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리로 여겨진 ‘아리스토텔레스 운동 원칙’ 
- 갈릴레이 “아리스토텔레스는 틀렸다”  
- 뛰어난 통찰력으로 ‘진리’에 반박하다  
- ‘자유낙하 법칙’ 어떻게 알아냈을까? 
- 근대 과학의 기틀을 닦은 갈릴레이 

진리로 여겨진 ‘아리스토텔레스 운동 원칙’ 
하늘로 돌을 던지면 올라갈 때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다가, 가장 높은 곳에 이르면 순간적으로 정지하고, 다시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땅으로 떨어진다. 17세기 이전까지 자연철학자들은 이런 물체의 낙하 현상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낙하 운동에 관한 이론을 정립한 최초의 자연철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B.C. 384~B.C. 322)다. 운동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은 크게 2가지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운동에는 원인이 있어야 하고, 운동을 유형별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주를 지상계와 천상계 두 세계로 구분했고, 지상계에서의 물체의 움직임을 ‘자연스러운 운동’과 ‘강제된 운동’으로 다시 나누었다. ‘자연스러운 운동’은 물체가 본래 자신이 속한 장소로 향하는 운동이고, ‘강제된 운동’은 그 외의 다른 장소로 움직이는 것이다.  

높은 곳에서 돌을 떨어뜨리면 땅을 향해 일직선으로 떨어진다. 즉, 무거운 물체는 자유낙하 운동을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무거운 물체들이 직선으로 낙하하는 이유는 지구의 중심이 무거운 물체들의 자연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반면 가벼운 물체들의 자연적인 장소는 달이 붙어 있는 천구이다. 땅에서 하늘을 관찰하면 하늘이 땅을 구 모양으로 감싼 것처럼 보인다. 이 하늘의 구를 천구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는 지구를 중심으로 달, 행성, 항성의 천구들이 차례대로 지구를 겹겹이 둘러싼 동심원 구조를 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벼운 물체들은위로 계속 올라가 달의 천구에 이르렀을 때 운동을 멈춘다고 생각했다. 물체의 무게가 물체를 위로 올라가게 하거나 떨어지게 한다고 믿은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스러운 운동에서 물체의 속도는 물체의 무게에 비례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생각대로라면 무거운 물체일수록 빨리 떨어지고 가벼운 물체일수록 천천히 떨어진다. 또한 물체가 통과하는 물질인 매질의 밀도 역시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는데, 그 밀도가 클수록 물체의 속도가 느려진다고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대로라면 매질이 없을 때 물체의 속도는 무한정으로 빨라진다. 매질이 없는 진공 속에서는 물체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데 그것을 늦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한대의 속도를 인정할 수 없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이유로 ‘진공의 존재를 부정’했다. 그의 세계는 빈 곳이 없이 물질로 가득 차 있는 세계였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스러운 운동뿐만 아니라 강제된 운동의 원인도 설명했다. 강제된 운동에는 화살을 쏘거나 돌을 앞으로 던지는 것 등이 있다. 그는 자연스러운 운동이 아닌 모든 운동에는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 즉 동인(動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생각에 따르면 강제된 운동에서 물체의 속도는 동인이 크고, 매질의 저항이 작을수록 빨라진다. 만약 강제된 운동을 하는 물체의 속도를 2배로 늘리려면 저항을 반으로 줄이거나, 힘을 2배로 늘리면 된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은 그 자체로 상당히 모순적이었다. 공기는 동인인 동시에 저항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동인이 공기를 계속 활성화해 운동이 진행되지만 공기의 저항 때문에 동인은 점차 감소한다.   

결국 남은 동인으로 다음 공기를 활성화할 수 없게 되면 화살은 강제된 운동을 멈추고 아래로 떨어진다. 그에 따르면, 45° 각도로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쏘아 올린 화살은 동인이 사라지면 그 자리에서 수직 낙하한다.

하지만 실제로 운동하는 물체의 모습은 이와 다르다. 일정한 크기와 방향을 가지는 힘이 작용하는 공간에서 물체가 힘의 방향과 일정 각도를 이루어 던져졌을 때 그 이동 경로는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주를 천상계와 지상계로 나누고 자연스러운 운동과 강제된 운동을 구분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은 근대역학과 상당히 다르다. 17세기 이후에 성립된 근대역학에서는 자연스러운 운동과 강제된 운동을 나누지 않고 모두 동일한 개념과 운동 법칙에 따라 설명한다.   

