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

   
 
교육의 유형을 교육 장소를 기준으로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교육 유형 중 가장 중요한 교육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람들은 별 스스럼없이 가정교육이라고 말한다.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막상 가정교육의 현실은 어떠한가?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낸다. 집에서는 식사하고, TV 보고, 잠자는 것이 대부분이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면 학원에 가거나 게임을 하거나, 친구하고 놀며 시간을 보낸다. 가정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 가정에서 누구와 무슨 교육을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가정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OECD는 2000년부터 매 3년마다 15세 되는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등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한 세계학력평가(PISA) 보고서를 발표한다. 2012년 조사결과 한국은 34개국의 OECD 회원국 중에서 읽기 1위, 수학 2위, 과학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읽기 26위, 수학 30위, 과학 30위에 머물렀다.

즉, 수학이나 과학성적은 뒤에서 4번째라는 뜻이다. 15세인 중학교 3학년 때 이런 성적을 거두는 유대인들이 어떻게 하버드를 비롯해 아이비리그 대학생의 30%정도를 차지하고, 노벨상 역시 30%를 차지하는지 의문이 든다.

읽기나 수학, 과학 성적에서 세계에서 1,2 위를 차지하고 세계 올림피아드에서도 역시 1,2위를 차지한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아이비리그 대학생 숫자가 이스라엘 보다 더 많아야 하고, 노벨상 수상자도 더 많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유대인 자녀들은 좋은 성적을 받고 높은 등수를 차지하고 지식을 외우고 시험보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유대인은‘난 사람’이 아닌‘된 사람’을 기르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다. 왜 그럴까? 그들이 믿는 하나님이 항상 보고 계신다는 것을 믿는 영성교육을 영·유아 때부터 가정교육을 통하여 해왔기 때문이다.

즉, 목표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인 것이다. 유대인들에게 교육 방법의 비결이 무엇인가? 라고 물으면 거의 대부분이‘대화와 토론으로 학생 스스로 깨닫도록 한다.’라고 대답한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주제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 토론을 유도한다. 대학에서도 학생과 교수 사이에 토론을 통해 머리싸움을 한다. 가정에서도 아버지와 함께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대화하고 토론하며 스스로 깨닫는 시간을 가진다. 그들은 학교와 가정 외에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은 없다.

유대인들의 대화와 토론 중심의 교육방법을 ‘하브루타’교육이라고 한다. 하브루타란 「친구, 짝」이라는 의미를 가진 히브리어다. 따라서 「하브루타 교육」이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며 스스로 진리에 다가가는 교육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하브루타는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가벼운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또한 그들은 쉐마*를 실천하기 위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브루타를 한다.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회당에서든, 길거리에서든 기회만 주어지면 아버지와 자녀가 짝을 짓거나, 어머니와 자녀가 짝을 짓거나, 친구끼리 짝을 짓거나, 선생님과 짝을 지어 토라(모세오경)나 탈무드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이것이 유대인 자녀 교육의 기본인 것이다. 일방적으로 주입식 강의를 듣거나, 혼자서 문 닫고 밤 세워 외우고 암기하여 시험 잘 보는 그런 교육이 아니다. 철저히 원리를 이해하고, 궁금증이 해소될 때까지 하브루타를 통해 진리에 다가가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적 병리현상의 실체를 보면 「인성교육과 소통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교육현장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질문 없는 일방적 주입식 교육, 토론 없는 암기 위주의 교육」일 것이다.

생명이 지척에 달렸는데도 다른 생각 한번 못해보고 기다리라는 말만 믿고 죽어간 세월호 사태의 또 다른 반복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이제 공부하는 방법을 바꿔 보자!

학생만이 아니라 선생님, 학부모, 직장인 모두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잘 듣고, 외우고, 시험보고, 잊어버리는 교육」이 아니라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고, 정리하여 발표하는」새로운 공부 방법으로 우리 아이가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미 검증은 끝났다. 자동차 바퀴가 왜 둥글까? 하며 고민할 시간은 없다. 아이들에게 인성교육만 가르친다고 될 일은 더욱 아니다. 부모와 전 국민이 함께 인성행동(人性行動)을 실천하는 것만이 가장 빠른 길이다.

<TIP>

쉐마는 히브리어로 “들으라”는 의미다. 유대인이 아브라함 때부터 4,200년 동안 전해지고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 쉐마교육이다. _편집자 주

 

   
 
글. 최일수 박사
(주)한국커리어개발협회컨설팅 대표이사
경영학박사 / 커리어컨설턴트 / 하브루타교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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