 사이에서 위상이 높아졌다. 2009년 이케아는 만연한 뇌물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했다. 그리고 ‘뇌물을 주지 않으면 정전을 시키겠다’는 공무원의 위협을 받지 않기 위해 자체 발전기를 구입하기도 했다.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매장에서 진급을 위해 뇌물을 눈감아준 이케아 러시아 창업자 잉그바 캄프레드와 가까운 2명의 고위 임원을 해고했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푸틴의 정당성은 경제가 침체됨에 따라 생활수준의 향상보다는 민족주의를 강화해 서방에 맞서는 것에 집중돼 왔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일련의 제재로 이어진 2014년 크림반도 병합은 많은 러시아인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점차 러시아 내 서구 소비재의 정치적, 문화적 중요성은 감소했다.   

참신한 가치의 일부가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유사한 제품이나 경험을 제공하면서 이제 다국적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많은 러시아 브랜드가 생겨났다.   

847개의 매장을 보유한 맥도날드는 얼마 전 자체 영업 중단을 발표하기 전까지 최고의 패스트푸드 체인이었지만, 도도 피자, 러시아식 팬케이크를 제공하는 초저가 체인 테레목(Teremok)과 같은 러시아 내 도전자들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러시아에선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중국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인기를 얻었다. 이케아에는 호프(Hoff)와 같은 라이벌도 있다.   

지금의 푸틴은 소련 시대 모스크바가 통제했던 영토을 복원한다는 명목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서방은 푸틴이 냉전 시대의 경제적, 문화적 고립을 재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푸틴은 지난 3월 러시아 사업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다국적 기업들로부터 러시 아에 기반을 둔 자산을 압류하기 위한 ‘법적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모스크바 시장인 세르게이 소비야닌은 “정부가 외국 체인점에 의해 비어 있는 틈새를 채우기 위해 러시아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우대 크레딧으로 5억 파운드(4백만 달러)를 제공할 것이며, 맥도날드의 네트워크는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국내 기업으로 대체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러시아 경제적, 문화적 고립될 것” 
사회학자 필립포브는 “서방의 폐쇄가 러시아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더 결 집시킬 수 있다”라고 말한다.  러시아인들이 러 정부의 대응을 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지금 삶이 얼마나 더 힘들 어질지 모르지만, 상황이 힘들수록 사람들이 서로를 동일시하는 생각이 생길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한 배에 탔다.”   

또한 그는 대량 실직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그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푸틴의 정책은 궁극적으로 단순히 서구 글로벌 브랜드의 이탈이 아니라 한 세대의 생활수준 향상을 없애는 대규모 경제 위축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국제금융기관은 올해 2022년 러시아 경제가 15% 침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97년 한국 외환위기 때, 경제가 11% 후퇴한 것을 비교해 보면 엄청난 수준이다. 이케아가 러시아에 처음 문을 연 직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00 년대 초반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파리 정치대학의 러시아 출신 경제학자 세르게이 구리예프는 중산층만 이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식량 가격 상승과 수입 의약품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젠 글로벌 기업의 극적인 탈출로,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30년간의 경제 및 비즈니스가 단절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 대항할 비군사적 수단을 찾고 있는 서방 정부의 경우, 러시아 고립이라는 심리적 영향이 푸틴에 대한 압박을 증가 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냉전 종식 이래 외국 소비재에 대한 접근과 그들이 구현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정부와 러시아 중산층 사이의 정치적 합의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과연 서방 기 업의 이탈은 푸틴 정권과 전쟁에 대한 반대를 촉발할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서 방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민족주의적 분노를 심화시킬 것인가.   

‘차르’ 푸틴의 처참한 몰락, 그럼에도 국민 지지율 80% 육박? 
끓는 물 안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개구리가 갑자기 끓는 물 안에 던져지면 깜짝 놀라 뛰쳐나오겠지만, 만약 점점 따뜻해지다가 뜨거워지는 물 속이라면 위험한 줄 모르다가 자신도 모르는 새 죽게 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서서히 일어나는 중요한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아둔한 사람들을 은유할 때 사용된다. 21세기 러시아인들이 바로 그 모습이다. 현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1999년 총 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취임한 이래 현재까지 장기집권, 아니 독재 중인 러시아의 대통령이다.   

그는 2000년 러시아 사상 두 번째로 직선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2004년 러시아 대선 당시 70% 이상의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다. 2004년 당시 러시아 사람들은 “푸틴의 독재는 말이 안 된다”라고 하면서도, 은연중에 ‘서방 전체와 맞먹을 정도로 대단했던 구소련의 위상 회복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독재 정도는 눈 감아줘야 한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이 ‘조금은’ 용인했던 푸틴의 독재는 참혹한 결말로 치달았다. 진실을 말하는 언론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자신의 강력한 정적이자 야당 지도자를 독살 시도하면서 그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   

게다가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말도 안 되는 이유를 갖다대며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독재자의 욕심과 어리석은 판단으로 인해 국민의 삶이 위협당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럼에도 다수의 러시아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구소련에 대한 자존심을 한껏 치켜세워 주었던 러시아의 ‘차르(황제) 푸틴’은 역사 속에 등장하던 여느 독재자의 모습과 비슷하다. 아직 종말을 맞이하지 않았고, 이미 2036년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는 헌법 개정도 끝마쳐 종신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  

놀랍게도 지금 푸틴 지지율은 80% 이상에 달한다. 운이 좋아 보리스 옐친 시대의 총리 자리에 오르고, 인플레이션 2500% 상승으로 경제가 폭망하던 시절 푸틴이 대통령이 되면서 30 달러였던 유가가 갑자기 150달러로 무려 5배가 오르면서 러시아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엄청난 인기가 있을 만큼 경제는 좋아졌고 군사력은 키워 러시아인들의 자존감을 살려줬다.   

하지만 한 번 마음먹은 푸틴은 때만 되면 국민의 눈을 외부로 돌렸다. 먼저 러시아 남서부에 있는 체첸공화국 국민 10만을 무자비하게 죽였으며, 조지아공화국을 침공했으며, 지금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중간 중간 정적들이나 비판기사를 쓰는 기자를 독살하는 일은 흔했다. 하지만 푸틴의 푸들이 된 언론들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렸다. 마치 끓는 물 속 개구리를 연상하게 한다 

-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시사 돋보기]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경쟁력 있는 나만의 학생부 만드는 비법이 매달 손안에 들어온다면? 학종 인재로 가는 길잡이 나침반 36.5도와 함께라면 가능합니다. 매달 선명해지는 대입로드를 직접 확인하세요!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773
기사 이동 시 본 기사 URL을 반드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 대입 합격 길 알려주는 '나침반 36.5' 매거진 정기구독 이벤트 자세히 보기 [배너 클릭]  

 

저작권자 © 에듀진 인터넷 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