또,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물체의 운동 상태는 물체의 속성인 무게로 결정되는 것이었다. 이는 물체의 낙하 운동을 중력과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이해하는 오늘날과는 상당히 다른 설명 방식이었다.  

갈릴레이 “아리스토텔레스는 틀렸다”  
최초로 근대역학을 시작한 사람으로 보통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를 꼽는다. 그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근대역학의 핵심 개념인 상대성, 관성, 낙하 운동, 운동의 합성과 분해 등 운동에 관한 중세의 논의들을 종합해 수학적으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갈릴레이는 당시 피사 대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틈틈이 생각을 정리해 [운동에 관하여]라는 논문을 펴냈다. 갈릴레이는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빨리 떨어진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는 물체마다 떨어지는 속도가 다른 이유를 무게가 아니라 물체가 통과하는 매질의 밀도 차이로 설명하고자 했다.‘무게가 물체의 속도를 결정한다면 물체는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속도로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공기와 물속에서 물체가 떨어지는 속도는 다르다. 공기 중에서 빠르게 떨어지던 물체도 물에서는 좀 더 느린 속도로 바닥에 닿는다. 어떤 물체는 공기 중에서는 순식간에 낙하하지만 아예 물에 가라앉지 않기도 한다.’  

갈릴레이는 이런 식으로 물체의 낙하 속도를 결정하는 요인이 무게가 아닌 다른 요소일 것이라고 추론해 나갔다. 그러던 중 갈릴레이는 서로 다른 크기의 우박들이 동시에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무게가 다른 두 물체가 같은 속도로 떨어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는 ‘사고 실험(Thought Experiment)’ 끝에, 매질의 저항이 없는 진공에서는 물체의 낙하 속도가 모두 같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물체의 낙하 속도를 결정하는 요인이 무게와 같은 물체 자체의 성질이 아니라, 외부적인 힘이라는 것을 의미한다.(이후뉴턴은 1687년 그 외부적인 힘이 바로 중력임을 증명했다.)    

갈릴레이의 사고 실험  
크고 무거운 쇠공 a와 작고 가벼운 쇠공 b가 있다. 이 쇠공들을 같은 높이에서 동시에 떨어뜨리면 어떻게 될까? 

(1) 크고 무거운 쇠공 a가 먼저 땅에 떨어진다.
(2) 작고 가벼운 쇠공 b가 먼저 땅에 떨어진다.
(3) a, b가 거의 동시에 땅에 떨어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옳다면 (1)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두 공을 합쳐서 떨어뜨린다면? 두 가지 가능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 

① 하나로 합쳐진 a+b 공은 더 무거워져서 a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
② 가벼운 쇠공이 떨어지면서 무거운 쇠공을 잡아당기기 때문에, a+b는 a와 b의 중간 속도로 떨어진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하는 이론에 따르면, a+b의 무게는 a보다 더 무거우므로 a보다 더 빨리 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a+b가 떨어지는 속도는 가벼운 b의 영향을 받아 a보다 약간 느려져야 한다.   

이처럼 a+b의 낙하 속도는 a보다 느리면서 동시에 a보다 빠르다는 모순이 생겨 버린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하는 이론 자체에 오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뛰어난 통찰력으로 ‘진리’에 반박하다  
갈릴레이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그간 진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왔던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의 모순을 찾아내고 그에게 정면으로 맞섰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반하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한 갈릴레이에 대한 피사 대학교 동료 교수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그는 결국 피사 대학교와의 재계약에 실패하고 말았지만 다행히 파도바 대학교에서 수학 교수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갈릴레이는 파도바 대학교에서 한동안 수학과 천문학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다가 1602년 여름부터 운동에 관한 연구를 다시 시작했다. 

갈릴레이는 운동을 연구하면서 천문학자들이 오랫동안 사용하던 방법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프톨레마이오스 같은 천문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자연철학자가 만든 우주 모델을 다양한 천문 관측 현상에 부합하도록 조금씩 수정해 나가는 방식으로 천문을 연구했다. 갈릴레이는 이러한 방법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먼저 운동에 관한 수학식을 만들고, 실험 결과에 맞도록 식을 고쳐 가면서 역학연구를 해 나갔다. 역학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방법이었다. 

‘자유낙하 법칙’ 어떻게 알아냈을까? 
빠르게 낙하하는 물체의 속도 변화를 알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갈릴레이는 어떻게 자유낙하 법칙을 알아냈을까? 갈릴레이는 긴 경사면에 홈을 파서 쇠공이 굴러가도록 한 자신만의 실험 장치를 고안했다. 그는 빗면에서 굴러 내려가는 물체의 운동이나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체의 운동이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갈릴레이는 이 빗면 실험 장치를 이용해 낙하하는 물체의 이동 거리와 낙하 시간의 관계를 알아냈다. 갈릴레이는 맥박을 이용해 시간을 재며, 같은 시간 간격을 두고 쇠공의 이동 거리를 측정했다.   

처음 1초 동안 쇠공이 이동한 거리를 1이라고 한다면, 1초 뒤 1초가 더해지는 동안 쇠공은 3만큼, 그 다음 1초가 더해진 다음에는 5만큼 이동했다. 같은 시간 간격 동안 이동한 거리는 계속 2씩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낙하하는 물체의 속도가 시간에 비례해서 일정하게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속도가 증가하는 정도 즉, 가속도가 일정한 운동을 ‘등가속도 운동’이라고 부르는데, 갈릴레이의 실험에 의하면 낙하하는 물체는 바로 이 등가속도 운동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매 초마다 이동 거리가 2씩 증가했다는 것은 1초 동안에는 1, 2초동안에는 2의 제곱인 4, 3초 동안에는 3의 제곱인 9를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갈릴레이는 이런 방식으로 ‘낙하하는 물체의 이동거리는 이동에 걸린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 라는 것을 밝혀냈다.  

갈릴레이는 다양한 논의들을 종합하고 확장해 자유낙하 법칙을 확립했다. 그는 빗면 실험을 통해 자유낙하하는 물체의 속도는 일정하게 증가하며, 물체가 이동한 거리는 떨어진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고 결론 내렸다. 

근대 과학의 기틀을 닦은 갈릴레이   
갈릴레이는 1638년 출판한 자신의 저서 [새로운 두 과학] 에서 실험 방식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다. 여러 운동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세 사람이 나흘 동안 이야기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갈릴레이는 자유낙하 운동 법칙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등장인물들이 셋째 날과 마지막 날에 나눈 대화에 담았다.  

갈릴레이는 무게가 아닌 매질의 밀도라는 개념으로 낙하 운동에 접근했다. 진공상태를 부정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이 틀렸음을 주장했고, 낙하 운동을 내적저항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했던 중세 학자들과도 다른 설명 방식을 찾았다.  

단, 갈릴레이는 자유낙하에서 가속의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가속되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아직 중력 개념이 없었던 시대에 갈릴레이로서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다.  

무게가 다른 물체들이 진공에서 같은 속도로 떨어진다는 갈릴레이의 생각은 그로부터 약 380년 후인 1971년에 실제로 증명됐다. 아폴로15호를 타고 달에 간 데이비드 스콧 대령은 공기의 저항이 거의 없는 진공 상태의 달 표면에서 1.32㎏짜리 망치와 30g짜리 새의 깃털을 떨어뜨리는 실험을 했다. 두 물체는 동시에 땅에 닿았고, 낙하 속도에 관한 갈릴레이의 추론은 훌륭하게 입증됐다.  

갈릴레이는 근대역학을 시작한 인물이자 현대 과학의 기준이 된 인물로도 손꼽힌다. 그는 공기 저항을 배제한 이상적인 상태를 생각해 그에 맞는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으로 확인하는 과정은 현대 과학 연구의 정통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갈릴레이의 업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의 저서인 [세계의 두 체계에 관한 대화], [새로운 두 과학]에는 근대역학의 여러 기본 개념들이 들어 있다. 이러한 개념들은 갈릴레이가 믿었던 코페르니쿠스주의를 지지했을 뿐만 아니라, 뉴턴의 보편 중력의 법칙 발견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갈릴레오의 이론은 후대 과학자들이 과학혁명을 일으키는 기반이 되었다  

*자료 제공=리베르 스쿨

- 이 기사는 '나침반 36.5도' [세상을 바꾼 물리]에 실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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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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